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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기획]북한의 권력구조 재편과 남북한 관계 전망김정일 정권, 군부중심 체제로 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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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2.09.0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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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시아의 주역으로 떠오르는 중국이 최근 덩사오핑의 사망으로  권력체계가 개편되고 있다. 황장엽 노동당 비서의 망명 사건으로 체제의 심각성을 표출한 북한도 7월 이후에 김정일의 공식 승계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된다. 올해는 한국의 대선과 함께 북한, 중국이 권력 재편기에 놓여 있다. 이에 학술부에서는 북한, 중국의 권력구조 재편이 한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전망해 본다.

1.북한의 권력구조 재편과 남북관계
2.중국의 권력구조 재편과 남북관계

  북한 부총리겸 외교부장인 김영남이 김정일 생일에 읽은 축하문에서 “김정일 비서와 혁명군대가 혁명의 주체핵심세력을 이루며, 군대가 곧 인민이요, 국가이며 당이다”라고 목청 높여 외쳤다. 북한은 지금까지 기회가 있을 때마다 군의 역할을 강조해 왔으나 이번처럼 이례적으로 힘주어 말한 적이 없었다. 그렇다면 왜 김영남이 ‘군중심’을 이례적으로 외쳐야 했던가 하는 점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이 단순히 군의 중요성과 역할의 막중함을 강조한 수사학적 표현일 뿐이라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겠으나, 그렇지 않고 그 뜻이 표현 그대로라면 이것은 군대가 북한을 접수해 통치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은 김일성 사망 이후 국가 주석직과 노동당 총 비서직을 공석으로 남겨둔 채 김정일이 국방위원회 위원장직과 인민군 최고사령관직으로 북한을 통치하고 있으므로 김정일 정권은 사실상 군부중심의 과도정권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귀순한 황장엽 비서도 그의 서신에서 김정일 체제를 ‘군사 독재적 전제’라고 규정하면서 지금의 북한은 김정일의 자의가 최고의 법으로 돼 있는 ‘사회봉건주의적 군벌집단의 계엄통치상태’라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 북한의 실상은 식량난에 의한 사회기강해이와 주민들의 집단탈북에 이어 핵심 세력까지 귀순하는 마당에 ‘이제는 군대밖에 믿을 곳이 없다’라는 절박한 상황으로 김정일 정권이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김정일이 지난 한 해동안 무려 51회나 군부대를 순시하면서 군부를 격려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된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김일성 사망 만 3년이 되는 7월 이후에 김정일의 공식 승계가 이뤄지고, 이때 즈음해 북한 권력 핵심부의 개편이 ‘김일성 세대’로부터 ‘김정일 세대’로 그리고 ‘군부중심’으로 전격 교체되는 과정을 밟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황장엽의 귀순사건으로 권력핵심부의 동요가 표출돼 현 지도부에 대한 전면적인 사상 검증 작업의 필요성이 대두됐고, 또한 강성산 총리의 해임과 최광 인민무력부장의 사망 등 잇달은 권력핵심부의 유고로 인해 북한권력 구조의 개편이 조기에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이미 어느 정도 시작됐음을 시사하기까지 한다.

  북한 고위직의 인사는 당중앙위 전원회의에서 결정되는데, 지난 93년 12월 6기 21차 전원회의 이후 당중앙위 전원회의가 열렸다는 보도가 한 차례도 없었다. 그러나 각종 행사에 참석한 인물들의 보도를 통해 인사 이동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바, 김정일의 생일 기념행사, 최광 인민무력부장 장의위원명단과 장례식이 이러한 권력핵심부의 인사 이동을 짐작케하는 한 단서가 된다. 인민무력부장 최광의 장의위원회 위원 85명 중 군부 인사가 61명에 달하는 바, 이는 지난 95년 2월 오진우 인민무력부장 장의위원회 위원 240명 중 군인은 53명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군부의 비약적인 승격을 나타낸다. 이는 군부가 북한권력을 사실상 장악했으며, 이미 군부가 통치수단의 중심축이 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어떤 관점에서는 김일성 사망 후 군부 강경파가 북한을 주도해 왔으며 김정일의 후견인 역할을 실질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이제는 북한에서는 군부가 모든 국정을 좌지우지할 것이며, 특히 통일·외교·안보 분야에서는 군부의 목소리가 그대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염려하는 것은 군부중심의 김정일 정권의 향후 대남정책의 향방이다. 대개 군부정권은 대외적으로 팽창정책과 호전적인 정책을 추구해왔다는 역사적 교훈을 감안할 때 북한 군부의 강경하고 호전적인 대남정책이 우려된다.

  북한이 지난 해 9월 잠수함 침투 중 좌초에 따른 아군의 소탕작전에 대해 ‘백배천배’ 보복하겠다고 했다. 지난 2월8일 미국 LA에서 발생한 재미교포간 충돌 사건을 한국의 정치테러라며 ‘백배천배’ 보복과 징벌을 가할 것이라고 공언했으며, 최근 황장엽의 귀순을 한국 기관에 의한 납치라며 몇 천배의 보복을 위협하는 등 극언을 서슴지 않는 것과 아직 확실히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귀순자 이한영에 대한 테러행위가 북한 군부정권의 호전성을 그대로 표출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특히 북한은 현재 회복이 불가능한 경제난과 함께 민심이반에 의한 탈북사태 등 체제 붕괴 위기감이 점증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정칟경제·사회적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군부집단은 대남 도발을 고려할 개연성이 있으며, 또한 김정일을 위시한 권력에리트들이 ‘군중심’을 강조하면 할수록 군부의 모험주의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우리는 경계해야 한다. 그러므로 이 시점에서 우리로서는 남북한간의 긴장을 완화해 한반도에서 전쟁을 억제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된다. 이를 위해서는 북한에게 가장 시급한 식량지원을 위시한 시혜적인 경제협력을 증대함으로써 남북대화의 재개를 모색하는 한편, 북한을 4자회담으로 유인하기 위한 다각적인 외교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 김무웅<정치외교학과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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