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월요일에도 학보 보급함에는 한림학보가 봄꽃으로 피어있었다. 지난 2년간 역병이 온 세상을 움츠리게 했음에도 한림학보는 보행을 멈추지 않고 오히려 강하게 전진하고 있던 것이다. 평소 한 학기 10회 내외로 발행된 점에 비춰 볼 때, 이번 학기 10회 발간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이번 학기 학보 전체 구성은 권변과 경상이라 할 수 있다. 1~5면은 기획, 보도, 시사, 인터뷰 등을 각호별로 유연하게 배치했고, 6~8면은 교양, 오피니언, 사회·문화를 고정적으로 실었다. 이는 독자들에게 역동적인 설렘과 안정적 이해를 제공하려는 데스크의 의도가 잘 반영된 것이다. 또 지면 활용의 효율적 극대화를 들 수 있다. 대체로 기사가 모자라거나 기고에 문제가 있을 경우 광고나 기타 낙종들로 채우기 일쑤이나 이번 학보는 매회 전 지면에서 알찬 정보들로 가득 채워 놓았다. 이 또한 지면 구성의 묘가 잘 드러난 셈이니, 독자들은 매번 풍성한 학보를 만날 수 있었다.

1면은 학내 주요 행사를 다룬다. 졸업식, 입학식, 동아리페어 등은 해마다 있었지만 시각을 달리해 다뤘고 총학 선거, 창의 공간, 인트라뮤랄리그 등 학생들의 관심 정도를 반영했다. 학보 운영진은 1면의 무게와 가치를 1면에서 절제하는 대신 7면 사설에서 그 의미를 전하고 있다.

기획ㆍ보도 기사는 주로 학내외 행사, 학사 행정, 건강, 취업 등으로 다뤘다. 이 가운데 주목할 만한 것은 3월 28일자 “건강함에 뿌듯함을 더하다 ‘한림 플로깅’”과 4월 4일자 “캠퍼스를 거닐다”이다. 모두 학보에서만 다룰 수 있는 내용이지만 보편적인 정신ㆍ육체의 건강함을 잘 보여주는 기사라는 점에서 의의를 둘 수 있다.

시사는 국내외 이슈를 쉽게 정리해 독자의 시야를 넓히고 있다. 4개 항목으로 구성된 ‘시사상식’은 독자의 사고를 깊게 유도한다. 3월 28일자 윤석열 당선인 소식과 옆에 놓인 ‘슬로우플레이션, 태양절, 다크스토어, 칩플레이션’은 새 정부가 해결할 문제를 무심히 병치해 독자의 관심을 유도했다. 인터뷰 면은 학생회 및 자치기구의 목소리를 가공 없이 전달해 소통을 돕고 있다.

교양 면은 심훈 교수님의 명강의를 글로 접할 수 있는 면이다. 필자 또한 학보를 접할 때 가장 먼저 찾는 곳이기도 하다. “색깔의 인문학” 시리즈는 ‘색’이 갖는 역사, 사회, 문화적 맥락을 입체적으로 다루고 있어 사고의 지평을 넓히는 데 도움을 준다.

오피니언 면은 교직원의 글과 기자수첩으로 채워졌다. ‘한림원’은 강의실 밖 교수자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고 ‘기자수첩’은 학생기자의 고민, 소회 등을 다뤄 세대 간 관심과 고민을 공유하고 있다. 사회·문화면의 백미는 “혼자보기 아까운 전시회”다. 학생들의 작품과 이에 대한 기자 감상평으로 이뤄진 다소 서툴지만 신선한 기획으로 학보의 발랄한 매력을 뽐내고 있다.

이처럼 이번 학기 한림학보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10송이의 꽃을 피워냈다. 다만 앞으로 한림학보가 튼실한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기획ㆍ보도 기사에 차별성을 둬야 하며, ‘이주의 찬반토론’의 주제를 높게 설정해 논점을 예각화하면 좋을 듯하다. 

/김명준 국어국문ㆍ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