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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의 구성원과 기자, 그 딜레마 속에서
김병모 선임기자  |  kbm0505@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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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25  09: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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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우리 대학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이 발생했다. 학생회 임원이 다른 학우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도용해 강의를 철회하고 심지어 학교 커뮤니티를 통해 판매하기도 했다. 결국 그 학생은 덜미를 잡혀 무기정학과 봉사시간 100시간의 징계를 받게됐다.

전무후무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학생회 임원’이 ‘개인정보’를 ‘무단도용’했고 강의를 ‘판매’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불법의 향연, 혼란 그 자체다.

동시다발적인 불법 행위가 학교에 끼친 영향 중 큼지막한 것을 꼽아보자면 대외적인 망신과 이제 갓 입학한 신입생들이 느낄 좌절감일 것이다. 이 사건은 학보를 포함해 지역 신문인 강원도민일보, 연합뉴스, 심지어 22일자 중앙일보 14면에 실리기도 했다. ‘춘천의 한 사립대학’이 몇 군데나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야말로 망신, 그리고 극도의 부끄러움이다. 새로 부임한 총장을 중심으로 비상하려는 한림호에 브레이크가 걸렸을지도 모른다. 커다란 꿈과 부푼 희망을 품고 입학한 신입생들이 느끼는 감정은 어떠할까. 이번 학기를 마지막으로 한림을 떠나는 기자가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다.

개인정보를 무단 도용했다거나, 강의를 판매까지 했다거나, 또 학교 이미지를 실추시켰다거나, 학생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준 사건은 매우 중요한 문제지만, 이 글에서는 잠시 접어두고자 한다. 기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불법 행위를 저지른 학생이 ‘학생회 임원’이라는 점이다.

지난 학기에도 경영학과 전 학회장의 횡령 사건이 있었다. 600여만원을 횡령한 그도 무기정학과 봉사시간 100시간, 월 1회의 반성문 작성이라는 징계를 받았다. 그는 학생회 임원을 넘어 학과의 회장직을 역임하고 있었다.

학생 대표자라 불리는 학생회 임원이 일으킨 일련의 사건은 ‘한때의 실수’로 감싸줄 수 없을 정도의 중요한 문제다. 중징계를 받았다고는 하지만 대다수 학생들이 합당한 징계라고 생각할 것인가는 의문으로 남는다. 학생 대표자들이, 그들의 특권을 이용해 일반 학우의 학생회비 또는 개인정보를 사적으로 사용한 사건이 어떻게 가벼울 수 있겠는가.

처음 이 사건을 접했을 때, 학보 모든 기자들이 분노했다. 그러면서도 고민했다. 이 사건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을까. 한림학보가 총장 직속의 독립적 기관이긴 하지만 어찌됐든 학교의 예산으로 운영되는 부서 중 하나다. 게다가 주간을 비롯한 학생 기자들 모두 한림의 구성원이다. 구성원으로서의 역할과 기자로서의 역할이 충돌하며 보도 여부에 관한 회의를 거듭했다.

그럼에도 우리는 보도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동시에 우리는 혹여 이 사건이 취재상의 실수로 잘못된 정보가 나가진 않을까 우려하며 신중에 신중을 기하려 노력했다. 그것이 진정 학우들을, 더 넘어 우리 대학을 위한 방안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외부 언론의 보도 이후, 부끄러움은 어쩔 수 없었지만 보도를 후회하진 않는다. 그것이 진정 대학을 위한 방안이라는 믿음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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