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의 잎들이 나뭇가지들 사이로 아직 듬성듬성 남아있다. 입춘이 한참 지났는데도 우리 대학은 작년 늦가을의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다. 겨우내 연대기는 어디서도 찾기 힘들었다.

더께 진 빙판도, 처마 위 고드름도 모두 한 달이 채 안 돼 녹아내렸다. 학생들은 벌써 겉옷 몇 개를 덜어냈다.

하지만 겨울철의 추위가 다 가시지 않은 3월이다. 옷을 얇게 입을 경우 많은 질병들로부터 결코 안심할 수 없으므로 당분간은 옷깃을 단단히 여미고 다녀야 한다.

환절기 감기 예방하기

환절기 감기 예방을 위해서는 규칙적으로 생활해야 하며 과음과 과로를 피하고 하루 7~8시간 정도의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한다. 또한 실내 온도와 습도는 적절하게 유지해야 하는데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김성희 교수는 “20도 전후의 실내 온도와 50~60%의 습도가 가장 좋다”고 조언한다. 또 봄철에는 기후가 건조하고 대기 중 이물질이 많아 기침과 호흡곤란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따라서 물을 자주 마셔 기관지 내 수분을 보충해야한다. 활동량이 많아지는 봄철에는 비타민과 무기질 등의 미량 영양소와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좋다.

건조한 기후로 코 점막이 예민해지면서 꽃가루나 먼지를 조금만 흡인해도 알레르기가 심해지는 경우 역시 종종 발생한다. 알레르기 질환은 알레르기성 체질의 사람이 과민성 물질과 접촉할 때 나타난다. 알레르기 질환에는 알레르기성 비염, 기관지 천식, 두드러기 등이 있다. 알레르기 질환을 유발하는 과민성 물질은 집 먼지 진드기, 꽃가루, 곰팡이, 곤충, 음식물 등이 대표적이다. 알레르기성 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과민성 물질이 생기지 않도록 청소를 자주 하고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불가피하게 외출을 할 시에는 마스크를 꼭 착용해야 한다.

봄철 피부 지키기
봄철에는 일교차가 크고 기후가 건조하며 자외선이 강하다. 또한 대기 중 꽃가루와 미세먼지가 많아 피부 건강을 위해서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 자외선 차단제는 필수
겨우내 밖에서의 활동량은 적고, 옷은 두껍게 입다보니 피부 노출이 최소화돼 멜라닌 색소량 감소가 일어난다. 자외선을 차단하는 멜라닌 색소가 감소한 채로 봄철의 일광을 쪼일 경우 피부는 자외선으로 인해 더욱 많이 손상된다. 하지만 봄철에는 야외에서의 활동이 늘어나 자외선 노출량이 급증하게 된다. 따라서 자외선으로 인해 발생하는 피부의 각종 유해한 반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외출 전 자외선 차단제를 반드시 발라야 한다.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강남지부 건강증진의원 구진남 과장은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최소 15~30분 정도 후 차단막이 형성되므로 외출하기 30분 전 쯤 발라야 한다”며 “자외선 차단제는 자외선 B 차단지수인 SPF 30~50정도, 자외선 A 차단지수는 PA+++정도의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 황사철에는 ‘방콕’이 최고
황사는 납, 카드뮴 등 중금속과 다이옥신 등의 발암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자극성 접촉피부염,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다. 황사는 일반 먼지보다 입자가 매우 작고 모공 사이사이 흡착돼 있어 잘 씻기지 않기 때문에 따가움, 가려움증, 발진 등을 유발한다.

황사로 인한 피부 트러블은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먼저 일기예보를 확인한 다음 황사가 심한 날에는 외출을 삼가고, 외출 시에는 모자, 마스크, 긴팔 의복 등으로 황사 노출을 줄이도록 해야 한다. 외출 전에는 덜 끈적이는 보습제와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 피부에 보호막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춘곤증이여 물럿거라
환절기에는 온도와 습도가 급격하게 변한다. 피부와 근육, 혈관 등은 환경 적응을 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각종 호르몬의 분비를 증진시킨다. 따라서 체내 에너지 소비도 증가하게 된다.

체내 에너지의 소비 증가는 고된 일을 하지 않더라도 사람들에게 쉽게 피로감을 줄 수 있다. 춘곤증 역시 체내 에너지 소비 증가로 인해 사람들이 흔히 느끼는 피로 증상 중 하나이다.

춘곤증은 평소 규칙적이고 적당한 운동으로 예방할 수 있다. 서울 강동경희대병원 송미연 한방재활의학과 교수는 “춘곤증은 가벼운 멘손 체조나 2~3시간 간격의 스트레칭과 산책, 수영이나 싸이클 등의 유산소 운동을 적당히 하는 것으로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