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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주가 조작·폭락 사태 관련자들, 너도나도 피해 호소임창정ㆍ박혜경 등 유명 연예인도 연루… 검찰 “철저히 색출해 엄정히 처벌할 것”
김정후 기자  |  20182517@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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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5.05  09:3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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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 이민한 기자

주가 조작사태로 수많은 투자자들이 고통받는 가운데 주요 인물들은 서로를 핵심으로 모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4일 최근 주가가 급락한 8개 종목에 대한 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대성홀딩스와 삼천리, 서울가스 등이 개장과 동시에 약 5%씩 하락하더니 9시 30분경 일제히 하한가를 찍은 것이다. 이후 26일까지 3일 연속으로 하한가가 발생하자 금융당국과 검찰은 본격적으로 조사에 들어갔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은 작전세력으로 의심되는 10명에게 출국 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어 금융당국은 주가 조작에 이용된 소시에테 제네랄(SG)증권을 압수 수색했다.

사태의 시작은 2년 전부터였다. 2022년 중순 도시가스 업체인 삼천리와 서울가스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자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당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가 가스업계에 호재로 작용했다고 해석했다. 해당 기업 내부에서도 비슷한 분석을 내놓으며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여겼다.

그러나 지난해 중순 가스와 관련 없는 업체들의 주가도 오르면서 의심받기 시작했다. 소프트웨어 업체 다우데이타, 항만 물류업체 세방, 금융지주사 하림지주ㆍ다올투자증권 등이 위 도시가스 업체들과 같은 패턴의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전문가인 애널리스트뿐만 아니라 주식 커뮤니티 등지에서도 경계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며 주가 조작 의심은 커져만 갔다. 그럼에도 꾸준한 우상향을 보여왔기에 믿음을 가진 투자자들도 많았다.

주가 조작 의심은 확신으로, 투자자들의 신뢰는 피해로 돌아왔다. 24일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주가 조작 세력으로 의심되는 10명을 출국 금지했다. 서울 강남경찰서도 26일 이들의 사무실에서 휴대전화 200여대를 압수하고 분석에 나섰다. 검찰은 주가 조작 혐의에 집중하는 반면 경찰은 미등록 자문 혐의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이원석 검찰총장은 이번 사태에 관련해 “주가조작 가담 세력과 부당이득 수혜자를 철저히 색출해 엄정하게 처벌함으로써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가 더 이상 훼손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또 이날 대검찰청에서 양석조 서울남부지검장에게 수사 상황과 향후 계획을 보고 받고 “자본시장 질서를 왜곡해 다수 투자자에게 대규모 피해를 준 불공정거래 범죄에 대해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당국과 유기적으로 협력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관계자들은 주가 조작 세력이 다단계와 통정매매를 결합한 방식을 이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통정매매는 특정 주식의 거래가 성황인 것처럼 오인하도록 사전에 약속하고 주식을 사들이는 방식이다. 조작 세력은 3년 전부터 투자자들 명의로 휴대전화를 개통해 해당 종목들을 사들였다. 일부 투자자에겐 노트북을 준 뒤 원격 프로그램을 활용해 대리 투자하는 방식도 활용했다. 또 투자자들의 지인에게도 투자 권유를 유도해 일정 수익을 제공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전형적인 다단계 매매라고 지적했다.

임창정ㆍ박혜경 등 유명 연예인들이 사태에 연루된 것도 국민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현재 주가 조작 세력으로 의심받는 주요 인물은 라덕연 투자자문업체 ‘호안’ 대표와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 가수 임창정과 박혜경 등이다. 이중 임창정은 자신도 주가 조작의 피해자임을 호소했으나 단순히 피해자라고 보기 어려운 정황이 드러나 의심을 사고 있다.

임창정이 조작 세력에게 돈과 신분증을 맡긴 것은 올해 초였다.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소속사 지분의 일부를 일당에게 50억원에 넘겼고, 그 중 30억원 가량을 그들에게 투자해 한달만에 58억원으로 불렸다. 짧은 기간에 두배 가까이 불어난 돈에 이상함을 느끼지 못했냐는 지적이 나오자 “큰손들도 크게 한번에 벌기 때문에 그정도 수익이 당연한 줄 알고 이상함을 느끼지 못했다.”라고 해명했다. 일당이 임창정의 신분증을 이용한 신용거래로 신용매수 54억원까지 더해 총 84억원의 주식을 매수한 사실 역시 몰랐다고 한다.

이 같은 해명에도 임창정과 주가 조작 세력의 연결고리가 드러나자 의혹은 짙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작년 12월 전라남도 여수의 한 골프장에서 열린 VIP 투자자 모임에 임창정이 참석한 영상이 공개됐다. 그는 축사에서 라 대표를 치켜세우며 그에게 투자금을 더 넣자는 식의 발언을 하는 등 투자를 권유했다. 같은 날 JTBC는 임창정이 라 대표와 법인을 세우고 아내를 사내이사로 등재한 사실이 보도되기도 했다. 임창정은 이 역시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으나 여론은 싸늘하기만 하다.

주가 조작 세력으로 의심받는 라덕연 대표와 김익래 회장도 자신이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라 대표는 김 회장을 핵심으로 지목했으나, JTBC가 공개한 녹취록에서 “이 판에서 내가 없어지는 리스크가 제일 크다”며 자신을 주가 조작의 핵심으로 언급한 것이 드러나기도 했다. 또 김 회장은 라 대표의 지목에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허위사실을 퍼뜨리는 행위는 중대 범죄 행위로 앞으로도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진흙탕 싸움이 이어지자 투자자들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국민들도 분노를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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