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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의 인문학] 그리스 영웅들을 이끌고 황금양털 훔친 이아손 조국까지 배신하며 자신을 도운 메데이아 버려드라마틱한 내용으로 서양 화가들이 가장 많이 소재로 삼은 대상 황금 양털 이야기로 인해 이아손 그림은 황금 채색이 화폭 지배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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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3.18  07:3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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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스 신화의 이아손 편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 가운데 하나인 ‘메데이아’. 영국 화가인 앤터니 프레데릭 샌디스의 1868년 작품으로 영국 버밍엄 미술관에 소장돼 있다. 캔버스 전면을 지배하는 금색이 인상적이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지난 호에서는 조지아 땅인 콜키스의 황금 양털에 대한 그리스 신화를 소개했다. 이번에는 황금 양털을 훔치는 데 성공한 이아손의 황금 양털 원정대 이야기이다.

그리스 중부에 있는 이올코스의 왕 펠리아스에게는 이아손이라는 조카가 있었다. 그런데 용맹한 가운데 외모도 출중하고 지략마저 뛰어나 펠리아스 왕은 자신의 왕국을 그에게 빼앗길까봐 늘 이아손을 경계했다. 결국, 펠리아스 왕은 원정을 떠난 모든 이들이 실패하고 죽어 나갔던 콜키스 왕국의 황금 양털을 이아손에게 가져오라고 시킨다. 이에 이아손은 전쟁의 여신 아테나의 도움을 받아 거대한 배 ‘아르고 호’를 만들고 제우스의 부인인 헤라 여신의 원조 속에 수많은 영웅들을 모아 원정길에 오르게 된다. 참고로, 그리스에서부터 조지아까지는 약 2천km로 그리스 중부에서 출발하면 에게해와 흑해를 건너고 도중에 해협과 산악을 넘어야만 한다.

이아손이 원정길에 오를 당시, 헤라 여신의 도움을 받아 모집한 여러 그리스 영웅들 중에는 헤라클레스도 있었는데 그는 자신을 지도자로 추대하려는 다른 이들에게 모험을 계획한 이가 이아손이라며 주변인들의 바람을 정중하게 거절한다. 헤라클레스는 이후, 중간 기항지에서 자신의 시동이 납치당하자 그를 찾기 위해 모험을 중단한다.

이아손 원정대는 탐험 도중, 베브뤼케스의 땅에서 왕 아뮈코스와 살인 권투 시합을 벌인 뒤, 왕을 죽이고 다음 목적지인 트라키아로 향한다. 더불어 트라키아 지방에서는 제우스의 분노를 산 나머지 눈이 멀고 악취 나는 음식 찌꺼기만 먹어야 하는 피네우스 왕을 제우스의 저주로부터 구해준다. 이에 은혜를 갚기 위해 피네우스 왕은 서로 부딪히는 거대한 바위를 무사히 빠져 나가도록 도와주고 황금 양털 원정대는 콜키스에 무사히 도착한다. 황금 양털을 가지러 온 그에게 콜키스의 왕 아이에테스는 환대하는 척하며 황금 양털을 가져가기 위해서는 불을 뿜는 청송 소에게 멍에를 씌워 땅을 갈게 하고 용의 이빨을 땅에 뿌려야 한다고 명령한다. 이 역시 불가능한 임무였지만, 이아손에게 반한 콜키스의 공주 메데이아가 방법을 알려주어 이아손은 무사히 청동 소에게 멍에를 씌우고 땅을 갈며 용의 이빨을 심는다. 그러자 땅에서는 스파토이라는 병사들이 튀어나와 이아손을 죽이려 하고, 이아손은 침착하게 메데이아가 가르쳐 준 대로 그들 사이에 돌을 던져 돌을 차지하려는 병사들이 서로 싸워서 죽이게 한 후, 얼마 남지 않은 병사들을 직접 쓰러뜨린다.

이아손은 콜키스 왕의 요청을 모두 수행했지만 왕은 황금 양털을 내어 주지 않았고 오히려 원정대를 몰살시킬 음모를 꾸민다. 이에 메데이아는 용을 약으로 잠재워 이아손이 황금 양털을 가지고 콜키스에서 도망치도록 협조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이아손은 고향에 돌아가면 자신에게 큰 도움을 준 메데이아를 아내로 삼을 것을 약속한다.

한편, 이아손이 메데이아의 도움으로 황금 양털을 훔쳐 함께 달아난 사실을 알게 된 아이에테스 왕은 이들을 뒤쫓고, 이아손은 왕의 추격을 저지하기 위해 왕의 아들이자 메데이아의 남동생인 압시트로스를 죽여서 바다에 던져 버린다. 이 때문에 아이에테스 왕은 아들의 시신을 찾다가 결국 아르고호를 놓치고 아르고 호는 무사히 이아손의 고향인 테사리아에 도착한다. 물론, 도중에 난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오르페우스의 리라 덕분에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뱃사람들을 유혹해 암초에 부딪치게 하는 세이렌들로부터는 무사히 벗어날 수 있었고, 크레타 섬 부근을 지나가는 배들에 돌을 던져 침몰시키는 크레타 섬의 청동거인 탈로스는 약으로 진정시킨 다음, 단 하나의 약점인 발 뒷꿈치의 못을 뽑아 죽여버리는 등의 숱한 우여곡절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 테살리아에 도착한 이아손은 왕 펠리아스에게 황금 양털을 건네지만 왕은 약속을 어기고 왕위를 내주지 않는다. 이에 메데이아는 펠리아스 왕의 딸들 앞에서 끓는 물에 늙은 양을 넣어 어린 양으로 거듭하는 마법을 보여주며 딸들이 아버지인 펠리아스 왕이 다시 젊어지도록 유도한다. 이에 딸들은 솥에 들어가기를 한사코 거부하는 아버지를 끓는 물에 밀어 넣지만 메데이아가 사용한 마법의 약이 없었던 까닭에 펠리아스 왕은 끓는 물에 삶아져서 죽고 만다. 이후, 우여곡절 끝에 펠리아스의 아들 테살로스가 왕위를 계승하자 이아손은 코린토스의 공주 크레우사와 결혼함으로써 코린토스의 왕이 되고자 계획한다. 이 과정에서 이아손이 메데이아를 헌신짝처럼 버리자 그동안 이아손을 보살펴온 헤라는 분노하게 되고 더 이상 이아손의 뒤를 돌봐주지 않는다. 한편, 메데이아는 자신을 버린 이아손에게 복수하기 위해 마법 약을 묻힌 드레스를 코린토스 왕국의 크레우사 공주에게 보내고, 공주는 이 드레스를 의심 없이 입지만 드레스에 불이 붙으며 공주를 포함해 이 불을 끄려던 아버지까지 함께 불태워 죽인다. 한데, 메데이아는 이에 그치지 않고 자신이 이아손과의 사이에서 낳은 두 아들마저 죽이고 사라져 버린다.

한때 자신이 열렬히 사랑했고 조국을 배신하면서까지 황금 양털을 건네준 메데이아가 자신의 아들들을 죽인 채 사라지자 이아손은 정신이 나간 채 정처 없이 떠돌다가 제물로 바쳐졌던 아르고 호의 잔해를 발견한다. 그리고 온갖 상념에 잠겨 아르고 호 옆에서 잠이 들었지만 그의 머리 위로 아르고 호의 배꼬리 부분이 떨어지자 파란만장한 생을 마감한다.

이아손의 그리스 신화와 관련돼 인상적인 사실은 그가 구해온 황금 양털의 행방이 이후 묘연해졌다는 것이다. 흡사, 투탕카멘 왕의 저주처럼 너무나 많은 살인을 야기했던 황금 양털이었기에 사라진 것이 차라리 나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렇게 수많은 인물들의 피와 눈물로 얼룩진 황금 양털 신화는 이후, 서양 화가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소재를 제공하는 단골 메뉴로 자리하기 됐다.

그럼, 다음 시간에는 동양의 황금 신화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어느새 3월도 하순으로 접어들었다. 모두들 캠퍼스의 봄을 만끽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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