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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바닥까지 가야 한다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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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1.05  15:3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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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품에 무너질 것들은
죄다 무너질 것이고
무너져야 한다.
추락의 밑바닥까지 가야 한다.

 

“이게 나라냐”는 국민들의 허탈한 분노가 들끓고 있다. 얼마 전에는 이게 대학이냐는 여대생들의 날선 외침이 터져 나왔다. 목하 대한민국호가 침몰하고 있다. 불과 2년 반 전에는 세월호가 침몰했다. ‘배신의 정치’란 말을 들었을 때 섬찟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란 항변을 들었을 땐 비장했다. 국민의 절대다수는 개, 돼지라는 망발도 나왔다. 뜬금없고 뜨악했던 그 말들은 우리에게 닥칠 정치적 대지진의 전조였다.

세월호 선장은 학생들에게 가만히 있으라는 선내방송을 내고 저 먼저 탈출해 목숨을 부지했다. 이화여대 총장은 학생들의 오랜 사퇴 요구에도 불구하고 끈질기게 버티더니 말 타고 들어온 학생 하나에 백기를 들고 투항했다. 그리고 박근혜는 대통령에 대한 최소한의 신뢰마저 저버리고 국민을 처참하게 배신했다. 결국, 세월호, 이화여대, 그리고 대한민국은 동심원들이었다. 도미노처럼 연이어 무너졌다.



얼마 전 최대 규모의 지진이 경주 일원을 강타했을 때 모두들 놀랐다. 자연재해에 대한 우리 정부의 무방비가 민낯 그대로 드러나기도 했다. 지금 우리는 최순실, 박근혜의 인위적인 지진 한 방에 민주공화국이 허망하게, 그리고 힘없이 무너짐을 목도하고 있다. 그 지진의 강도와 규모는 아직 온전히 파악되지 않는다. 얼마나 많은 여진이 뒤따를지 모른다. 이는 우리의 민주공화국이 전혀 내진 설계를 갖추지 못한 것이었거나 내진의 등급이 턱없이 낮았던 것이다. 이 사품에 무너질 것들은 죄다 무너질 것이고 무너져야 한다. 추락의 밑바닥까지 가야 한다. 아직은 수습이나 재건을 언급할 때가 아니다. 이번 사건의 진상을 낱낱이 밝히려면 이 사태의 장본인인 대통령을 엄정히 수사해야 한다.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비켜가려는 그 어떤 기도도 반(反)민주, 반(反)공화의 이름으로 배격되어야 한다. 우리 국민 모두가 시퍼런 눈으로 지켜볼 것이다. 참된 수습과 재건은 거기서부터 시작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 모두 자신이 딛고 선 발밑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작은 공동체부터 각성된 눈으로 주시해야 한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다’라는 헌법 제1조 1항에 다시 마주 서야 한다.

/김번(영어영문 ·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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