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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청탁 있을 땐 ‘득’ 부서장 자녀 ‘장’ 표시
김다솜 편집장  |  luv_s0m@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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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13  11: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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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채용비리 혐의로 지난달 재판에 넘긴 신한은행 전 인사부장 김씨와 이씨의 공소장에는 신한은행이 지난 4년간 지원자 1800여명을 부당하게 탈락시키거나 부정 합격시킨 각종 불법적인 방식이 나온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금융권 채용비리 의혹이 불거졌을 때도 유일하게 금융감독원과 검찰 수사선상에서 비켜나 있었다. 지난 4월 신한은행은 “특혜채용은 없다”며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수사결과 신한은행은 지원자를 학점ㆍ나이로 거르고, 특별한 지원자는 면접조까지 바꿔 합격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채용 청탁자도 은행장부터 국민연금공단 관계자, 대기업 임원까지 다양했다.

신한은행은 2013~2016년 국회의원·유력 재력가·금융감독원 직원 자녀나 신한금융 임직원 자녀는 별도 관리해 점수를 조작했다. 이들은 각각 ‘특이자 명단’과 ‘부서장 명단’으로 별도 관리했다. 비고란에 외부 청탁이 있는 지원자는 ‘득(得)’, 부서장 이상 자녀는 ‘장(長)’으로 표기해 서류 심사부터 1차 실무자 면접, 2차 임원 면접을 통과시켰다.

또, 2016년도 하반기에는 남녀 합격자 비율을 3대1로 인위적으로 맞추려고 합격권 밖 지원자 48명의 임원 면접 점수를 임의 조작해 기준 미달 남성 32명을 대거 추가 합격시켰다. 신한은행은 매년 채용공고를 내면서 “학교와 연령에 따른 차별은 없다”고 공언했지만 지원자의 출신학교별 등급을 매기고 학점이 기준에 못 미치거나 나이가 기준보다 많을 경우 실질평가 없이 탈락시켰다.

신한은행은 학점과 연령이 기준 미달인 지원자를 심사 없이 바로 떨어뜨리는 ‘필터링컷’을 시행했다. 학점은 최상위대 출신은 3.0, 서울 기타대는 3.3을 넘으면 되지만 지방대는 3.5 이상이어야 했다. 남성(군필자)은 28세 또는 29세, 여성은 26세 또는 27세가 넘으면 서류 기준 미달로 심사 대상에도 오르지 못했다. 그렇지만 필터링컷 대상자이더라도 소위 ‘유력자’가 청탁한 지원자라면 서류전형부터 실무자, 임원 면접까지 통과한 것이다.

검찰은 8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에 대해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2015년 3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신한은행장을 지내는 동안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서 임원 자녀의 특혜 채용과 관련한 보고를 받았거나 채용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6월 신한은행 본사를 압수수색했으며, 지난달 17일 2013~2016년 신입사원 채용을 담당했던 전직 인사부장 2명을 업무방해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2012∼2013년 대규모 채용비리가 드러나 225명이 채용 취소된 강원랜드에서 과거 2000∼2009년에도 당시 지역구 의원의 보좌관 아들이나 시·군 의원, 지역 유지의 가족 등 26명이 서류전형 없이 면접만으로 채용되는 등 적절한 절차를 밟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주식회사 강원랜드 감사결과 처분요구서’를 보면 산업부는 2000∼2009년 강원랜드에 채용된 사람 가운데 지역인사를 친·인척으로 둔 직원 58명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다. 지역인사로는 지역단체 임원, 강원랜드 협력업체 임원, 지방의원과 공무원 등 40명이 추려졌다. 조사 결과 44명이 채용 과정에서 정해진 인사규정이나 세칙 등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26명은 단순 규정 위반을 넘어 강원랜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의 인사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아 채용됐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됐다.

산업부 조사 결과를 보면 이들은 서류전형 없이 면접만 거친 후 채용되거나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등 정해진 절차를 밟지 않았다. 강원랜드 전 사외이사이자 폐광지역 주민단체 대표를 맡은 송씨의 경우 가족 7명이 강원랜드에 채용됐다. 사례를 보면, 송씨가 ‘여자부사감이 필요하다’고 요청하자 강원랜드 측은 송씨의 여동생을 입사지원서 1개만 받고 면접을 본 뒤 바로 채용했다. 강원랜드 건물 청소와 경비 업무를 하는 협력업체 대표 김씨의 조카도 2002년 면접만 보고 홍보 분야 정규직으로 합격했는데, 당시 채용계획과 공고문에는 홍보 분야 자체가 없었다. 2000∼2004년 태백·정선 지역구 국회의원을 지낸 김택기씨의 보좌관 엄씨 아들도 2000년 서류전형 없이 필기와 면접만 치르고 채용됐다. 이 외에도 전 삼척시의원, 전 태백시장, 지역장학회 이사장, 번영회 회장의 자녀나 부인, 처남 등의 특혜채용 정황도 드러났다.

검찰의 강원랜드 채용비리 의혹 수사는 사실상 빈손으로 끝날 처지에 놓였다. 1·2차 수사가 부실 및 외압 논란에 휘말리며 3차 수사까지 왔지만 뚜렷한 성과 없이 마무리 수순을 밟게 된 것이다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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