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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강제징용은 제3자 아닌 우리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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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3.11  08:4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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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가 강제징용 배상안을 내놓았다. 제3자가 변제하는 방식으로 한일청구권협약의 수혜를 받은 기업들이 피해자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한다. 20여년을 끌어온 문제의 종착점이 되리라 기대했건만 또 다른 시작을 예고하고 말았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배상안이 한일 관계 개선 절차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지향적인 한일 관계로 나아가려는 결단’이라는 윤 대통령의 자평에서 그 의도가 드러난다.

물론 중국과 북한에 둘러싸인 대한민국의 국제 정세 상 일본은 대한민국의 중요한 외교 파트너다. 지난 몇년간 단절된 한일 관계도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배상 문제를 관계 개선의 지렛대로 이용한 점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대다수의 피해자들은 이번 배상안에 반발하고 있다. 피해자측 법률대리인 임재성 변호사에 따르면 15명의 중 11명이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용 의사를 밝힌 피해자 유족 4명도 기나긴 재판에 지쳐 배상을 받아들이겠다고 한다. 배상안 자체를 납득한 것이 아니라 상황이 만든 입장임을 생각해야 한다.

문제는 제3자 변제가 당사자의 동의 없이는 이뤄질 수 없다는 점이다. 민법 제469조는 당사자가 허용하지 않거나 제3자에게 이해관계가 없을 시 변제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반발이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대법원이 변제의 적법성을 판단하게 된다. 법정에서 시작된 기나긴 싸움이 또 다시 법정으로 돌아가게 되는 셈이다. 이는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안겨줄 수 있다.

일제 강점기가 남긴 아픔은 돈으로 지워지지 않는다. 주변국들의 도움이 필요한 대한민국의 현실 역시 무겁다. 일본의 협력과 진정성 있는 사과를 동시에 이끌어내야 할 정부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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