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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소리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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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11  13: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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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롭던 방학 기간이 지나고 새롭게 봄 학기가 시작되면서, 야밤의 적막한 공기를 가르고 가끔씩 들려오던 소리가 다시 살아났다. 주변 식당에서 학생들이 만들어 내는 괴성들이다. 특히 여학생의 목소리는 더 날카롭고 선명하게 들린다. 소음 때문에 잠을 설치는 것이 화가 나거나 억울하지는 않다. 저녁 무렵에 학교 도서관에서 봤던 또 다른 학생의 모습 때문이다. 품이 넉넉한 바지에 편해 보이는 신발, 덧칠되지 않은 얼굴, 그냥 뒤로 묶어서 정리한 머리카락, 행간에 집중된 시선. 본연의 아름다움이다. 이들 두 타입의 학생들 모두 나름대로 이웃에 도움이 될 것이다. 괴성의 학생은 상가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것이고, 도서관의 학생은 더 먼 이웃들에게, 더 먼 날에 도움이 될 것이다.

새 총장님께서는 여러 면에서의 개혁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분의 그림이 어떤 것인지 자세히 알 길이 없지만, 당장 눈에 띄는 것은 학교 본관 앞모습이다. 주차장 자리에 잔디 광장이 들어섰다. 왜 진작에 저런 모습이 아니었던가 싶다. 토익점수 대신 발표와 토론, 쓰기 중심의 실용영어를 도입키로 한 것 또한 꼭 필요한 개혁이다. 토익 점수는 그냥 점수일 뿐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구태의연한 주입식 교육보다는 학생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수업으로 바꾸겠다는 교무처장님의 말씀 또한 반가운 소식이다. 한국에서 대학의 교수를 변화시키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다. 멀리 보는 안목은 지도자의 몫이지만, 작용이 있으면 저항도 있게 마련이니까.

근래의 어문계열에 대한 경시 풍조는 염려스러운 일이다. 스티브 잡스는 컴퓨터 전공자가 아니었고, 칼 세이건도 학부에서는 영문학을 전공했다. 언어는 소통의 도구이기도 하고 학문의 바탕이기도하다. 1997년 이후 10년 동안 우리나라가 반도체로 벌어들인 수출 총액은 231조 원이었고, 동 기간에 해리포터 시리즈가 벌어들인 돈은 308조 원이었다고 한다. 물질 만능 풍조에도 불구하고, 물질 주변보다는 인성의 확장에 더 관심이 많은 쪽의 일부 젊은이들이 애써 자신의 성향을 무시한 채 시류에 휩쓸리는 분위기가 조장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중요한 것은 문과, 이과의 이분법이 아니라 상상력이다. E=mc², 아이폰, 해리포터 등이 모두 머릿속 상상에서 비롯됐다. 근본적인 문제는 상상을 억압하는 입시풍토이다. 어쨌거나, 노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도심에서, 상큼하고 든든한 젊은이들을 거리에서 보는 것은 흐뭇한 일이다. 변화의 바람이 학내에서 불고 있다는 소식은 더욱 흐뭇한 일이다. 이 변화는 이들 젊은이들이 관습과 권위에 ‘No’ 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의 바탕이 돼줄 것이고, 그리하여 우리들 비겁한 기성세대를 답습하지 않고도 설자리를 만들어가는 계기가 될 것이다.

어둡고 답답한 현실 속 이웃에서 일어나는 이런 변화의 소식은 마음을 트이게 한다. 갖가지 핑계의 저항을 이기고 꿋꿋이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는 분들께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서영승(춘천 후평 1동 ·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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