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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언 과잉 시대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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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0.29  17: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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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금아, 사람들이 너를 오해하는 게 있다. 네 능력은 뛰어난 것에 있는 게 아니다. 쉬지 않고 가는 데 있어. 모두가 관둘때, 눈을 동그랗게 뜨고 다시 시작하는 것. 너는 얼음 속에 던져져 있어도 꽃을 피우는 꽃씨야. 그러니, 얼마나 힘이 들겠어….” 드라마 대장금에서 한상궁이 장금이에게 하는 말이다.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가 아닌 격려 하면서도 상대방의 처지를 알아주는 마음, 난 지금이 그런 마음이 필요한 시대가 아닌가 싶다. 우린 지금 ‘조언 과잉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소위 ‘잘 나가는 사람들’이 쓴 자기계발서를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사회에서 성공했다는 사람들이 연사로 나서 강연을 하는 경우도 많다. 나는 강연축제를 기획하는 회사에서 잠시 일을 한 적이 있기 때문에 많은 강연을 들을 수 있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강연은 취업 컨설턴트로 많은 돈을 벌고 있다는 한 연사의 강연이었다. 강연 내용은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돈을 목표로 삼고 취업을 하는데, 그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며 자신의 진정한 꿈을 찾아 행복해지라는 것이 주된 골자였다. 사실 강연 내내 내가 공감하는 건 몇 마디 없었고 만족스럽지 않았다. 그래서 난 강연 막바지에 질문을 했다. “연사님, 제 친구는 한 학기 등록금과 생활비를 벌기 위해 6개월 동안 하루 12시간씩 일을 해요. 그래서 휴학을 자주 하고요.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으면 당장 식비나 방세, 생활비 마련이 안 돼요. 그래서 이 친구의 꿈은 돈을 많이 주는 회사에 가서 최소한 생활비 걱정은 안 하고 사는 거래요. 연사님이 보기엔 제 친구도 어리석나요?” 연사의 대답은 어리석다는 것이었다. 그 친구는 평생 자신의 꿈도 모르고 살 거라며 더 이상 그렇게 살지 말고 자신의 강연 내용을 잘 전달해주라고 나한테 신신당부까지 했다. 난 연사의 대답을 듣고 화가 났다. 내 친구를 ‘돈만 보는 어리석은 사람’으로 정의해버린 그 연사는 그런 상황을 겪어보긴 했을까? 당장의 배고픔을 해결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만 하는, 한 학기를 다니기 위해서 6개월을 일해야 하는 그 친구의 입장을 연사가 감히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난 그 연사가 내 친구의 처지를 절대로 공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의 말은 조언이 아닌 ‘꼰대질’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와는 반대로 노희경 작가는 작가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 “힘내라 그대들. 그대들이 걷는 길은 드라마 작가라면 모두가 걸어간 길이다. 지금 외롭다면, 힘들다면, 치열하다면, 게으름에 분노한다면 그대들은 분명 바른길로 들어섰다. 힘내라는 말밖에 해주지 못해 미안하지만 힘내라.” 앞의 연사가 했던 말과는 확연히 다르다. 후배들의 아픔에 공감해줬으며 그들의 처지를 헤아리고 알아줬다. 마치 장금이를 알아준 한상궁처럼.
훗날 누군가 내게 조언을 구한다면, 내 생각처럼 살지 않았다고 어리석은 사람으로 규정해버리는 ‘연사처럼’ 섣불리 그 사람을 판단하지 않을 것이다. 그의 처지를 알아주고 격려하는 ‘한상궁’이 될 것이다.

/ 전강산(광고홍보 ·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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