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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민주주의에서 아고라(Agora)를 찾다
전형주 기자  |  jhj4623@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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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1.05  15:2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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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리스토텔레스는 B.C. 384년 마케도니아에서 태어났다. 그는 청년 시절 플라톤에게서 수학했고 이후 플라톤이 세운 ‘아카데미아’에서 레토릭을 가르쳤다.

당시 아테네는 직접민주주의의 온상이었다. 아고라에서는 많은 정책들이 오갔고 공(公)ㆍ사(私)의 재판이 이뤄졌다. 따라서 ‘레토릭’은 시민들에게 꽤나 중요하게 여겨졌다.

소피스트들은 이러한 레토릭의 높았던 수요를 충족시켰다. 하지만 소피스트들은 진리보다 진리를 가장한 수사나 현학을 고집했다. 아고라에서는 더 이상 진리를 고민하지 않았다. 그들에게 진리는 현학이나 수사 따위로 언제든 만들어질 수 있던 것이었다. 진리보다 화법을 더 중요하게 여겼던 그들은 결국 궤변가가 됐다.

소크라테스는 “레토릭은 대중의 괘락과 영합돼 오로지 그들의 기분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아첨술로만 기능하고 있다”며 “레토릭은 오로지 타자의 영혼을 일깨울 때만 참된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레토릭의 한계를 제시하는 동시에 레토릭과 철학을 결합시켜 레토릭의 이상을 만들어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레토릭을 확장하고 체계화한다. 그는 “레토릭은 하나의 학문으로 분류할 수 있다”며 “대중들에게 쉽게 활용돼야만 대중들의 삶과 맞물려있는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대중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레토릭을 구상해 그것을 실제적이고 실용적이게끔 재정립했다.

플라톤은 ‘국가’에서 대중들이 불완전한 지식과 감각에만 기대는 현실을 동굴 깊숙한 곳에서 그림자만 보고 의지하는 것에 비유하며 “이데아의 세계를 본, 빛을 본 누군가만이 그들을 계몽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레토릭을 동굴에 있는 대중들을 끄집어낼 방법으로 인식했다. 그는 대중들에게서 진리를 본 것이다. 아고라에서 대중들이 서로 벌이는 논쟁에서 말이다. 그는 대중을 믿었다. 따라서 누구보다 민주주의를 열렬하게 지지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죽고, 2300여 년이 지나 지금 민주주의는 얼마나 융성해졌는가? 헌법 제1조 2항에서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돼있다. 그런데 고금 대한민국은 어느 기업가에게, 어느 위정자에게, 어느 주술사에게 사유화돼왔다. 최근 ‘최순실 게이트’는 사유화돼온 대한민국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최순실 게이트’가 밝혀지자 몇몇 언론들은 당대의 아고라로써 기능하고 있다. SNS도 마찬가지다. 많은 사람들은 그곳에서 자유롭게 논쟁한다. 그들은 대한민국이 제 것인 냥 행동했던 누군가로부터 권리를 되찾고 있다. 아고라의 대중들처럼 말이다.

저마다의 의견이 존중되는 곳, 대표자는 구성원의 의견을 따르고 구성원은 대표자의 판단을 마냥 수용하지만은 않는 곳, 그래서 모두가 스스로를 이끌 수 있는 곳, ‘민주주의’. 요즘 따라 나는 대한민국에서 그것을 꽃피울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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