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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훈 교수의 식탁위의 인문학]옥수수 이용한 콘플레이크 시리얼로 간편 아침식 개발한 켈로그와 포스트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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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10  13: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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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 6회에 걸쳐 옥수수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봤다. 이번에는 대망의 피날레이다. 역시, 옥수수용 먹거리를 들지 않을 수 없다.

 

   
▲ 많은 가정들이 바쁜 일상 속에서 간편한 서구식 아침 식사로 아침을 열곤 한다. 사진은 콘플레이크에 우유를 붓는 모습. (자료 출처: 위키피디아 커먼스)

옥수수가 가장 많이 소비되는 지역은 대륙적 측면에서 볼 때 원산지인 아메리카다. 이유는 대륙의 북에서부터 중간은 물론, 남쪽에 이르기까지 여전히 주식이자 사료로 가장 많이 재배되기 때문이다.

먼저, 미국의 경우는 사람의 입으로 들어가는 옥수수가 주로 아침에 많이 투입된다. 한국인들의 아침 식탁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콘플레이크 이야기이다. 참고로, 현재 세계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콘플레이크는 ‘켈로그’사와 ‘포스트’사의 두 개가 있는데 모두 미국 회사들이다.

콘플레이크는 우연히 발명된 19세기의 산물로 요양원을 운영하던 존 하비 켈로그 박사가 환자들의 식이 요업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켈로그 박사는 환자들의 난폭한 행동과 성적 충동을 자제시키기 위해 술과 담배, 그리고 카페인의 섭취를 금지시켰다. 더불어 그는 채식 위주의 다이어트가 환자들의 심신을 안정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보고 섬유소가 풍부한 곡물을 가루로 빻아 물과 반죽한 후 구워서 크래커와 빵으로 만들어 환자들에게 제공했다. 물론, 효과는 매우 좋았다.

그러던 어느 날, 요양원에서 25인분의 밀가루 반죽을 망치는 일이 발생하고 만다. 요양원의 예산이 빠듯했던 까닭에 박사는 푸석푸석한 밀가루 반죽이 길게 잘 뽑아져 나오길 바라며 이를 압출기에 집어 넣었다. 하지만, 수분이 부족했던 밀가루 반죽은 잘게 부서져 나왔고 이를 아깝게 여긴 켈로그 박사는 이 조각들을 버리지 않고 기름에 튀겨보았다. 그런데 웬걸? 기대 이상으로 맛이 괜찮아서 이것을 환자들에게 주었고 이후, 환자들의 입맛과 기호에 더욱 잘맞는 여러 첨가물들을 넣으면서 현재의 콘플레이크가 탄생하게 됐다. 켈로그 박사는 동생과 함께 이에 대한 특허를 내고 시장에 콘플레이크를 본격적으로 출시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켈로그 사와 함께 현재 세계 콘플레이크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포스트 사 역시, 켈로그 사에서 유래했다는 것이다. 켈로그 사에서 일하던 포스트가 다시 독립해 회사를 차렸기 때문이다. 포스트는 당초, 켈로그 박사가 운영했던 요양원에 신경쇠약증을 치료하기 위해 들어왔다가 콘플레이크의 가능성을 보고 독립해서 켈로그와 마찬가지로 세계 최고의 아침 식사용 시리얼 기업을 일궈냈다. 국내의 경우에는 1980년부터 켈로그와 농심이 합작 설립한 농심 켈로그가, 1983년에는 포스트와 제휴한 동서식품이 생산을 시작해, 역시 국내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한편, 중미와 남미에서는 ‘타코’와 ‘또티야’가 인기 있는 주식이다. 물론 이들의 주재료도 옥수수 가루이다. 옥수수 가루를 반죽한 후, 만두피보다는 크고 넓게 펼친 후 이를 튀기면 ‘타코’의 주 재료인 ‘타코쉘’ 찌거나 구우면 ‘또띠야’가 되는데 중남미인들은 ‘타코쉘’과 ‘또띠야’ 위에 자기 취향에 맞춰서 고기나 야채, 치즈를 얹어 먹는다.

사실, 옥수수는 중남미인들에게는 그야말로 신이 주신 선물이나 다름없다. 콜럼버스를 비롯해 스페인인들이 멕시코와 페루에 닿았을 때 가장 놀라워했던 광경 가운데 하나가 굶주린 사람들이 눈에 띄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특별한 농기구가 없어도, 땅이 기름지지 않아도, 무엇보다 많은 노동력을 들여 오랫동안 경작하지 않아도 짧은 기간 안에 엄청난 양의 수확물을 안겨주는 옥수수는 중남미 어디에서도 기아에 허덕이는 원주민들을 허락하지 않았던 것이다. 해서, 굶주린 이들이 여전히 많았던 유럽인들에게 신대륙에서 처음 접한 장면은 가치 충격적이었다고 하인리히 야콥은 그의 명저 「빵의 역사」에서 기술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태양을 숭배했던 페루의 고대 제국 잉카에서는 태양신이 삼위일체(三位一體)의 신이었다. 이름 하여, 태양과 황금, 그리고 옥수수의 삼위(三位) 말이다. 그리스도교에서의 삼위일체가 성부(하느님)와 성자(예수), 그리고 성신(성인)인 것을 감안해 보면 옥수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중남미 대륙에서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북쪽에서부터 남쪽까지 아메리카 대륙의 구석구석을 제패한 옥수수는 유럽으로 건너가 온갖 멸시와 폄하 속에 펠라그라 병의 원흉으로 손꼽히며 유럽인들의 식탁에서 퇴출되어 갔다. 인상적인 사실은 이후,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에서 중동으로 수출한 옥수수가 정작 중동에서는 큰 인기를 끌었다는 것. 특히, 터키인의 조상인 투르크 족은 알갱이가 의지 굳은 무슬림처럼 보이는 옥수수를 대단히 좋아해 민족적인 곡물로까지 여겨지게 되었다. 물론, 여기에는 중동 고유의 역사적, 문화적 배경도 함께하고 있지만.
오랜 기간 동안, 메마르고 거칠며 덥기 짝이 없는 아라비아 반도에서 자신만의 문화를 일구고 산 이들은 중동의 유목민들이었다. 말과 낙타를 타고 다니며 가축을 키우고 중계 무역으로 생활을 꾸려온 이들에게 있어 농사는 생계를 보장할 수 없는 위험한 활동이었다. 그런 연원을 잘 반경하고 있는 것이 코란이다. 성경만 하더라도 농경과 곡식, 그 가운데에서도 특히 밀에 대한 비유가 자주 등장하지만, 코란에는 농경과 곡물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있는 것이라고는 오직 사막과 오아시스, 폭풍과 모래, 우물과 갈증 등에 대한 언급뿐이다.

그래서일까? 농경에 종사한다는 것은 유목민의 천직을 거스르는 행위로 간주돼 국가적 차원에서 아랍인들에게 법으로 농경을 금지시킨 곳 또한 중동 지역이었다. 그런 문화 속에, 옥수수를 처음 접하게 되었을 때의 중동인들은 마호메트가 천국에 가서라도 곡물을 심고 싶어하는 어느 신자에게 되돌려준 말을 저절로 떠올리게 했다. “네가 땅을 일구어 씨앗을 뿌리고, 눈 한번 깜박하면 자라고, 여문 뒤에 수확을 하면, 태산처럼 쌓이는 곡물을 얻게 될 것이다.”

옥수수는 무슬림에게 구원자와 같았다. 특히 정복민이 아닌 피정복민으로 중동에 사는 여러 부족민들은 농경에 의지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하여 무슬림의 묵인 아래 옥수수는 수퍼 곡물로서의 지위를 인정받으며 중동 최대의 주요 작물로 등장했다. 이와 관련해 어느 독일인은 16세기 중반, 유프라테스 강 유역을 여행하다 이 지역이 끝없이 광활한 옥수수밭으로 덮여 있음을 인상깊게 기술하고 있다.

그럼, 이것으로 이번 학기 들어 계속 연재했던 옥수수에 관한 오디세이를 마치도록 하겠다. 어느덧 11월 중순이다. 거리 여기저기에선 벌써부터 캐롤도 들리고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다음 주제는 국인들의 영원한 으뜸 주식이자 으뜸 간식, 치킨 아니 닭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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