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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대학가 성 문화 우리 대학도 예외 아니다
전형주 기자  |  jhj4623@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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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13  11:3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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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간고사가 끝나고 본격 MT철을 맞아 우리 대학의 여러 동아리와 학과에서는 MT를 떠나고 있다. MT는 신입생과 재학생 간의 단합과 친목을 도모하고자 하는 활동을 뜻한다.

학우들끼리 처음 만났거나 평소 자주 만나지 못해 서먹서먹한 분위기는 단연 음주로 해소된다. 술자리에서는 더 빠르게 친목을 도모하고자 여러 오락을 곁들이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 MT에서 선정적인 몇몇 오락들로 성희롱이 오가는 등 대학가는 홍역을 치르고 있다.

 

강원도 내 대학가 성 문화 실태

2015년 강원여성연대가 강원도 내 대학생 557명을 대상으로 성폭력 경험 유무를 설문조사한 결과 265명(47.6%)이 11개 피해유형 가운데 1개 이상을 경험했다고 답한 적이 있어 조기 성 교육이 부재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 적 있었다. 당시 피해유형으로는 가벼운 스킨십이 35.4%로 가장 많았으며 외모 관련 성적 비유나 품평이 24.4%, 가벼운 성적 농담이 23.9%, 음담패설이 19.4%로 뒤를 이었다. 원치 않는 성관계를 강요했다거나 심하게 스킨십을 했다는 학생도 각각 0.9%, 6.3%로 조사됐다.

성희롱을 당한 학생들 상당수가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등 소극적으로 대처하는 실태도 문제였다. 당시 성희롱이나 성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밝힌 학생 265명을 대상으로 강원여성연대가 대처 방식을 물어본 결과 불쾌하다거나 성관계를 거부한다는 의사를 표명한 학생은 25.7% 뿐이었다. 인간관계를 망칠 것 같다거나 성희롱을 증명하는 데 힘이 든다거나 튀지 않고 적당히 묻어가려는 심리가 피해자들에게 있다는 분석이다.

 

성희롱 노출된 우리 대학 학우들

최근 우리 대학의 한 동아리가 주최한 MT에서도 성희롱 피해자가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의 MT에 참석한 A씨는 여러 동아리에서 분주하게 활동을 하고 있는 신입생이다. 그는 동아리마다 각각 주최하는 MT 역시 거의 모두 참석하는 편이다. 문제를 야기한 동아리에서 주최한 MT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그는 이 동아리의 MT를 다녀오고 회의감만을 토로했다. 술자리에서 오간 성희롱 때문이었다. 여느 신입생들과 마찬가지로 평소 어려워 말도 못 건넸던 선배들이나 아직 친해질 기회가 많지 않았던 동기생들과 친해지고 싶어 가게 됐던 MT였다. 그런데 술자리에서 선정적인 몇몇 오락을 통해 성희롱이 반복해서 오가자 불편하고 불쾌하기만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A씨는 “성희롱이 오갔던 오락들을 당시 선배들이 주도하고 있어 어떠한 거부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술자리에는 7명의 신입생과 2명의 재학생이 함께 했다. 심지어 해당 동아리의 회장도 참여했다고 밝혀져 더 큰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A씨를 불편하게 한 오락은 최근 tvN ‘인생술집’에서 소개돼 대학가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 이른바 ‘귓속말 게임’이다. ‘귓속말 게임’은 먼저 임의로 한 사람이 옆 사람에게만 질문을 귓속말로 전달하고 옆 사람은 질문에 해당할 것 같은 사람을 지목하거나 호명하며 시작된다. 이 때 참여자들은 술을 마실 경우에만 질문을 귓속말로 알 수 있다. MT 당시 술자리에서 문제가 된 점은 ‘귓속말 게임’을 통해 ‘제일 빠르게 사정할 것 같은 사람’, ‘신음을 가장 잘 낼 것 같은 사람’, ‘임신테스트기를 가장 많이 썼을 것 같은 사람’ 등의 질문이 오갔다는 것이었다.

이에 해당 동아리 회장 임 모씨는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귓속말 게임’ 관련해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게시물을 게재했다. 함께 참여한 재학생 백 모씨도 임 회장이 게재한 게시물에 “신중하게 행동하겠다”는 댓글을 남겨 사과의 뜻을 전했다.

술자리에서 학우들끼리의 몰지각한 음담패설이 도마 위로 오르자 학생생활상담센터 오충광 상담교수는 다소 당황한 기색이다. 그는 “학생생활상담센터는 신입생을 대상으로 성교육을 계속해서 진행하거나 축제에서 따로 부스를 마련해 성교육을 하는 등 학생들끼리의 성폭력을 방지하고자 노력해왔는데 최근 불거진 논란은 당황스럽다”며 심경을 밝혔다. 오 상담교수는 또한 “학생들이 대인관계를 생각해 성희롱을 당해도 크게 개의치 않으려고 애쓰는 실정”이라며 “학생들 사이에서의 성폭력을 뿌리 뽑기 위해 피해자들에게 대인관계를 해칠 용기를 강요할 수도 없어 안타까운 노릇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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