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소통을 위해 필요한 요소는 '누가, 무엇을, 언제, 어디서, 왜, 어떻게, (안)하다'의 6하 원칙의 내용이다. 이 중에서 문장을 구성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것은 사건(event)을 기술하는 'V (안)하다'의 동사(V: verb)라고 할 수 있다.

동사가 선택되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구성하게 되는 주어, 목적어, 보어, 부사 등의 정보가 필요하게 된다. 문법적으로는 문장의 다섯 가지 형식 (부사가 꼭 필요한 경우를 감안하면 일곱 가지 형식)으로 분석된다. 1형식: S + V, 2-1형식: S+V+C, 2-2형식: S+V+Adv, 3형식: S+V+O, 4형식: S+V+IO+DO, 5-1형식: S+V+O+OC, 5-2형식: S+V+O+Adv
문장을 생성하는 과정을 Chomsky(1995) Chomsky, Noam. 1995. The Minimalist Program. Cambridge, MA: MIT Press.
를 비롯한 최소주의 생성문법 이론가들은 병합(Merge)의 과정으로 설명한다. 도형 (1)에서 동사가 요구하는 정보인 명사(구)가 병합되는 과정을 내부 병합(IM: Internal Merge)이라고 한다.

동사구 VP 내부에서 동사 V에 명사구 NP(the window)가 내부 병합되어 동사구 VP(broke the window)를 구성한다. 문장 구조는 밑바닥에서 위로(bottom up) 구성된다. broke the window라는 동사구 VP 외부에 행위의 주체인 명사(구) John이 외부 병합(EM: External Merge)되면 John broke the window라는 문장 S가 생성된다. 이처럼 문장 생성의 중심에는 동사가 있다.

동사와 의미 해석에 필요한 명제와의 관계는 논항구조(argument structure)로 설명된다. 논항이란 명제, 품사로는 명사(구)라고 생각하면 된다. 의미론적으로 동사에 필요한 논항의 수에 맞추어 1항, 2항, 3항 등의 논항구조를 생각하게 된다. 동사 break의 논항구조는 아래 (2)와 같다.

논항 x의 의미역이 행위자(Agent)이고 논항 y의 의미역이 대상(Theme)이라고 하면 행위자 x는 John에 해당하고, 대상역 y는 the window가 된다. 행위자는 대상역보다 주어 선택의 위계에서 상위에 있어서 행위자가 주어로 선택되고 대상역은 목적어로 선택되어 동사 break을 중심으로 의미 관계가 성립된다.

동사의 특성은 동명사 구조에서도 볼 수 있다. 문법적으로 명사가 필요한 자리에 동사를 활용하여 만든 형태가 동명사다. 영어에서는 -ing를 동사에 첨가하여 동명사를 만든다. 아래 문장 (3)에서 동사 try에 -ing를 첨가하여 만든 trying이 동명사다.

(3) Trying to reject the suggestion was in vain.

trying은 문장 (3)의 동사 was의 주어 역할을 하여 품사는 명사다. 타동사 try는 to-부정사구를 목적어로 수반하는 특성이 있고 위 예문에서 to reject the suggestion이 동사 try의 목적어다. 이처럼 동사는 형태 변형을 통해 문법 범주를 바꾸어도 그 본유의 정보력을 그대로 보유하는 힘을 갖고 있다.

/김영화 영어영문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