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오피니언
[기자수첩] 오직 사랑하는 사람만이 살아남는다
김정후 기자  |  kjh2715c@hallym.ac.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2.05.07  08:14:35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혐오하는 만큼 사랑하라.

현시대를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혐오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솔직히 서로를 너무나도 싫어한다. 남자는 여자를 싫어하고 여자는 남자를 싫어한다. 청년은 노인을 싫어하고 노인은 청년을 싫어한다. 흑인은 백인을 싫어하고 백인은 흑인을 싫어한다. 어디 인간뿐인가? 강아지와 고양이를 싫어하고 야구와 축구를 싫어한다. 이쯤 되면 그냥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은 싫어한다고 볼 수 있다.

과거는 미화되기 마련이다. 꼰대가 될 생각은 없다. 내가 추억하는 그 시절도 누군가는 불평하던 시절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다는 소리를 하게 된다. 서로가 사랑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는 나와 다름에 편견을 갖지 않았다. ‘그럴 수도 있지’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 더 많은 다양성을 인정하고 더 많은 목소리를 듣는 시대가 됐다고 하는데, 오히려 혐오만 커진 거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혐오는 또 다른 혐오를 낳는다. 이 구조를 설명하기 위해 현실에서 한가지 예시를 들겠다. 여러분들이 자주 보는 유튜브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유튜버 A씨가 인터넷 방송인 B씨를 저격한 일이 있었다. B씨의 말실수를 남녀 간의 갈등과 엮은 영상을 올렸다. 말 그대로 실수였다. 해명도 했고, 앞뒤를 따져봤을 때 문제 될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젠더이슈로 민감하던 때라 대중들의 먹잇감이 되기 좋았다. 그렇게 혐오의 대상이 돼버린 B씨는 수많은 악플을 받았고, 정신적인 고통에 시달린 끝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혐오는 혐오를 조장하던 주체인 A씨에게 돌아갔다. A씨를 좋지 않게 보던 사람들은 물론이고 A씨가 진실을 말한다고 믿던 사람들도 그에게 혐오를 쏟아냈다. 그래도 혐오의 고리는 끊어지지 않았다. 사건의 경과를 지켜봤을 때, A씨에게 돌아간 혐오는 언제든지 다른 사람을 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혐오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나는 어떨까. 나 역시 한때 혐오에 지배당한 삶을 살았다. 뒤늦게 찾아온 중2병, 또는 지적 허영심에 휩싸여 이유 없이 누군가를 싫어했다. 확실히 남을 욕하는 것이 더 쉽다. 잘 얻어걸리기만 하면 전문적인 이미지까지 얻을 수 있다. 어느 날, 누군가에게 “너는 왜 맨날 화나 있냐”는 소리를 들었다. 그에겐 농담이었겠지만 나에겐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그때의 나는 그저 누군가를 욕하는 도구에 지나지 않았다.

혐오의 시대를 겪고 있는 여러분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은 혐오해야 할 때 사랑하는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혐오는 또 다른 혐오를 만들고 언젠가 당신의 발목을 잡게 된다. 사랑은 생각만큼 거창한 일이 아니다. 사랑은 화나는 일에 즉각적인 분노를 쏟아내는 것이 아니라 잠깐 참아보는 것에서 싹을 틔운다. 우리를 지배하는 혐오가 사랑으로 바뀔 때 더 밝은 사회가 되리라 믿는다. 

 

/김정후 취재부 정기자

   
 
김정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인기기사
1
[보도] 전공박람회, 53개 전공 1천여명 상담 진행
2
[보도] 학생생활관 1인 사생실 시범 운영
3
[보도] 해외 취업의 길잡이 ‘글로벌 주간’ 특강
4
[보도] 한강을 따라 인문학을 되짚어 보다
5
[보도] “자기 삶의 주체가 돼 방향성 잡아가야”
6
[보도] “기업이 원하는 인재는” 25일, 명사특강 열려
7
[기획] 전공능력 중심 교육체계, ‘Hi FIVE’ 운영된다
8
[보도] 동아리들의 잔치 ‘클립 오락관’
9
[보도] 봉사시간 채우고 학점 받자 ‘자율형봉사인증’
10
[시사] ‘루나ㆍ테라’ 폭락… 무너지는 코인 시장
신문사소개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24252 강원도 춘천시 한림대학길 1 캠퍼스라이프센터 9-308호 한림학보사
제보 및 문의 : news@hallym.ac.kr / 033-248-287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지혜수(간사)
Copyright © 2005 한림학보. All rights reserved. news@hallym.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