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학우의 강의를 절도한 뒤 판매해 논란을 일으켰던 전 인문대 학생회 임원 황모군이 지난 23일 열린 징계위원회에서 무기정학 및 봉사활동 100시간 처분을 받았다.

5명의 교수가 참석한 징계위원회에서 이같은 중징계가 내려진 것은 타인의 개인정보를 도용해 벌어진 이번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한 결정인 것으로 보인다. 학내에서 중징계가 이뤄진 만큼 대학 본부나 피해학생 측에서 황군에 대한 형사처분을 따로 의뢰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번과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학내의 관련 부서들이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논의 중이다. 대외홍보팀 최석교 팀장은 “다음 달부터 통합정보시스템의 개인 비밀번호를 영문 대·소문자, 특수문자, 숫자 등을 조합한 8자리 이상으로 설정해야 시스템을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계획 중에 있다”며 “개인정보 보안을 더욱 철저히 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비밀번호를 변경하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은 통합정보시스템을 비롯한 학내의 모든 시스템을 이용할 때 학번으로 된 아이디와 주민번호 뒷자리로 생성된 비밀번호로 접속했으나 이제는 비밀번호를 필수적으로 변경하도록 조치한 것이다. 이 아이디와 비밀번호는 수강신청 시 이용하는 사이트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최 팀장은 또한 “개인정보 관리는 매우 중요한 사항인 만큼 지난해부터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교육을 실시해왔다”며 “학생회 측에도 개인정보를 이용한 뒤 모두 파기할 것을 당부했지만 이번과 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이어 “심각한 문제임을 인지해 앞으로도 계속적인 개인정보 교육을 실시할 것이다. 학생회 측에서도 각별히 주의를 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중요성이 다시 한 번 제기되면서, 총학생회 회장단이 주최한 중앙운영위원회는 총학생회장 및 단과대 회장단이 개인정보 보호 서약서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개인정보 보호 서약서에는 개인정보를 사적인 영역에서 절대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총학생회장 김주원(정치행정·4년)씨는 “학교 측에서 개인정보와 관련한 각별한 주의 및 확인을 요구해 위원회 측에서 실시하게 됐다”며 “학생회 내의 개인정보 보호 교육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황군에 의해 수강 신청한 강의가 철회된 피해를 입은 2명의 학생에 대해서는 모두 조치가 이뤄진 상태다. 최 팀장은 “학교 측에서 한국대학가상교육연합에 연락을 취해 피해학생들이 원하는 가상대학 강좌를 들을 수 있도록 조치했다”며 “나머지 3명의 피해자는 아직 파악 중에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