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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큰 신념’이 없어도 괜찮아 ··· 건강히 살면 되지~학보기자의 ‘비건’ 체험기 3일 채식에 몸의 변화 느껴
문효민 기자  |  xxihyominxx@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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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3.27  12:3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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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간 ‘비건 체험’을 한 기자가 먹은 음식들이다. 사진 문효민 기자

기자는 공장식 축산 방식에 문제 의식을 느껴 ‘비건 체험’을 해보기로 했다.

‘비건’은 동물성 식품 소비를 거부하는 사람이다. 고기는 물론, 치즈나 우유 같은 유제품과 달걀도 먹지 않는다. 비건은 허용 범위에 따라 다양한 유형으로 나뉜다. 완전 채식을 지향하는 ‘비건’, 우유와 계란은 허용하는 ‘락토 오보’ 등이 있다. 기자는 약 3일 동안 체험하는 만큼, 완전 채식을 지향하는 ‘비건’이 돼보기로 했다. 정확히는 되기 위해 애썼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국내 채식 인구는 150만명에 달한다. 전체 인구 중 2~3%에 해당하는 수치다. 그러나 한국에서 비건으로 살아남기란 쉽지 않다. 채식을 시작한 날, 첫끼를 먹기도 전에 “힘들다.”는 말이 나왔다. 비건들은 채식 자체보다 먹을 것이 없는게 힘들다. 우유에 시리얼을 말아먹던 일상이 동물을 착취하면서 얻어낸 것이란걸 체감했다. 비건식을 배달 주문하려하니 시간이 촉박했고, 기숙사 밑 편의점에도 비건식이라고 할 수 있는 건 사과뿐이었다. 비건식처럼 보여도 막상 성분표를 자세히 보면 고기나 유제품, 계란이 빠지지 않았다. 첫날 ‘비건 체험’은 실패로 돌아갔다.

두 번의 실패는 없다는 마음으로 다음 날은 구체적으로 식단을 계획했다. ‘어쩌다 농부’에서 ‘농부네 한 그릇 텃밭’이라는 비건 메뉴를 배달 주문했다. 볶은 두부와 쌈 채소를 비벼먹는 샐러드 라이스인데 정말 맛있었다. 채식에 대한 편견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양껏 먹고 난 뒤에도 속이 더부룩하지 않고 편안했다.

이어, 우리 대학 근처에 비건을 위한 빵을 판매하는 ‘살루떼’ 빵집에 갔다. 이미 춘천 비건들에게 유명한 곳이다. 들어가는 순간 풍기는 빵 냄새에 마음이 편해졌다. “비건 시작한 지 얼마나 됐냐”는 제빵사의 질문에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하루 됐다”고 말했다. 그는 “시작이 중요하다”며 기자를 격려했다. 생각보다 빵 종류가 다양해서 놀랐다. 우유 없이 빵을 먹을 수 있나 싶었는데, 이곳 빵은 다 촉촉해서 우유가 필요 없었다는 후문이다.

다음 날부터는 나름 능숙해져서 배달 앱으로 비빔밥을 주문하고 가게에 전화해 계란과 고기를 빼달라고 요청했다. 혹시 비건식이 입고됐을까 싶어 편의점을 몇 번이고 들락거리기도 했다. 프랜차이즈 커피숍에서 우유를 두유로 변경해봤다. 몇 십번이고 간 곳이지만 이렇게 변경해본 것은 처음이었다. 채소만 사용한다는 인도 커리집이 춘천 명동에 위치해 저녁 시간을 통째로 비워야하는 날도 있었다. 편의점에서 처음 ‘비건 인증’ 제품을 발견한 날은 기쁜 나머지 탄성을 내질렀다. 한끼를 먹는 것이 이렇게 품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었나. 새삼 비건의 고충을 실감했다.

기자의 비건 체험은 완벽하지 않았다. 하루는 배가 너무 고픈데 당장 먹을 수 있는 채식이 없어 냉장고에 있는 연어를 마구 집어먹기도 했다. 이후에는 자책하고 스스로를 꾸짖었다. 그러나 <나의 비거니즘 만화>의 작가 보선은 “완벽한 비건 한 명보다 불완전한 비건 지향인 100명이 더 가치 있다”고 말했다. 기자는 가볍게 ‘체험’을 해봤고 이제는 비건식을 ‘지향’하는 삶을 살아가려 한다. 시작은 환경과 동물권이었지만 지금은 건강이 목적이다. 짧은 시간 채식을 했는데도 속이 편안하고 몸이 가볍다. 비건들이 채식을 시작하는 이유는 신념과 윤리의식이지만 이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몸의 변화를 체감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큰 비전이나 신념이 없어도 괜찮다. 함께 ‘건강’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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