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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의 인문학] 고대에 최첨단 수학 문명 자랑한 국가는 이집트 피타고라스와 그의 스승 모두 이집트 유학생 출신매년 범람하는 나일강이 토지 경계를 무너뜨리는 바람에 농민 간의 영토 분쟁 없애려 면적 연구하는 기하학 탄생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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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9.16  06:3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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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cm 길이로 매듭을 묶은 길이 약 10m 정도의 새끼줄로 토지의 면적을 재는 장면. 고대 이집트인들에게 토지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면적을 형성하는 도형의 둘레였다. 만일, 내 땅의 둘레가 100m라면 이를 기초 자료로 활용해 실제의 면적과 똑같은 땅을 다시 배분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역시 땅의 모양이 원인지 삼각형인지 사각형인지에 따라 크기에서 상당한 차이가 존재했다. 예를 들어, 같은 100m의 둘레라 하더라도 땅의 모양이 둥근 원이라면, 면적이 800m2(약 250평)이지만 가로, 세로가 각각 25m인 정사각형이라면 면적은 625m2(약 190평)로 175m2(약 60평)나 줄어들게 된다. 이 때문에 이집트에서는 면적의 모양과 이에 따른 면적을 연구하는 기하학이 자연스럽게 탄생하게 됐다. 이러한 사실은 이집트 고대 왕국의 사료에 남아 있으며 사진은 이 기록을 토대로 당시의 계산법을 재현한 것이다. (이미지 출처: EBS 프라임)

지난 시간에는 수학자이자 철학자로도 명성을 떨친 피타고라스의 생애 가운데 유년기와 청년기에 대해 간단히 알아봤다. 이번에는 그의 청년 시절부터 중년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이다.

탐욕스러운 참주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피타고라스는 사모스 섬을 떠나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던 이오니아 지방의 밀레투스로 건너갔다. 이오니아란 터키의 아시아 지역에서부터 터키 서부에 걸쳐 당시 최고의 번영을 구가하던 그리스 연합국가로, 밀레투스는 이오니아의 핵심을 이루던 주요 도시국가 가운데 하나였다. 지금의 터키 서부 해안가에 있었던 밀레투스는 학문에서부터 경제, 문화 등에 이르기까지 지중해에서 가장 선진적인 도시였으며 엄청난 부를 자랑하던 메트로폴리탄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철학의 아버지’라 칭했으며 그리스 철학을 탄생시킨 것으로 유명한 탈레스 또한 밀레투스 출신이었다. 참고로 탈레스는 만물의 근원이 ‘물’이라고 주장했던 철학자로 그에 영향받은 많은 후학들이 우주를 구성하는 근본 물질을 찾는 철학적 여정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게 된다. 탈레스는 훗날 이집트로 건너가 수학과 천문학을 배운 뒤, 일식을 예측하고 쿠푸 왕의 피라미드 높이를 정확히 측정해 전 지중해에 명성을 떨쳤다. 더불어 탈레스로부터 수학한 아낙시만드로스와 아낙시만드로스에게 자극받은 그의 친구 아낙시메네스 역시, 그리스와 서양 철학사에 굵직한 발자국을 남겼다.

각설하고, 피타고라스는 밀레투스로 건너가 당대 최고의 철학자이자 수학자였던 탈레스 밑에 수학과 철학을 배웠다. 굳이 비유하자면 뉴욕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는 수학자이자 철학자를 찾아 유학을 갔다고나 할까?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피타고라스는 스승과 같은 길을 밟으며 다시 이집트로 건너가 무려 23년이나 멤피스 신전의 사제로부터 기하학과 천문학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은 지식을 습득했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드는 궁금증 하나. 탈레스와 피타고라스가 활약하던 시대의 이집트는 어떤 이유로 해서 당시 가장 선진적인 수학을 지니고 있었을까? 이유는 바로 나일강에 있었다. 길이가 6천9백km로 한반도의 7배에 해당하는 나일강은 세상에서 가장 긴 강이다. 한데 나일강의 상류에 있는 에디오피아와 우간다에서는 매년 엄청난 양의 열대비가 내리고 있었으며 불어난 강물은 토사와 함께 나일강 하구로 몰려왔다. 이 과정에서 나일강 하구 주변은 매년 같은 시기에 논과 밭이 온통 흙더미로 뒤덮여 버렸다. 물론, 불어난 강물과 함께 쓸려온 토사는 양질의 영양분을 듬뿍 머금고 있었기에 풍부한 농산물이 생산될 수 있는 옥토를 제공했다.

문제는 경계를 표시하는 울타리가 홍수에 쓸려나가면 흙으로 뒤범벅이 된 갯벌에서 농민들은 자신의 토지 경계를 도무지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국가가 개입하지 않는 한, 농민들 간의 영토 분쟁은 필수적이었기에 국가에서는 어떻게 해서든지 나일강 하구에서 농사짓는 이들의 땅 크기를 기록해 매년 농민들에게 재분배를 시행해야만 했다. 물론, 거기에는 정확한 토지에 기반한 세금 징수의 필요성도 한몫했다. 그리하여 나일강이 범람하면 해당 지역에 남아 있는 나무나 경계석 등에서부터 출발해 미리 기록해 둔 면적에 해당하는 토지들을 다시 측정하고 정확한 면적의 토지 소유권을 확인해 줌으로써 이집트 왕가는 공정한 분배를 시행해야 했다. 이 때문에 이집트 왕가에서는 수학에 재능있는 엘리트들을 고용해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고안했으며 결국, 매듭을 묶은 새끼줄로 논밭의 길이를 측정하는 방법을 창안해 냈다. 약 50cm 단위로 매듭을 묶은 긴 새끼줄로 토지의 가로와 세로를 측정함으로써 각 농민이 소유한 토지의 면적을 계산해 국가 장부에 기록했던 것이다.

그럼, 다음 시간에는 기하학에 대해 조금만 더 알아본 후, 이집트로 건너간 피타고라스의 이후 여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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