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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매개 소설, 서양엔 ‘동물 농장’ ‘브레멘 음악대’ 우리에겐 ‘동백꽃’과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있어서양 닭은 착취로 희생당한 수난의 동물, 한국에선 사랑을 이어 주던 중매의 동물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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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3.09  11: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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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에 가장 많이 존재하는 조류가 닭이라서 그런지 닭을 매개로 한 문학 작품들 역시, 무수히 많다. 그 가운데에서도 필자의 머리와 가슴에 남아 있는 ‘닭’ 작품을 꼽아보자면 단연 조지 오웰의 ‘동물 농장’을 꼽아볼 수 있다. 평민의 편에 서서 공산주의를 위해 싸웠지만 그 실체를 알고 난 이후에는 누구보다 강경한 반공주의자가 됐던 조지 오웰. 그런 조지 오웰은 소련의 독재자 스탈린의 공포 정치를 목격한 후, 인류가 경계해야 할 전체주의의 실상을 고발하며 1945년에 ‘동물 농장’을 내 놓는다.

‘동물 농장’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어느 마을의 동물 농장에서 늙은 돼지, 메이저의 선동을 받은 동물들이 농장주의 압제에 대항해 반란을 일으킨다. 우여곡절 끝에 동물들은 힘을 합쳐 주인을 몰아내고 평등한 이상 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힘찬 나날을 보낸다. 그러나 가장 영리한 돼지들이 동물 농장의 지도자가 되고, 자신의 경쟁돈(?)들을 차례로 숙청한 돼지 나폴레옹이 독재자로 등극한 후, 동물들은 옛날보다 더 가혹한 여건 아래에서 혹사를 당하게 된다. 이윽고 인간과의 거래는 부활하고 동물 농장을 위해 누구보다 헌신적으로 일했던 말, 복서마저 일할 수 없게 되자 도살장으로 팔려가게 되면서 동물 사회도 인간 사회와 별 차이가 없는 것이 되고 만다는 정치 풍자 소설이 ‘동물 농장’이다.

   
 

이 소설에서는 돼지와 개, 양, 말, 고양이 등과 함께 닭도 등장하는데 인터넷 백과 사이트인 ‘나무 위키’를 통해 조사해 보니 닭은 몰락한 부농 계층을 상징한다고 한다. 나폴레옹이 권력을 장악한 후 달걀을 몰수해 인간들에게 팔기로 결정하자, 동물 농장의 닭들은 달걀을 부수며 저항에 나선다. 하지만 나폴레옹이 닭들에게 식량을 공급해주지 않자 결국 9마리가 아사하며 그의 독재 치하로 들어오는 비극을 맞보게 된다.
그림 형제의 ‘브레멘 음악대’ 역시, 닭을 주요 등장 인물로 소개하고 있다. 이 동화에서는 개, 고양이, 당나귀와 함께 수탉이 등장한다. 여기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당나귀는 늙고 약해져서 식량만 축내게 되자 주인이 자신을 도살할 계획임을 알아차린다. 이에 브레멘의 음악 단장이 단원들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음악단원이 되기 위해 집을 도망쳐 나온다.

브레멘으로 향하는 길에 당나귀는 노래를 잘하고 싶어 하는 수탉, 입 냄새가 심한 개, 쥐를 잡지 못해 쫓겨난 고양이를 만나 이들과 함께 음악대에 지원하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그 다음은 우리 모두 아는 대로 도둑들이 살고 있는 집에 들어가게 되고 이후, 당나귀를 중심으로 동물 피라미드를 만들어 함께 큰 소리로 욺으로써 집을 차지하고 있던 도둑들을 완전히 쫓아내는데 성공한다.

우리의 주인공인 수탉은 그런 동물 피라미드의 맨 정점에서 가장 큰 소리로 목청껏 소리 지르는 주인공이고. 인터넷을 통해 조사해 보니, ‘동물 농장’과 마찬가지로 ‘브레멘 음악대’의 등장 동물들은 주인에게 충성을 다했지만 나이가 들고 쇠약해져서 쓸모가 없게 된 하인이나 머슴을 의미한다고 한다. 역시, ‘동물 농장’과 마찬가지로 진한 여운을 남기는 사회 풍자 동화가 아닐 수 없다.

   
 

한편, 국내 소설 가운데 닭을 주요 소재로 다루고 있는 작품으로는 두개를 꼽아 볼 수가 있다. 먼저, 우리에겐 국어 교과서를 통해서도 너무나 친숙한 김유정의 ‘동백꽃’이다. 여기에서는 주인공인 ‘나’는 이웃집 점순네의 수탉 때문에 오늘도 속상하기만 한 청소년이다. 틈만 나면 우리집 수탉과 자신의 수탉을 싸움 붙이는 점순이가 오늘도 어김없이 두 것들을 붙여 놓았기 때문이다. 돌이켜 보면, 점순이의 패악질은 이것만이 아니다. 전에는 닭이 비명을 질러대기에 쫓아가 보니, 점순이가 우리집 씨암탉을 꼭 붙들고는 “이놈의 닭, 죽어라, 죽어라”하며 우리 닭의 볼기짝께를 암팡스럽게 패 주는 것이 아닌가!

결국, ‘나’는 점순이의 수탉을 이기기 위해 우리집 수탉에게 고추장을 먹이고 다시 싸움을 붙이기에 이른다. 하지만, 고추장 한 번 먹인 것을 가지고 이기기는 어불성설이어서 몇번 반격을 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종국엔 또 다시 패배를 맞보게 된다. 결국, 참다못한 나는 점순네 수탉을 단매에 때려 죽인다.

이후는 어떻게 됐을까? 다음은 우리 모두가 잘 아는 명 대사와 명 장면.
“이놈아! 너, 왜 남을 때려 죽이니?‘라는 서슬 퍼런 점순이 말에 난 울어버리고, ”그럼 너, 이담부턴 알 그럴테냐?“란 점순이의 엄포에 ”그래“하고 무턱대고 대답한다.

점순이는 뭣에 떠다밀렸는지 나의 어깨를 짚은 채 그래도 퍽 쓰러지고, 그 바람에 나의 몸뚱이도 겹쳐서 쓰러지면서 한창 피어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푹 파묻혀 버린다.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에 나는 땅이 꺼지는 듯이 온 정신이 고만 아찔하였다.

   
 

한편, 닭이 중요 테마로 등장하는 또 하나의 국내 소설로는 주요섭의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를 꼽을 수 있다. 줄거리를 간단히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시어머니와 며느리 정숙이 살고 있는 시골의 명문집에 서울에서 내려온 젊은 화가 한선호가 찾아와 사랑방에 머물게 된다. 선호와 정숙은 처음 본 순간부터 상대방에게 호감을 느낀다. 하지만 정숙은 청상 과부로 함부로 행동을 해서는 안 되는 처지다. 그렇게 두 남녀가 상대방에 대한 애정을 키워 나가지만 표현을 못한 채 속으로만 앓고 있는 가운데 정숙의 딸 옥희는 사랑방 아저씨와 뒷산에 올라가 그림을 함께 그리기도 하고 아저씨가 꺾어준 꽃을 엄마에게 전해주기도 한다.

어느 날 밤 옥희가 앓게 되자 마을에 가서 의사를 불러온 선호는 처음으로 어두운 뜰 안에서 정숙과 포옹하게 된다. 하지만 이들의 사랑을 눈치 챈 시어머니는 선호를 서울에 돌려보낸다. 서울로 떠나기 전날 밤, 선호는 옥희를 통해서 정숙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편지를 보낸다. 그러나 정숙은 옥희를 예쁘게 차려 입힌 뒤, 선호의 사랑을 거절하는 비통한 편지를 보낸다. 시어머니의 말대로 남편의 탈상도 벗지 못한 정숙은 선호의 사랑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이다. 다음 날, 선호를 태운 기차는 마을을 떠나가고 옥희와 정숙은 애틋한 마음으로 뒷산 위에 서서 기차가 사라지는 모습을 지켜본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닭은 어떤 역할을 할까? 이 소설에서는 떠돌이 닭장수가 소설 초반에 약방의 감초로 등장하는데 자신의 등에 나뭇가지로 만든 닭장을 짊어지고 다니며 동네에 닭과 계란을 팔러 돌아다닌다. 계란 장수는 계란을 좋아한 옥희와 선호 덕분에 자주 정숙의 집에 드나들게 되고 그 옥희네 식모와 눈이 맞아 정을 통하게 된다. 결국, 식모는 이 사실을 눈치 챈 시어머니에 의해 정숙네 집에서 쫓겨나가게 된다. 영화 말미에 이 사실을 모른 채 정숙의 집에 다시 나타난 그에게 정숙은 “더 이상 오지 마세요. 이젠 계란 먹을 사람도 없는 걸요”라는 쓸쓸한 말을 남긴다.

그럼, 다음 시간에는 여타 문학 작품과 함께 닭들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에 대해 살펴 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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