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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자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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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01  10: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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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비평가인 제러미 리프킨은 ‘노동의 종말’을 선언했다. 트랙터가 도입됨으로써 농경시대 말(馬)의 역할이 사라졌듯이 생산자동화로 인해 ‘노동자 없는 경제’라는 새로운 시대로 진입했음을 알렸다. 빌 게이츠는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아 가면 정부의 세금이 줄어들 것을 염려해 ‘로봇세’(robot tax)를 받자고 제안했다. 노동자에게 소득세를 받는 것처럼 로봇에게 인간을 위한 사회보장 비용을 징수하겠다는 발상이다. 로봇에 의해 만들어진 대량생산 물품과 서비스를 소비해야 할 인간이 노동을 하지 못해 소득이 없을 것을 예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진정 ‘노동이 필요 없는’ 그리고 ‘로봇세’를 받아야할 시대가 도래 할지는 의문이다. 1770년대 네드 러드(Ned Ludd)가 방적공의 일자리를 빼앗아간 방적기를 부수며 ‘러다이트 운동’이 시작됐지만, 이후 자동차, 조선, 전자, 금융 등 새로운 산업 발전으로 일자리는 계속 생겨났기 때문이다. 인간의 창의성이 방적기를 뛰어 넘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방적기 덕분에 인간은 그 어느 시대보다 부드럽고 따뜻한 옷을 입게 됐다.

많은 학자들과 언론은 ‘탈노동’이라는 로봇과 인공지능(AI)에 의한 ‘노동 없는 세상’을 예측하고 있다. 노동의 개념이 고대(古代)로 복귀한 것처럼 보인다. 인류 역사 속에서 노동은 생활의 일부분이며 생존을 위해 필요한 조건이었지만 기본적으로 ‘내키지 않는 행위’였다. 노동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노예제 시대에서 노동이란 천한 노예가 하는 일상적 행위일 뿐이라는 사고에 기초하고 있다. 이러한 노동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인류 역사에서 상당히 오랜 기간 지속됐고, ‘노동은 신성한 것’이라는 윤리적 노동 개념은 프로테스탄트 종교개혁 이전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프로테스탄트 종교개혁과 함께 청교도들의 교리 안에서 신의 ‘소명’을 의미하는 노동 개념은 루터와 존 로크에 이르러서야 명확히 드러난다. 루터는 인간이 태어날 때 받은 직종 내에서 노동해야 한다고 믿었다. 루터에게 ‘직업’이란 모든 사람에게 하느님의 소명으로 주어진 것으로, 피할 수 없고 피해서도 안되는 기독교인의 사명이었다. 이렇게 고대부터 근대까지 노동의 의미는 변화했지만 인간은 기본적으로 ‘노동하는 인간’이었다.

수일 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4당(黨) 공동으로 68시간 근로는 안되고 52시간 근로만 가능하다는 법안을 만들겠다고 합의했다. 기업이 더 많은 인력을 고용하도록 강제하려는 의도지만 일하는 시간을 나눠 갖는 것을 ‘일자리 창출’로 생각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일자리 창출이 어려우니 있는 일자리를 나누자는 것이겠지만 고용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공장 자체를 없앨 수 있어 비현실적이고 미래를 담보하지 못한다. 로봇이 대체하지 못하는 새로운 산업,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려는 노력이 우선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부터 일자리 창출과 노동의 자유의 확보는 인류가 지혜를 모아 극복해야할 과제가 됐다.

/김인영(정치행정·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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