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우(국문 · 4년)

이른 아침부터 차가운 비가 내려 발걸음이 추적거려도, 봄에 내리는 비는 숨길 수 없는 온기를 지니고 있다. 그리고 그런 봄비처럼 숨길 수 없는 온기를 머금은 신입생 학우들로 인해 교정에도 다시금 봄이 찾아왔음을 실감하게 된다. 사람들로 붐비는 캠퍼스 거리와 강의실, 도서관의 풍경은 4학년이 되며 여러 고민을 안게 된 나까지 미소 짓게 한다. 다시 개강을 맞이하는 재학생, 싱그러움으로 가득한 신입생, 목표를 위한 또 다른 준비를 하는 휴학생, 그리고 졸업을 앞둔 4학년을 포함한 이 모든 한림인들에게 대학의 봄이란 필연적으로 두근거리는 것일 거다.

물론 차이점은 존재한다. 13년도, 제가 신입생 일 때 느끼던 두근거림은 기대와 설렘으로 비롯된 것이었다면 18년의 두근거림은 책임에 대한 부담과 미래에 대한 불안이 가슴 한 구석에서 아지랑이 피는 두근거림일 것이다. 허나 이 일렁이는 아지랑이들은 의지들을 무너뜨리거나 저하시키기보단 채찍질 같은 요소로 작용되어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어준다.

학생회는 이러한 요소로 인해 보다 바쁘게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한림의 모든 학생회는 공통적인 목적의식을 갖고 있을 것이다. 바로 한림인들의 학교의 전반적인 생활을 포함한 그들의 목표를 서포트하는 것이다.

내가 몸담고 있는 인문대학 학생회 역시 마찬가지다. 2018년도 제 29대 인문대학 학생회의 이름은 ‘feelin’(필인)이다. 이는 느끼다의 ‘Feel’과 채우다의 ‘Fill’의 유음 특징을 사용하여 인문대학생들에게 보다 더 인문을 느끼고 인문학적 소양을 채울 수 있도록 서포트하겠다는 인문대 학생회의 다짐을 뜻한다. 지난 겨울방학 간 인문대 학생회는 인문인들에게 보다 더 도움을 줄 수 있고 와 닿을 수 있는 학생회가 되기 위해 노력하였으며, 쉼없이 바쁘게 달릴 것을 약속드린다. 이제 각 ‘연합MT’ 라는 신호탄이 쏘아졌다. 이를 시작으로 인문대학은 인문봉사단 ‘아우름’ 활동, 인문인의 체육대회 ‘인문인의 날’, 인문대학 맞춤 취업특강, 7개 학과의 특성들이 모두 모인 인문인의 축제 ‘인문콘서트’ 까지의 중요한 구간들이 남아있다. 이런 구간들은 매번 학생회를 두근거리게 한다. 어떤 구간들은 예상치 못한 변수에 삐걱되기도 할 것이다. 허나 어떠한 변수가 있던 인문대 학생회는 인문인의 서포터라는 위치를 벗어나지 않을 것이며, 귀 기울여 인문인의 소리들을 담아낼 것이다.

한림인으로서의 내게 5번째 봄이 찾아왔다. 그동안 찾아와 시작해왔던 그 어떤 봄들 보다 떨려온다. 매번 찾아오는 이 떨림은 설렘을 포함한 책임에 대한 부담, 불안, 수많은 감정들이 뒤엉켜 가슴 깊은 곳부터 반향을 일으켜 다가온다. 오늘도 마찬가지로 학교에 등교하며 한림대학교 정문을 지나 잔디밭을 가로질러 인문관에 들어선다. 긴장 속에 엘리베이터 안에 들어서 거울 속에 비쳐있는 얼굴을 바라본다. 입술에 미세한 경련이 느껴질 정도의 떨림에 굳어있을 거라 예상했지만, 분명 웃고 있다. 사실 즐기고 있나 보다.
학문의 중심 인문대학의 학생회를 이끌어갈 수 있어서 영광이다. 감사하다.

/박상우(국문 · 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