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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의 인문학] 고귀함과 천박함 동시에 지닌 금박의 이중성 트웨인은 ‘도금 시대’ 통해 19C 말 미국 비판금의 끝판왕은 딸마저 황금으로 만든 터키의 ‘미다스’ 왕 신체에서 덤 블론드(멍청한 금발)의 끝판왕은 마릴린 먼로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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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5.27  07: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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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5년에 개봉된 하와드 호크 미 감독의 코미디 영화, ‘신사는 좋아해’에서 마릴린 몬로는 돈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멍청한 쇼걸로 등장해 덤 블론드(바로 금발)의 대명사가 된다. 사진은 당시의 영화 포스터들이며 금발 여인이 마릴린 먼로이다. (이미지 출처: 구글)

예술 작품으로서의 금박은 지난 시간에 소개한 오스트리아의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 이전부터 그 유구한 역사를 자랑한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금박 제품으로는 이미 청동기 시대에 덴마크에서 만들어진 트룬홀름 태양전차가 유명하다. 금박을 사용해 태양신의 눈부신 빛을 묘사한 이 작품은 덴마크의 북서부 트룬홀름에서 발견됐으며 현재는 코펜하겐 국립박물관에 모셔져 있다.

아이러니컬한 사실은 금박이 신성함과 동시에 천박함도 상징하는 극단의 이중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 「톰 소여」,「허클베리 핀의 모험」으로 유명한 미국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도금 시대」라는 자신의 책을 통해, 19세기 말 저속한 미국의 속물 자본주의를 신랄하게 풍자한 바 있다. 트웨인은 미 정부의 무능 속에 부정부패로 엄청나게 치부(致富)를 한 졸부들이 추악한 내면을 감추고자 겉만 번지르르하게 도금을 했다는 의미에서 천민 자본주의가 판치는 미국을 고발했던 것이다.

사실 문학 작품의 시초로 금에 관한 우화를 거론하자면 당연히 그리스의 미다스 신화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미다스는 기원전 7~8세기 경 터키 서부에 존재했던 프리지아의 군주로서 엄청난 부를 소유했던 인물로 유명하다. 더불어 그의 사후에는 수많은 전설들이 생겼났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미다스의 손’이다. 기억이 가물가물한 독자들을 위해 간단하게 줄거리를 소개 하자면, 술의 신인 디오니소스를 숭배한 미다스 왕에게 디오니소스가 소원 하나를 들어주겠다고 한다. 그러자, 미다스는 자신의 손에 닿으면 모든 것이 황금으로 바뀌는 초능력을 달라고 기원한다. 이에 디오니소스가 매우 위험한 생각이라며 그를 만류하지만 미다스는 충고를 무시하고 디오니소스에게서 기어코 소원을 쟁취한다. 미다스는 손에 닿는 족족, 모든 것이 황금으로 변하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지만 식사 때가 돼서 음식을 먹으려다 음식이 황금으로 변하는 바람에 곤욕을 치른다. 하지만 정작 엄청난 재앙은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딸과 접촉하고 만 것. 결국, 딸마저 황금으로 만들어버린 미다스는 디오니소스에게 백배사죄함으로써 모든 것을 간신히 원래대로 돌려 놓는다. 하지만 어떤 전설에서는 화가 난 디오니소스에게 용서를 구하며 잘못을 빌다 손을 비비는 바람에 스스로 황금 동상이 되고 만다.

미다스를 둘러싼 또 다른 일화도 유명하기 그지없다. 그리스 신화 속의 아폴론과 판이 음악 대결을 벌였는데 다른 이들이 아폴론의 승리를 선언한 가운데 미다스만 판의 승리를 고집했다. 이에 약이 오른 아폴로가 미다스의 귀를 힘껏 잡아당기자 미다스의 귀는 당나귀 귀로 변해 버렸고 이를 창피하게 여긴 나머지 미다스는 모자를 쓴 채 이를 감추지만 자신의 이발사에게만은 어쩔 수 없이 들키고 만다. 하지만 임금님 귀가 당나귀 귀라는 사실을 발설하면 신변이 무사하지 못할 것을 잘 아는 이발사는 참고 참다가 들판에 나가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치고 이를 들은 갈대들이 바람만 불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와 비슷하게 소리를 내 윙윙거린다는 전설이 만들어졌다.

금과 관련된 유명인을 떠나 금과 관련된 신체 이야기를 하자면 금발을 빼놓을 수 없다. 로마에 전쟁 포로로 잡혀온 앵글로 색슨족의 하얀 피부와 파란 눈, 금발을 본 교황은 이들이 앵글로가 아니라 ‘엔젤’(천사)라고 이미 수천 년 전에 언급한 바 있다. 마찬가지로 마릴린 먼로가 주연했던 영화에서는 ‘신사는 금발을 좋아해’라는 제목으로 금발에 대한 환상을 대놓고 부채질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마릴린 먼로 역시, 금발이 아니었음에도 금발에 대한 남성의 환상을 자극하고자 항상 금발로 염색을 했다. 그럼, 다음 시간에는 금발에 대한 이야기를 마저 한 후, 금과 관련된 속담과 격언으로 이번 학기의 ‘색깔 인문학’을 끝내도록 하겠다.

어느새 6월이 코앞이다. 모두들 무더위 속에 건강 잘 챙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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