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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개는 안물어요” 라는데 … 반려견 공포 확산
김지희 기자  |  jh806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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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0.28  13: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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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유명 한식당 대표가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최시원(31)씨 가족의 개에 물린 뒤 엿새 만에 사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펫티켓’(펫+에티켓) 준수와 동물관리법 강화를 요구하는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반려족 인구 1000만 명 시대를 맞아 개 물림 사고가 급증하면서 이에 대한 불안감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분출한 모양새다.
허술한 반려동물 관리로 인한 사고가 매년 증폭됨에 따라 국민들은 정부의 적극적 대처를 기대하며, 올해 초부터 청와대 홈페이지에 반려동물 관리법을 강화해야 한다는 국민청원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당국이나 국회 움직임은 느리기만 하다. 맹견의 사육 관리를 제한하는 맹견관리법과 동물보호법은 2006년부터 법안 발의를 시작해 올해 7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이 계속 발의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처리될 기약이 없다는 데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그러나 100% 안전한 개도 없다
 

“우리 천사(반려견)는 안 물어요” 반려견에게 입마개와 목줄을 하지 않고 거리를 활보하는 주인들은 대개 이렇게 주장한다. 하지만 실제는 다르다. 유명 한식당 대표가 최근 이웃의 반려견에게 물린 뒤 패혈증으로 사망한 사례에서 보듯 개에게 물리는 사고는 가볍게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개에게 물리는 사고는 2011년 245건에서 2014년 676건, 이듬해엔 1,488건에 이른다. 올해는 벌써 8월 기준으로 1,046건이 접수돼 지난해 접수 건을 넘어섰다. 지난 6일 경기 시흥시 한 아파트에서 한 살 여아가 집안에서 키우던 개에 목 부위를 물려 숨졌고, 5월 28일 강원 원주시에서도 60대 여성이 자신이 기르던 도사견에 물려 사망하는 등 맹견에 의한 물림 사고는 인명피해 정도가 크다. 또한 맹견 외에도 중ㆍ소형견들에게 물리는 사고가 발생하고 있어 ‘반려견’ 공포는 더 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견주들은 자신의 반려견이 타인에게 실질적 위험이 된다는 것을 모르고, 견주로서 지켜야 할 안전 교육이나 지식 또한 부족한 상황이다. 최형진(전자공학ㆍ2년)씨는 “산책을 하기 위해 공원을 갈 때마다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다니는 반려견들이 달려들 때가 있어 산책을 나가기 어려울 지경”이라며 외출 시 반려견 목줄과 입마개 착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 최윤선(사회학ㆍ1년)씨는 “이번 사건으로 하여금 반려동물을 키우는 ‘반려족’으로서 지켜야할 에티켓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며 “평소 키우는 푸들과 외출 할 때 개의 크기가 작다보니 굳이 목줄을 하지 않아도 타인에게 위협이 되지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이제부턴 불의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꼭 안전장치를 착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려견 안전사고 문제에 대해 동물보호소에서 근무하는 양예슬(23ㆍ경기도 동물보호소)씨는 “크기가 작든 크든 성격이 사납든 순하든 간에 모든 반려견은 잠재적으로 사람을 물 수 있는데 견주들은 그런 생각을 잘 하지 않는다”며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그러나 100% 안전한 개도 없다. 공격성이 있는 반려견들은 어릴 때부터 에티켓 교육과 함께 사회성을 높이기 위한 훈련을 반드시 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나라의 반려견 관련 규제법은?

우리나라는 견주가 지켜야할 안전 교육이나 동물보호법이 전무한 상태다. 견주에게 반려견 동행 시 목줄이나 입마개 등의 안전조치를 하도록 의무화하고, 지키지 않으면 5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게 전부인 실정이다.

영국의 경우, ‘위험한 개 법(Dangerous Dogs Act)’을 제정해 사육할 수 있는 견종을 제한하고 있다. 법안에 따라 특별 통제견인 핏불테리어, 도사견, 도고 아리헨티노, 필라 브라질레이를 키울 시 법원의 허가를 받도록 돼있다. 또 공공장소에서 입마개 착용 필수는 물론 견주를 대상으로 대인 배상 보험 가입이 의무화돼있다. 만약 개가 사람을 물어 다치거나 숨질 경우 최대 14년 징역을 견주에게 선고한다.

미국의 경우에는 목줄을 하지 않은 반려동물이 사고를 낼 경우 주인이 1000달러의 벌금형 또는 6개월 이하의 징역형에 처한다. 또한 독일의 경우 맹견 19종을 관리하고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스태퍼드셔 불테리어, 잉글리시 불테리어, 아레리칸 스태퍼셔테리어는 아예 기를 수 없다.

개에 물리면 피해자만 억울한 한국
허술한 규제법 및 처벌이 문제

대한민국은 맹견에 의한 물림 사고가 1년에 1000건 이상 발생하고 있지만 사고방지를 위한 법적 장치는 아직 제도화 되지 못했다. 동물보호법에서는 ‘월령 3개월 이상 맹견 동반 외출 시 목줄 및 입마개를 착용하라’고 명시하고 있으나, 단속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실정이다. 법을 어겨도 50만 원 이하 과태료에 그칠 뿐이고 처벌 강도도 매우 약하다. 반려견 사고와 관련한 처벌은 형법상 과실치상ㆍ과실치사를 적용하는데, 과실치상의 경우 500만 원 이하 벌금과 구류 또는 과료, 과실치사는 2년 이하 금고 또는 700만 원 이하 벌금에 그친다. 더욱이 과실치상은 반의사불벌죄로 피해자가 원치 않을 경우 가해자 처벌을 할 수 없다. 최시원씨 가족 맹견 사건도 이런 이유 때문에 경찰의 개입 없이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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