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총학생회 및 단과대학 회장단 선거가 끝난 데 이어 체육학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학과에서도 대표자 선거를 마무리 지었다. 하지만 선거 입후보자 대다수는 선거기간 내내 투표율 저조로 인해 한 순간도 편히 잠들 수 없었다.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부는 지난달 21일부터 23일까지 3일간 투표를 진행했다. 21일에는 학부 세미나실 앞에, 22일과 23일에는 사회경영1관 1층 입구에 각각 투표소가 설치됐었다. 하지만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부 회장단에 입후보한 신재풍(언론방송융합미디어ㆍ3년), 전수자(언론방송융합미디어ㆍ2년) 씨는 개표 날에도 마음이 편할 수 없었다.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부 선거세칙 상의 당선 기준인 재적학생 과반 이상의 투표를 얻지 못해 낙선했기 때문이다. 이후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부는 25일부터 26일까지 이틀 간 선거 세칙 제33조에 따라 후보자 등록기간을 갖고 28일부터 29일까지 이틀간 재선거를 치렀다. 재선거에서는 재적학생 467명 가운데 238명이 투표에 참여해 51%의 투표율 보이며 신 씨와 전 씨가 당선을 확정지었다.

지난 사회과학대학 회장단 선거도 재적학생 과반 이상이 투표하지 않으며 선거시행세칙 제57조에 따라 연장투표를 시행하는 등 크고 작은 홍역을 치른 바 있다. 그런데 학과에서도 투표율 저조 현상이 잇따라 벌어진 것이다. 심지어 사회과학대학에서는 광고홍보학과를 제외하고 모두 투표율 50%를 간신히 넘겼다.
투표율 저조 현상에는 성역이 없다. 인문대학 러시아학과도 재적학생 72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31명만이 투표에 참여했지만 후보자의 당선을 확정 시켰다. 이에 대해 러시아학과 학생회 관계자는 “대표자 선거에 투표하지 않는 학생은 앞으로 학생회의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간주해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익명의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부생은 투표율 저조 현상에 대해 “원인은 결국 학생회장단에게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학생회장단이 학부생의 의견을 모으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주어진 예산을 어떻게 복지에 쏟아낼지에 대해서만 관심을 갖고 있다”며 “학부생이 학생회장단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선거에 대해서도 무관심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올해 후보자가 마음에 들지 않아 떨어뜨리기 위해 반대표를 던지기보다 아예 투표를 하지 않는 학부생도 봤다”고 주장했다. 투표율은 높지 않은데 그마저도 후보자에 찬성하는 학부생이 주되기 때문에 후보자의 당선에 반대하는 학부생은 재적학생의 과반을 넘겨야 하는 선거세칙을 전략적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미디어커뮤니케이션 학부 선거관리위원장 박명석(언론방송융합미디어ㆍ3년) 씨는 “재적학생의 과반은 넘겨야 후보자의 정당성이 마련된다”며 “당선에 대한 의견은 오직 투표로만 표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은 사회에 대한 관심을 수반하기에 학부생의 선거권에 대한 인식이 남다를 줄 알았다”며 재투표에 대해 난색을 표하기도 했다.

한편 자연과학대학의 화학과는 재적학생의 137명 가운데 126명이 투표하며 투표율 91.9%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에 대해 정후보 당선자 노은주(화학ㆍ3년) 씨는 “경선이었기 때문에 학과생의 관심이 비교적 높았다”며 “특히 화학과가 자연과학대학 내 다른 학과가 종강총회에서 투표 및 개표를 진행하는데 비해 따로 선거날짜를 잡고 투표소를 지정해 선거를 시행했다는 점이 높은 투표율에 주요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학과생 여러분의 한 표, 한 표에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