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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짱}호응이 어색한 문장을 찾아보자
심훈 교수  |  shimh@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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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4.12.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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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교 4년 교육받은 녀석이 말도 안돼는 문장을 쓸 수 있냐?” 1992년 7월, 모 신문사 경제부의 한쪽 구석에서 필자는 그야말로 열나게 깨지고 있었다. 글의 주어, 술어가 맞지 않는다는 고참의 지적으로 내 글쓰기 능력에 대한 모멸감을 한껏 느끼고 있었다. 사실이 그랬다. 딴에는 신경써서 쓴다고 했는데 선배가 지적한 대로 내가 쓴 문장의 곳곳에서 주어와 목적어 술어가 호응되지 않는 초등학생의 문장이 넘실대고 있었다. 그로부터 몇 개월 동안 필자는 밤 늦게 까지 남아서 쓴 글을 다듬고 고치고 또 다시 지우면서 문장의 호응관계를 손으로 익히고 있었다.  

  오늘 소개하는 ‘글짱 되기’의 세 번째 주제는 바로 ‘문장의 호응’이다. 모르긴 해도 아마 필자가 소개하는 글쓰기 노하우 가운데 가장 익히기 어려운 과제이기도 할 게다. 흔히 한국어는 대단히 어렵다고들 한다. 때문에 한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한국 사람들이 가장 똑똑하다는 농도 들리곤 한다.

   그러나, 필자가 미국 유학 시절에 경험한 미국인들의 글쓰기에서도 역시 주술간의 호응과 문법적 오류의 제거는 만만치 않은 일이였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필자가 결코 적지 않은 돈을 지불해 가며 거의 매주 의지하다시피 했던 영어 문법 교정 전문가는 필자가 유학하던 학교의 운동선수들이 해당 수업의 과제로 제출하는 글도 손 봐주고 있었다. 그런데, 그 교정 전문가의 말이 그네들의 글은 외국인인 나의 것보다 더 엉망이라는 것이었다. 특히, 단/복수와 3인칭 동사 및 시제에 관한 문법적 오류들은 우리나라의 중3 수준이면 알만한 것들인데도 항상 되풀이된다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었다. 한국어로 치면, 문장내의 주, 술, 목적어간 호응이 어색하다는 셈이다. 비단 운동선수들만이 아니었다. 대학원생이던 필자가 학부 교양 과목의 수업 보조 조교 일을 하면서 접한 일반 미국 대학생들의 글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비슷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결국, 문장내의 호응은 한국, 미국 가릴 것 없이 최고의 고등 교육 기관을 다니는 대학생들이 소화해내기 힘든 주제였던 셈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주어, 술어, 목적어간의 호응을 잘 이뤄낼 수 있을까? 문장의 호응에 대한 연습은 필자가 기사 작성 수업 시간을 통해 언제나 첫 번째로 과제를 내주는 대상이기도 하다. 학생들은 기사 실습 시간 첫 주 동안 국내 종합 일간지와 지방지에 실린 기사 가운데 주/술/목 호응이 어색한 문장을 최소 3건에서 최대 5건까지 찾아와야 하는데 이게 보통 일이 아니다. 때문에 수강생들에게 이 과제는 공포의 대명사다. 필자의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한 학생들은 이후 보다 쉬운 과제들과 함께 본격적인 문장 작성 요령에 대해 단계별로 배우게 된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전에 언급했던 짤막한 문장 쓰기와?재미있는 첫 머리 만들기인 셈이다.

   필자가 문장내의 호응을 강조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짧은 문장이 힘도 있고 읽기도 편한 것은 사실이지만, 문장이 길어도 그다지 큰 탈은 없다. 오히려, 길고 어려운 문장은 그 의미 전달 능력과 상관없이 글쓴이의 지적 능력을 일견 높아 보이게 하는 긍정적 효과(?)마저도 지닐 수 있다. 두 번째 글에서 강조했던 첫 문장의 오락성 및 환기성 역시 미흡해도 별 상관이 없다. 중간부터 흥미를 끌면서 인기가 상승하는 드라마도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문장의 호응으로 화제를 바꾸면, 이야기를 달라지게 마련이다. 주어와 목적어, 술어가 호응하지 않는 경우에는 그 수준을 논하는 데 있어 천하장사라도 할 말이 없기 때문이다. 글쓴이의 수준이 단번에 초등학교 수준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의 호응을 맞게 써 나간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작업에 속한다. 따라서, 글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문장의 호응에 신경을 쓰려면, 많이 써보고 자꾸 되풀이 해서 읽어보는 수 밖에 없다. 그것도 눈에 없는 힘 있는 힘 다 주어 가면서. 주변에 글에 관한 한 어느 정도 필력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진 친구나 선후배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방법이다. 잊지 말자. 부끄러워한다면 결코 글짱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정 친구에게 보이기 부끄럽다면, 교수님을 찾아가 교정을 부탁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것도 어렵다면, 학교 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교정 센터에 가던가. 또, 신문을 꾸준히 정독하는 것도 매우 훌륭한 도움을 준다. 명심해야 할 사실은 중앙 일간지를 이용하라는 것이다. 글쓰기 과제에서 학생들이 들고 오는 문장 호응의 불일치에 관한 예제는 90% 이상이 지방지에서 나온다.

  결코, 폄하할 생각은 없지만, 강원도에서 나오는 일간지들을 30분만 힘주고 들여다 보라. 만일 문장의 호응이 어색한 것을 찾는다면, 당신은 좋은 글을 쓸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하고 싶다. 만일, 호응이 어색한 것을 도저히 못 찾겠다면, 이제부터라도 그 연습을 시작하라. 문장의 호응을 맞추지 못하면서 글짱이 되고 싶어 한다는 것은 나무에 올라가 물고기를 구하려는 일(緣木求魚:연목구어)과 같기 때문이다. 글을 쓰면서, 일부러 한 군데의 문장 호응을 틀어 보았다. 만일 한번 더 읽고 제대로 찾는다면, 당신은 많은 발전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그렇다면, 글쓰기 수업을 들어보아라. 생각보다  얻는 것이 많을 것이다.

/ 심훈 교수(언론정보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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