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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훈 교수의 '식탁위의 인문학'] 2005년 흥행작인 국산 영화 ‘웰컴투 동막골’엔 팝콘이 2014년 ‘인터스텔라’엔 옥수수밭이 주요 소재로 등장해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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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03  10:3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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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에는 옥수수를 모티브로 한 영화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번 역시, 옥수수를 소재로 한 두 영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한국 영화다. 이름하여, ‘웰컴투 동막골’ 2005년에 개봉해 64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서도 대성공을 거둔 이 작품에서는 옥수수와 팝콘이 등장해 영화의 감칠맛을 더하고 있다. 당시, 박배종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에서는 정재영, 신하균, 강혜정 등 출연해 극중 무게감을 더했고 개그맨 임하룡이 연기자로 데뷔하기도 했다.

영화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한국 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11월, 태백산맥 줄기를 타고 함백산 깊숙이 자리 잡은 마을, 동막골에 미 전투기 한 대가 추락한다. 추락한 전투기 안에는 연합군 병사 스미스(스티브 태슐러)가 타고 있었으며 동막골에 살고 있던 여일(강혜정 분)이 이 광경을 목격하고 소식을 전달하러 마을로 돌아가던 중, 인민군 리수화(정재영) 일행을 만나게 돼 그들을 동막골로 데리고 온다. 바로 그 때, 길을 잃은 표현철(신하균) 일행이 동막골 촌장의 집으로 찾아오게 되면서 국군, 인민군, 연합군이 동막골에 모이게 되고 긴장감은 절정에 다다른다. 그런 와중에 강혜정이 실수로 인민군 소년병의 안전핀을 뽑고, 이 수류탄이 부엌으로 흘러 들어가게 되면서 폭발하게 된다. 그리고 이곳에 쌓아 두었던 옥수수 더미가 폭발하면서 옥수수가 팝콘으로 변해 하늘에서 눈처럼 떨어지는 명장면이 탄생한다.

개봉 후 14년이 지난 현재, ‘웰컴투 동막골’의 이 장면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나지만 이는 비단 필자만의 생각은 아닌 듯하다. 유투브에서 ‘웰컴투 동막골’을 키워드로 쳐 보면 이 장면이 가장 먼저 검색되는 까닭에서다.

옥수수와 관련된 대표적인 영화로 한국에 ‘웰컴투 동막골’이 있다면 미국엔 ‘인터스텔라’가 있다. ‘라라랜드’로 유명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인터스텔라’는 2014년 개봉작으로 무려 1천만명을 동원해 그야말로 흥행대박을 터뜨린 영화다. 당시, 영화 수입사 측에서는 러닝타임이 무려 2시간 49분이나 되기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과학 공부에 도움이 된다는 이상한 입소문을 타면서 영화는 대성공을 거뒀다.

영화 줄거리를 간단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시점을 알 수 없는 가까운 미래. 세계 각국의 정부와 경제는 완전히 붕괴되고 지구는 황폐화된다. 20세기에 범한 잘못이 전 세계적인 식량 부족을 불러일으켰고 급기야는 미 항공우주국마저 해체된다. 이때 시공간에 불가사의한 틈이 열리고, 남은 자들에게는 이곳을 탐험해 인류를 구해야 한다는 임무가 주어진다. 결국, 사랑하는 가족들을 뒤로 한 채, 인류라는 더 큰 가족을 위해 주인공들은 미지의 우주로 나선다.

영화의 백미는 미지의 혹성에 도착한 마지막 장면에서부터 시작되지만, 아직 보지 않은 독자들을 위해 내용은 기술하지 않겠다.

필자가 이 영화에서 주목하는 광경은 영화 초반부에 있다. 영화는 시작하자마자 끝없이 펼쳐진 옥수수밭에서 무인 비행기를 발견한 주인공, 쿠퍼(매튜 맥커너히 역)가 픽업 트럭을 몰고 무인 비행기를 추적하기 위해 자신의 옥수수밭을 종횡무진 가로지르는 것으로 시작된다. 무인 비행기를 놓칠 새라 빠른 속도로 트럭을 몰며 옥수수밭 한 가운데를 오랫동안 누비는 장면은 미래의 지구가 황폐할 대로 황폐해져 사방에 온통 옥수수만 심어 놓고 있는 지경에 놓였음을 웅변하고 있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영화 속에 등장하는 대규모 옥수수밭의 존재는 과학자들의 조언을 토대로 탄생하게 되었다고 한다. 비가 적고 척박한 땅에서도 금방 쉽게 잘 자라며 쌀과 밀에 대해 2배 이상 많은 수확물을 안겨주는 옥수수가 황폐화된 미래에 지구 작물로 유일무이하게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학자들이 옥수수를 미래 식량으로 지목한 중요 이유는 따로 있다. 옥수수가 지구 온난화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옥수수는 광합성을 할 때 3개가 아니라 4개짜리 탄소를 사용한다고 해서 C4 작물로 분류된다. C4 작물은 이산화탄소를 효율적으로 사용해서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잘 자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말하자면, 갈수록 이산화탄소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는 지구 온난화 환경 속에서 생존력이 가장 높은 작물은 옥수수라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옥수수의 가치는 점점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옥수수에 대한 연구가 더욱 활발해 지고 있는 이유다. 참고로 덧붙이자면, 유전자 변형 식품 가운데에서도 옥수수에 대한 연구가 가장 활발하다고 한다.

옥수수와 관련해 불거질 향후의 주요한 문제 가운데 하나는 바이오 에탄올이다. 한마디로 말해, 옥수수 기름으로 가는 자동차 이야기다. 이는 옥수수에서 에탄올을 추출해 이를 휘발유와 일정 비율로 섞을 경우, 얼마든지 자동차 연료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일부 자동차가 바이오 연료로 주행하기도 한다. 물론, 대단히 친환경적이다.

하지만, 가장 큰 단점은 바이오 연료로 옥수수를 사용하게 될 경우, 가축의 사료나 다른 제품의 원료로 사용되는 옥수수가 부족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바이오 에탄올 업체가 휘발유보다 경쟁력이 있다는 이유로 옥수수를 조금 더 비싸게 구매하기 시작한다면, 당장 옥수수를 기반으로 하는 사료업자들과 가축업자들, 그리고 옥수수 관련 제품 생산 기업들은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세계적 환경학자인 레스터 브라운 미국 지구정책 연구소(EPI) 소장은 이를 두고 “차 타는 8억 명과 배고픈 20억 명의 옥수수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런 우려는 서서히 현실로 바뀌고 있다. 미국의 경우는 바이오 에탄올을 생산하기 위한 옥수수의 양이 2000년 2,000만t에서 2010년에는 1억 1,600만t으로 6배나 급증했다. 2008년을 기준으로 보면 국내 대형 마트에서 판매되는 500여 개의 상품 가운데 옥수수 첨가 제품은 372개로 무려 74%에 이른다고 한다.

그럼, 다음 시간에는 옥수수와 관련된 동서양의 음식들을 훑어본 후, 옥수수와 관련된 오디세이를 마치도록 하겠다.  

   
 

/심훈 언론융합미디어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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