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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시작은 늦었지만 시에 대한 열정은 누구보다 컸어요”이승수 200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자. 국어국문학졸업(1994학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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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2.10.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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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눈에 반했어요. 대학 3년이 되서야 시를 알게됐고 그때부터 급속도로  빠져들게 된거죠.” 지난 2000년 새해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이승수(국어국문학과 졸업)씨는 어릴 적부터 문학소녀였을 거라는 예상과 달리 생각보다 늦은 시기에 시를 쓰기 시작했다.

  “대학시절에는 흔히 말하는 아웃사이더였어요. 내 감정에 몰입해 있는 시간이 많았죠.  당시 그런 내 성격은 우울증 증세까지 보일 정도였으니깐요.” 이런 그녀의 성격이 시를 알게 되고 쓰게 되면서 조금씩 바뀌게 된 것이다. 어쩌면 자기 내면에 충실히 지냈던 그 시간들이 시를 쓰기 위한 준비기간 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은자 교수님의 『문예창작론』수업을 들으면서 시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그리고 국문과 과동아리 ‘시모리’에 들어가게 됐죠.” 시모리는 단순한 친목도모를 위한 모임이 아니라 시를 쓰는 동아리로써 시를 시작할 당시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한다. 이렇게 우연히 쓰게 된 시가 그녀의 적성에 맞았던 것이다. 그래서 그 무엇보다도 열정을 갖게 됐고 실력 또한 빠른 속도로 늘게 됐다.

  “신춘문예 당선은 예상도 하지 못했어요. 시를 쓴지 2년도 채 되지 않았고 그저 내 생각에 잘 썼다고 생각되는 시를 보내본 거였죠.” 처음에 당선이 되고 나서는 기쁨보다 두려움이 컸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신춘문예를 인생의 목표로 삼고 글을 쓰는 이들도 있는데 시를 쓰기 시작하자마자 등단을 했으니 그 자리가 부담스럽게 느껴졌던 것이다.

  그녀는 당시 신춘문예 경력을 통해 지금 다니는 광고회사 특채로 입사하게 됐다. “그 전에는 사회생활 경력이 전혀 없었어요. 그래서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 세계에 호기심도 생겼어요.” 작가가 되려면 자기 자신의 내면에 충실한 것도 필요하지만 사람과 사람사이의 경험을 날카롭게 쓰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경험이 더욱 성숙한 문학을 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믿어요.”라며 지금의 경험이 소중함을 강조했다.

  회사를 다니면서 시를 쓰는 것은 어렵지 않냐고 묻자, “ 광고회사는 밤, 낮이 따로 없어요. 정말 바쁘죠. 그래도 작품을 20편이나 발표했는걸요.”라며 뿌듯해했다. 그녀는 시를 따로 날 잡고 쓰는 것이 아니라 늘 생활 속에서 느끼는 감정들, 보여지는 것들에서 발상을 얻는다고 말했다. “당선됐던 『고렌라는 작품도 전철안에 있는 것이 고래 뱃속에 있다는 생각에 비롯된 거였어요.”라며 “전철안에 있으면 무의식적으로 서로를 바라보게 되는데 그때 사람들이 무척 피곤해 보였어요.”그리고 피곤해 보이는 사람들이 자신이 쫓던 꿈에 갇혀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모습이 마치 선장이 고래를 잡기 위해 쫓다가 오히려 고래 뱃속에 갇힌 것처럼 보였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매일 전철을 타지만 하지 못하는 생각을 하는 걸 보면 시인의 눈을 가진 건 틀림없는 것 같았다.

  지금은 다들 부러워하는 광고회사에 다니고 있지만 막상 그녀는 대학시절 취업에는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오히려 좋아하는 책을 읽거나 시 쓰는데 열중했다고 말했다. “취업을 위해서 공부하는 것 보단 자신의 적성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저 역시 늦게 시를 쓰기 시작했지만 저에게 정말 잘 맞는 옷처럼 금새 친해질 수 있었던거죠.” 누구나가 타고난 재능은 한 가지씩 있다며 지금 학과 성적이 낮더라도 너무 고민 말라는 당부까지 곁들였다. 회사를 다니다가 시를 잊어버리게 될까 걱정되는 마음을 말했더니 “시인은 되는 게 아니라 남는 거라고 해요. 등단을 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꾸준한 활동을 하는 시인으로 남고 싶어요.”라며 다부지게 말했다.

  그녀는 신춘문예 당선을 통해 한없이 가난하고 외로울 줄 알았던 삶에서 의외로 많은 것을 얻게됐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행운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러한 행운도 그녀의 시에 대한 열정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자신의 적성을 찾아 꾸준히 노력하는 것. 당연한 말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세상이 만들어 놓은 삶에 맞춰 사느라 많은 사람들이 잊고 사는 것을 그녀는 실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 최진영 기자 wlsdud82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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