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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혜인가, 배려인가? ‘취업계=부정청탁’ 논란
이효정 선임기자  |  dawn@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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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9.24  12:3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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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8일부터 시행되는 이른바 ‘김영란법’이 대학생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됐다. 대학 졸업 전 조기 취업자에게 출석 없이 학점을 인정해주던 대학가의 관행이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에 저촉되는 행위라는 국민권익위원회의 해석이 나왔기 때문이다.

취업계 요구는 부정청탁에 해당
교수는 처벌 대상
학생은 취업 취소될 수도

대부분의 대학은 졸업 전 취업을 한 학생에 한해 취업확인서를 받고, 수업에 출석하지 않아도 리포트 등 대체 과제로 학점을 부여하는 일명 ‘취업계’를 인정해왔다. 이는 사실 매학기 학점당 15시간 이상의 수업을 들어야 한다는 고등교육법 시행령을 위반하는 행위다. 즉, 취업계는 원칙적으로 불법이지만 취업을 중요시하는 분위기상 그동안 크게 문제 삼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청탁금지법 5조에 따르면 조기 취업을 이유로 학점 인정을 부탁하는 것은 불법행위를 부탁하는 것이므로 ‘부정청탁’으로 간주되며, 학생의 요구에 응하면 학교와 교직원은 부정청탁을 들어준 것이 된다. 공직자에 속하는 교수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도 있다. 학생을 처벌하는 규정은 따로 없지만 학점 불인정으로 졸업이 어려울 경우, 이력서에 ‘졸업 예정’이라 속여 기재한 것으로 간주돼 취업 자체가 취소될 수 있다. 이처럼 돌연 불거진 취업계 인정 문제로 조기 취업자들과 대학들이 혼란을 겪고 있는 상황이지만, 정확한 교육부의 지침이 나오지 않아 대부분의 대학은 마땅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대학, 취업학생 한해
프로젝트 수업 운영

취업계에 대한 문제점을 인지하고 현재 본교는 해결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교무팀에 따르면 우리 대학에도 조기 취업을 하게 된 학생들이 일부 있는 상황이다. 대학 본부는 학생과 교수들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취업 학생들에 대한 구체적인 수업운영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

아직 세부 지침이 마련된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교수 재량에 맡겼던 취업학생에 대한 성적부여 방식이 변화될 예정이다. 교무팀은 본교의 학칙 시행세칙 제56조(성적평가) 제5항에 따라 학기 중 취업된 학생을 대상으로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다른 대학의 경우 학칙 자체를 개정한다고 밝힌 곳도 있지만, 우리 학교는 기존 학칙을 근거로 새로운 평가 방식을 구상하겠다는 입장이다. 교무팀 직원 박현철 씨는 “구체적인 방안은 오는 28일 학장회의에서 정해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법에 저촉되지 않는 학점 인정기준을 세우기 위해서 이 같은 방안을 구상했지만, 프로젝트 수업에 대해 우려하는 의견도 있다. 조기 취업자가 근무 상황에서 프로젝트를 병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됐다. 본교 졸업 예정자인 김모씨는 “업무에 집중하기도 벅찬 신입사원 때 프로젝트 수업을 맡을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고 생각을 밝혔다. 덧붙여 “법망을 피하기 위한 보여주기식 프로젝트가 되지는 않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대다수 대학 권익위 지침 기다려
인제대는 취업계 공식 인정

인제대학교는 취업계를 공식 인정할 수 있도록 학칙을 개정했다. 인제대는 이번 학사규정 변경을 통해 조기 취업자를 공인결석 대상에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바뀐 규정에 따라 이번 학기부터 조기 취업자는 증명서류를 제출해 공인결석을 인정받는다. 또한 조기 취업자가 기말고사를 볼 수 없는 상황이라면 다른 방법으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

하지만 대다수 대학은 권익위와 교육부의 지침이 내려오기 전까지 구체적 해결방안을 세우지 않는다는 계획을 밝혔다. 해당 문제를 인식하고 있지만 민감한 사항인 만큼 분명한 시행령이 마련되기 전까지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취업계는 특혜일까, 배려일까?

요즘과 같이 취업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취업계를 둘러싼 논란이 졸업예정자의 취업활동을 위축시킨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때문에 학칙을 변경해서라도 취업계를 인정하자는 의견이 많지만, 일각에서는 “원칙적으로 취업계는 불법”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교육부도 취업계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여서 현재의 논란이 갈등으로 번질 조짐이다. 여러 문제를 차치하고, 취업은 생존과 직결된 중요한 문제다. 학생들의 불안을 잠재울 권익위와 교육계의 현명한 판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우리 대학 역시 취업계 인정에 대한 근본적 성찰과 함께, 피해 학생이 나오지 않도록 구체적 대응 마련에 힘쓸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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