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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리를 잃은 동연회, 학생의 신뢰를 잃은 대학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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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29  13: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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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입학하기 전, 나는 동아리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럽게 나는 인문학과 사회과학을 주제로 깊이 탐구할 수 있는 수준의 학술동아리에 관심을 갖게 됐다. 내가 그동안 알 수 없었던 것을 다시 일깨우고, 더욱 알아야 할 가치가 있는 공부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탐구하는 모임 말이다. 우리 학교에는 몇 개의 학술동아리가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내가 원하는 성격의 학술동아리는 없었다.

그래서인지, 이번 동아리연합회(동연회) 사태를 지켜보면서, 학술동아리의 탈락 소식은 나에게 여러 측면에서 아쉬운 결과였다. 개인적인 공부의 기회를 잃은 것도 있지만, 탈락 결과에 대한 신규 동아리 측과 동연회의 공방은 더욱 큰 아쉬움을 남겼다. 처음 문제의 발단이었던, 대학생불교연합회(대불련)에 대한 기독교 동아리들의 태도는 일각에서 ‘종교 탄압’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무색하지 않았다. 곧바로 기독교 동아리들의 해명이 있었지만, 그보다 동연회가 이와 같은 사태가 발생하기 전까지 어떠한 문제의식도 느끼지 못한 점이 매우 놀라웠다. 게다가 학술동아리의 뒤이은 문제 제기는 더욱 심각한 문제의 본질을 조명했다. 그 이유는 지금까지 동연회가 유지해온 시스템의 모순과 결함, 그리고 학술동아리를 바라보는 학교의 시선을 대변하기 때문이었다.

동아리 승인 심사는 ‘투표시스템’을 통해 그 당락이 결정되는데, 투표시스템의 본래 의미는 신규 동아리가 기존 동아리와 동일한 성격을 갖고 있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다. 그러나 이번 동아리연합회 사태를 보면 이와 같은 투표시스템은 동연회의 ‘자의적인 검열 장치’와 다르지 않다. 예컨대, 학술동아리의 경우 동일한 성격의 기존 동아리가 없는데도 떨어졌고, 기존 동아리와 같은 성격인 일부 신규 동아리가 아무런 반론 없이 통과된 것이다. 따라서 동연회가 결정의 근거인 투표시스템에 대한 신뢰는 퇴색될 수밖에 없었고 학생회칙 개정을 요구하는 학생들에 대해 ‘신분이 명확하지 않은’이라는 말을 하며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겠다는 동연회의 자세는 실망이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사람들이 ‘동아리 내정설’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무리가 없어 보이기까지 했다.

이번 신규 동아리와 관련된 모든 문제의 핵심은 동연회와 학교 측의 심의기관인 동아리지도위원회의 결정이 학생회칙의 자의적인 해석에 따라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는 학교의 모든 구성원들이 상호간 의견을 조율하고, 합의한 결과를 납득하는 데 기초가 되는 ‘학생회칙’이라는 원칙을 저버렸음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동연회와 학교의 태도는 학생 권리에 대한 상식에 어긋나며, 학생들이 학문을 연구하며 스스로의 미래를 가꾸기 위해 존재하는 대학의 본질에 부합하지 않는다. 학교 측과 동연회의 학생회칙에 관한 독단적인 운영이 낳을 결과는, 모든 학생들이 학교와 학생 자치 기구에 품게 될 공정성에 대한 회의이며, 투명성에 대한 불신이다.

/최교식(국제 ·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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