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 중앙동아리 설립을 신청한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한림지회(대불련)가 결국 중앙동아리 등록이 무산됐다.

대불련은 지난 3월 30일 열린 중앙동아리 대표자 회의에 참석한 종교 분과 소속 동아리 모두의 반대표를 받아 1차 심의에서 탈락했다. 회의에는 5개 종교 분과 동아리 중 한국기독학생회(IVF)를 제외한 4개 동아리가 참석했다. 이후 우리 대학 커뮤니티 ‘한림대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한림라이크)’에 이에 대한 비난 여론이 속출했다. 한 이용자는 편향적 종교관과 종교 이기주의, 그리고 집단이기주의를 보여준 것이라며 강력히 비판하기도 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각 종교 분과 동아리에서는 한림라이크를 통해 나름대로의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종교의 상대성을 인정하지 않았던 태도’와 ‘사회봉사활동의 내용이 많아 종교 동아리가 아니라 봉사 동아리로 인정하는 게 맞다’는 상식 밖의 입장을 내놓아 논란은 가중됐다. 게다가 본인을 JDM 대표라고 밝힌 이용자는 ‘불교 동아리를 반대한 것은 제 개인 의견’이라는 댓글을 작성하는가 하면, CCC 대표라고 밝힌 이용자 또한 ‘타 종교를 포용하지 못한 개인적인 마음’이라는 의견을 게시해 대표자의 의미를 왜곡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동아리연합회 측은 ‘회칙상으로는 문제 될 것이 없다’며 ‘신규동아리 등록 회칙에 관한 긴급분과장 회의를 열겠다’는 글을 게시했지만 논란은 잠잠해지지 않았다.
‘타 종교 배척’이라는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지난 6일 동아리연합회가 소집한 긴급분과장 회의에서 학술과 공연, 체육, 봉사 분과장들은 재투표 반대 입장을 내놓았다. 반면 종교와 전시창작 분과장만이 재투표 찬성 입장을 내놓았다. 회의록 내용에 따르면 재투표 반대 입장을 던진 주된 이유는 ‘합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된 투표라면 그대로 진행돼야 한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단체의 절차를 무시하고 여론몰이를 하면 된다고 받아들여지는 것을 경계한다’는 입장과 ‘학교 측의 지원을 위해 등록을 서두르는 것으로 사료된다’는 입장을 비친 분과장도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해 대불련 회장 육주현(광고홍보ㆍ4년) 씨는 “몇몇 개인의 잘못으로 인해 특정 종교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이 생길까 우려된다”며 “재투표 자체가 대불련에 대한 특혜라고 생각하는 학우들이 있을까 봐 걱정된다”고 전했다. 이어 “잘못된 절차와 회칙을 시인하고 인정해 개선했다면 반발 또한 거세지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돼 아쉽다”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육 씨는 한림라이크를 통해 종교 분과와 동아리연합회가 회의 후 재투표를 해줄 것과 동아리 대표로 참석한 자리에서 개인의 생각을 말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기 때문에 전체 학생들에게 사과해줄 것을 요구한 바 있다.

동아리연합회 회장 조은주(경제ㆍ4년) 씨는 지난 1일과 5일, 한림라이크를 통해 “현실적으로 회칙에 맞게 진행된 회의이기 때문에 결과 번복이 쉽지 않다”며 “회의 결과가 나오는 대로 모든 의견을 정리해 입장을 밝히겠다”는 글을 게시했다. 하지만 6일 긴급분과장 회의가 열려 대불련 등록에 대한 재투표가 무산된 것으로 결과가 나왔음에도 현재까지(8일 오전)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긴급분과장 회의 결과를 묻는 본지의 질문에도 조 씨는 연락을 받지 않으며 응답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