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주택가 골목에 작은 쉼터가 숨어있다. 최근 춘천 주택가를 걷다보면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는 주택형 카페가 바로 그 주인공. 주택형 카페는 간판도 요란스럽지 않다. 심지어 간판이 없는 곳도 있다. 손님들은 대부분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찾아온다. 카페를 찾을 때 설레는 기대감은 마치 연인을 만나러가는 길과 별반 다르지 않을지 모른다. 이번 기사를 통해 손님과 가까운 카페인 주택형 카페의 매력 속으로 빠져보자.

농림축산식품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성인 한사람의 1년 동안 커피 소비량은 무려 ‘377잔’이라고 한다. 커피의 역사가 깊지 않은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치다. 늘어나는 커피 소비량만큼 카페의 수도 많아지고 있다. 큰 길을 걷다보면 이름을 알만한 대형 프렌차이즈 카페들이 쉽게 눈에 들어온다. 대형 프렌차이즈 카페는 점포의 수가 많아 손님들이 방문하기 쉽고 음료뿐 아니라 다양한 디저트메뉴, 멤버십 혜택 등을 이유로 인기가 높았지만 커피 취향이 단순히 특정 브랜드로 나누기 어려울 정도로 세밀해지다보니 커피 마니아들에게는 새로운 니즈가 필요하게 됐다.

이에 발 맞춰 최근 프렌차이즈 카페가 아닌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서울 연남동에서 ‘ㅂ’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최나용(24)씨는 개인카페를 운영하는 이유로 ‘손님과의 가까운 거리’를 꼽았다. 본사의 메뉴얼대로만 손님에게 서비스를 해야 하는 프렌차이즈 카페와 달리 개인 카페는 주인이 손님에 따라 다양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라는 것이다. 또한 손님과도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는 것도 좋은 점이라고 말했다.

최근 춘천에서도 개인카페가 늘어가고 있는 와중에 새로운 유형의 개인카페가 하나 둘씩 나오기 시작했다. 바로 주택 속 숨어있는 카페, ‘주택형 카페’다. ‘주택형 카페’는 버려지거나 사람이 살던 주택을 개조해 카페로 변화시킨다. 100% 카페 주인의 마음대로 인테리어를 하는데 마당에 화분을 잔뜩 놓기도 하고 울창한 나무를 심기도 하는 독특한 구성으로 대형 프렌차이즈 카페들과는 다른 신선함이 있다. 심지어 구하기 힘든 엔티크 가구를 구비해 고풍스러움을 더하기도 한다. 노래 또한 유행하는 노래를 무작위로 크게 틀지 않고 주인이 직접 카페 분위기에 맞는 음악을 틀어 놓기 때문에 방문한 손님이 마치 ‘사랑방’에 온 것 같은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효자동에 위치한 ‘포지티브즈’ 카페의 경우 마당에 떨어진 낙엽들이 계절의 분위기를 더하고 있다. 또한 이곳의 커피는 기계를 이용하는 것이 아닌 드립커피로, 기계를 쓰는 대형 카페들과 달리 원두의 양을 더 많이 쓰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기계를 사용해 더 빨리, 편하게 커피를 제조할 수 있지만 주인의 신념대로 드립커피를 고집한다. 방문하시는 손님에게 좀 더 풍미 깊은 커피를 제공해드리기 위함이다. 인테리어 또한 모두 사장이 직접 참여해 특유의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덕분에 이 카페는 SNS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고 주변 직장인들이나 젊은 층의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주택형 카페는 새로 건축을 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건물을 개조해 만든다. 주택고유의 분위기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창업자 대부분은 리모델링에 직접 참여해 심혈을 기울인다. 모든 창업자가 본인 가게에 신경을 쏟겠지만 주택형은 특히 손이 많이 간다. 카페 관리 또한 상가가게에 비해 까다롭다. 대부분 오래된 주택을 개조했기 때문에 비가 올 경우 천장이 새기도 하고 낙후된 시설로 인해 자주 보수를 해야 한다. 또한 카페를 창업하기 위한 주택을 선정하는 것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다. 주택형 카페의 생명은 어쩌면 적당한 주택을 찾는 것. 따라서 대부분의 예비사장들은 직접 발품을 팔며 주택들을 물색해 본인의 창업 계획에 적합한 곳을 선택한다. 창업 계획부터 개업까지 사장의 손길이 안 닿는 곳이 없으니 카페의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형성된다.

평소 주택형 카페를 선호한다는 직장인 황동준(27)씨는 “프렌차이즈 카페와 달리 멤버십 혜택은 없지만 분위기가 좋아 자주 간다.”며 “사장님과 대화하는 것도 좋고, 직접 내린 커피 향을 맡으면 마음이 편해져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