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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구유언] ‘비틀’거리는 대학 음주문화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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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2.10.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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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마다 개강 때가 되면 처음 대면하는 선후배들의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한 술자리가 의례 마련된다. 선배들은 대학에 갓 입학한 후배들에게 이른바 ‘대학주도’를 가르치기 위해 ‘술과의 전쟁’을 선포한다. 후배들은 충성을 다해 전쟁에 임하고 선배들은 그런 후배들을 보며 뿌듯해 한다.

  그러나 전략없는 전쟁은 결코 성공하지 못한다. 언제부터인지 대학의 음주문화는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식으로 진행됐다. 1차술과의 전쟁이 끝나면 2차, 3차 대전은 기본이다. 거리에서 방황하며 고성방가를 하고 노상방뇨도 서슴치 않는다. 이것이 소위 ‘지성인’이라는 대학생의 음주문화인 것이다. 실제로 대학 음주문화의 잘못된 관행이 부른 사건이 지난 18일 우리학교 학생의 음주운전 사고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 2월19일에는 연세대학교 신입생이 환영회에 참석한 후 술에 취한 채 여관에 투숙했다가 숨진 사건도 발생했다. 이는 현재 대학의 음주문화 실태가 얼마나 심각한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대전지법 형사합의부는 지난 96년 3월에 발생한 충남대 신입생 환영회 음주 사망사건과 관련, 후배에게 한꺼번에 많은 술을 마시게 강요한 선배에 대해 과실치사죄를 적용, 금고 8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선후배간의 친밀을 목적으로 마련된 자리가 선후배간에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게 된 것이다.

  잠시 과거 우리의 대학 음주문화를 살펴보자. 예전 우리의 선배들은 대학의 민주화와 사회의 민주화를 함께 고민하는 자리에서 주로 술을 마셨고 나라의 미래에 대해 생각했다. 최소한, '술' 자체가 목적인 자리는 아니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지금에 와서 과거의 대학 음주문화를 그대로 받아들이자는 것은 아니다. 단지 술자리의 목적과 그 유용성을 단순한 쾌락으로만 이해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대학 음주문화는 어떠한가? 선후배가 만나는 공간은 건강한 논의보다는 주(酒)가 주(主)가 됐다. 무엇을, 누구를 위한 술자리인지도 모른 채 그저 마셔만 대고 있다.

  그나마 우리에게 대학 음주문화 혁신에 한가닥 희망을 주는 소식들이 있어서 다행이다. 어떤 대학교에서는 ‘술마시는 환영회’가 아닌 ‘환경정화 봉사활동을 위한 환영회’를 마련했다. 또한 건전한 음주문화 만들기 캠페인도 대학가에서 점차 확산되고 있다. 대학생 스스로가 현재의 비틀거리는 음주문화를 타파하기 위해 방향키를 돌리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을 기점으로 이제 대학의 음주문화도 새로운 환경을 찾아야 한다. 소비지향적이고 구태의연한 기성세대들의 일부 그릇된 문화를 아무 생각 없이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이제 막 대학생활을 시작하는 후배들에게 선배들은 건전한 대학문화가 무엇인지를 보여줘야 한다. 또한 후배들 역시 대학이라는 새로운 사회를 술에 찌든 채 맞이해서는 안 될 것이다.                                              

/ 임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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