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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좋은 어른이기 전에 그냥 ‘나’이고 싶다
손승현 부장기자  |  ssh1002@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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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4.06.01  08:4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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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있어 어쩌면 만 19세 그러니까 성인이 됐던 순간들은 꽤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있지 않을까 싶다. 필자에게 있어서도 성인으로서의 첫 순간은 아직도 생생하다. 20살이 되기 20분 전 친구와 함께 술집 앞에 줄을 섰다. 그때의 설렘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다.

동네 술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해가 바뀌기 직전 길거리에 나와 있던 모든 이들이 다 함께 여러 술집 앞에서 카운트다운을 외쳤다. 기대에 가득 찬 채 마신 첫 술은 생각보다 너무 쓰고 맛이 없었다, ‘이런 걸 왜 마시지?’ ‘이게 어른의 세계인가?’ 하며 겨우 술 한 잔에 취해 버린 순간이었다.

아직도 마음만큼은 고등학생인데 벌써 졸업을 앞둔 나이가 됐다. 학교에서는 학년순으로 하면 고참인 학년이다. 학교 근처에서 길을 걷다 보이는 중ㆍ고등학생들을 보면 정말 아기같이 느껴진다. 웃기게도 이런 생각은 20살이 됐던 해부터 했던 것 같다. 고작 한 살 차이인데 19살과 20살 사이에는 너무나도 큰 벽이 있는 느낌이었다. 어른들이 왜 “저 때가 좋은 거야” “저 땐 아무것도 안 해도 예뻐”라고 하는지 몸소 깨달을 수 있었다.

이제 이 학교를 벗어나면 필자를 보호해 줄 울타리는 더 이상 없다. 정말 혼자만의 힘으로 나아갈 때가 된 것이다. 이 사실은 때론 새로운 세상을 맞이할 필자를 설레게 하기도 하나 긴장과 두려움을 느끼게도 만든다.

어른이란 단어는 생각보다 큰 책임감과 무게를 갖는 듯하다. 생각해 보면 어렸을 때는 이를 당연히 몰랐던 것 같다. 철부지 어린이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참 이상한 사고방식이긴 했지만 어릴 때 강아지가 키우고 싶었던 필자는 부모님을 조르고 졸랐다. 겨우 얻어낸 나름의 조건은 필자 스스로 어른의 마지노선이라 생각했던 17살이 되면 강아지를 키우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17살이 된 그해에 필자는 새로운 학교에 들어가 적응하기 바빴던 어린 아이였다. 지금 생각하면 참 어이없는 기준이다.

물론 그렇다 해서 지금 애완동물을 키우고 있느냐 묻는다면 그것도 아니다. 내 몸 하나 간수하고 책임지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뿐만 아니라 소중한 생명을 덜컥 책임지기 가히 쉽지 않다는 걸 깨닫기도 했다.

스무 살이 된 후에도 성인이란 이름에 취해 살았던 것 같다. 마치 유행어 ‘너 뭐 돼?’와 같이 갓 성인이 된 것이었기에 두려울 게 없었다. 두려움이 없다는 건 때로는 무엇이든 도전할 용기를 주기도 했지만 되려 사람을 무식하게 만들기도 했다.

돌이켜 보면 성인이라는 하나의 조건이 생기고 나서 스스로를 족쇄로 얽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필자가 바라본 어른의 모습은 무엇보다도 큰 존재였기 때문이다. 그래서였을진 모르겠지만 ‘나도 그들처럼 멋지고 뭐든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런 마음은 되려 너무나 큰 욕심이 돼 화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잘하는 것보다는 그냥 하는 것. 그게 어른인 현재의 내가 추구하고 싶은 목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도 부디 어른이라 해서 너무 부담 갖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는 그저 살아가다 보니 어른이 됐을 뿐이다. 어른으로서의 ‘나’보다는 그냥 ‘나’에 집중하는 우리가 되길 바란다. 

 

/손승현 취재부 부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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