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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논평]불법·부당노동행위노동자에 ‘고통 떠넘기기’…엄격한 법 적용 필요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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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2.10.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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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30일 정년을 2년밖에 남기지 않은 초등학교 교사가 임용 결격사유로 직권면직 통보를 받게 되자 이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결격교원 임용취소조처는 총무처가 정부 각 부처에 공문을 보내 “재직 중인 공무원이 임용결격사유에 해당할 경우 당연 퇴직돼야 한다”고 지시하고 경찰청에서 파악한 자료를 통보하면서 시작됐다. 정부의 이러한 조처는 국가공무원법 제33조 제1항 및 제69조와 지방공무원법 제31조 및 제61조에 근거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근로자가 부당해고 후에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도록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하여 의무자인 사용자가 이제는 근로자가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할 것으로 신뢰할 만한 정당한 기대를 가지게 된 다음에 새삼스럽게 그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신의칙이나 금반언의 원칙에 위배돼 허용할 수 없다”고 한 대법원의 판례를 고려할 때 형평성을 잃은 조처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정부의 이번 조치는 정부가 행정잘못으로 결격사유가 있는 자를 임용했을 뿐만 아니라 그때 정부가 채용하지 않았다면 다른 직장을 구했을 것이라는 점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경직된 법적용이라고 보여진다.

  그러면 정부는 사용자에 대해서도 이처럼 엄격한 법적용을 하고 있을까? 정부는 지난 2월6일 노·사·정 대타협 당시 ‘불법·부당 노동행위근절’을 약속했을 뿐만 아니라 이기호 노동부장관은 지난 3월12일 대기업들의 대규모 인원감축에 대해 자제를 요청하면서 “법에 어긋날 경우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정부는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미온적 태도로 일관해오고 있다. 근로기준법은 부당해고·부당전직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으며, 임금체불에 대해서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노총이 올들어 신고된 2천여건의 부당노동행위 가운데 그 정도가 심한 74건을 고발했지만 단 한 사람도 구속되지 않았으며, 벌금을 무는 경우에도 수백만원 대에 그쳤다. 사업주의 입장에서 볼 때 벌금을 무는 것이 법을 지킴으로써 부담하는 비용보다 유리한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아직도 사업주가 양심에 따라 법을 준수해주기를 기다릴 뿐, 근로자에 대한 것과 같은 엄격한 법적용을 하고 있지 않다. IMF구제금융을 빌미로 2월에 개정된 노동법은 노·사·정 합의안의 내용에도 미치지 못하는 내용일 뿐만 아니라 기업의 구조조정은 아직 묘연해 보인다. 나아가 정부는 변호사와 공인회계사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물리겠다던 당초의 방침을 철회하는 대신 사병들을 포함한 공무원에 대한 임금삭감을 결정했다. 정부의 최근 정책들 가운데 어느 곳에서도 진정으로 고통을 분담하려는 노력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근로자들은 그저 이러한 법안이라도 지켜지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것이다.

/ 유성재(법학과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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