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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우울할까?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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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0.08  15: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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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다니면서 우울한 감정을 느낀다는 친구들을 종종 본다. 사실은 나도 우울한 감정을 느끼면서, 그러한 감정을 느끼는 친구들에게 동질감을 느끼기도 했다. 그런데 예전과 다른 점이 있다. 서로 우울함을 토로했을 때 감정의 환기를 느낄 수 있었던 이전과는 달리, 요즘은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우울함이 좀처럼 해소될 수가 없다는 것이다. 대학생들 사이에서 자신이 왜 우울함을 느끼는지에 대한 진지한 대화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고. 그 때문에 대학교는 우울집단이 돼 버렸다.

현대인의 우울증 원인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그 원인에 대해 조금은 알게 됐다. 일차적 원인은 사회의 성격변화이다. 사회는 ‘어떤 것들을 해서는 안 된다’가 지배한 규율사회에서 ‘어떠한 것들을 해야 한다’는 성과사회로 변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규율사회는 ‘남자는 집안일을 하지 않는다’와 같이 사회의 보이지 않는 규율들이 지배적인 사회였다. 반면, 지금의 성과사회에서는 대학생들은 토익을 950점을 받아야 하고, 어학연수를 다녀와야 하며, 공모전 수상경력은 필수여야 한다. 또 이러한 스펙으로 대기업에 입사해야 한다와 같은 어떤 것을 하도록 만드는 사회인 것이다.

이러한 사회의 성격변화가 어떻게 우울증의 원인이 될 수 있을까. 나는 성과사회에서 예를 들었던 토익이나 어학연수, 공모전 수상경력 등의 조건들을 하나도 충족하지 못한다. 게다가 나를 제외한 모두가 이 조건들을 충족하고 있다고 느낄 때면, 나만 뒤처지고 있다는 사실에 죄책감마저 든다. 나는 성과사회 속에서 개인의 외로움이 바로 여기서 발생한다고 본다.

이러한 이유로 생겨난 외로움은 꾸준한 사색을 통해 사회가 만들어놓은 길이 아니라 자신만의 길을 찾아 극복해야 한다. 그리고 그 결과를 주변 사람들과 소통하며 해소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말처럼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현재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느끼는 우울함의 궁극적인 원인은 진지한 소통의 부재에 있다고 본다. 지금 대학생들은 ‘허세’, ‘오그라든다’와 같은 말들로 상대방의 진지한 얘기를 막는다. 어느새 사색하는 사람은 재미없고 매력 없는 사람이 됐다. 그리고 사색을 통한 진지함을 직접 마주하거나 SNS로 그것을 표현하는 사람은 헤세 부리는 사람으로 여겨진다. 과연 이러한 사회 속에서 어찌 마음속 응어리진 우울을 솔직히 토해내겠는가.

성과사회로 흘러가면서 오히려 규율사회보다도 해야 하기 때문에 해서는안 될 것들이 많아진 것 같다. 우리 사회는 사회가 만들어낸 그 방향이 아니면 실패자인 것처럼 최면을 걸고 있다. 대학생들은 우울 사회를 극복하기 위해 자신이 진짜 원하는 방향을 사색하고 설계해 자기 자신만의 답을 만들어 가야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진중한 소통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진지하고,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할 것이다. 우울한 대학생들의 응어리진 마음이 표출될 때 우리 사회는 조금 더 나은 모습이지 않을까.

/ 라경철 (철학 ·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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