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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슬픔이나 고통을 내면의 힘으로 극복할 때 시다움 살아나”인터뷰 - 우리학교 시인 국어국문학과 김은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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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2.10.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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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를 쓰게 된 동기는 무엇이며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시를 썼는지

  시를 쓰기 시작한 것은 중학교 때부터였으나 특별한 동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본격적으로 습작을 한 것은 대학에 들어가서인데, 당시 학교 문리대에는 선배 소설가 김승옥의 ‘산문시대’를 이어받은 후기산문시대동인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었다. 한일회담반대데모와 휴교가 계속되던 어수선하고 가난한 시절이긴 했으나 순수학문, 예술에 대한 긍지와 열망이 드높은 분위기에서 글쓰기를 계속했고, 대학원에 다니던 중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돼 어리둥절한 채로 시인이 됐다.

  시쓰기는 처음에 삶의 일부분이었다가 어느 사이 그것은 내 삶과 일체가 됐다. 문예창작론 등을 강의하는데 학생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것은 대학은 자신이 일생동안 할 일을 찾고 배우고 준비하는 기간이다. 문학은 다른 영역보다 손끝이나 지식으로 할 수 있는 기능적인 것이 아니라 전인적인 일이어서, 이제라도 자신의 가능성의 싹을 찾아 빨리 글쓰기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창작에 대한 지식은 그 다음에 얻어도 충분하다. 또한 시는 시들지 않는 젊음이고 끝없는 새로움이다. 세상의 관습과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의 정신으로 변화하고 도전하는 것이 시가 갖는 본질적 생명의 본질이다.

▲ 지금까지 자신이 구축해 온 시의 세계는

  이제까지 시 또는 자신에 대한 시를 쓰며 내가 이룬 것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시를 쓰면서 느끼는 것은 끝없는 부끄러움, 자기반성 같은 것이다. 어느 시인의 호가 미당(未堂)인데, 세상의 많은 시인들 가운데 제대로 집 채를 지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다만 내 능력껏 최선을 다해 시를 쓰고자 한다.

▲ 좋아하는 시나 시인은

  내게 시는 또한 학문의 대상이다. 만해는 그 시가 깊이의 면에서나 시대정신을 담고 있으면서 어느 시대에나 읽힌다는 점에서 우리가 자랑할 만한 시인이다. 백석이나 윤동주시인도 진실된 생활과 삶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어서 좋아한다. 시를 쓰는 학생들에게 도움말을 시에 뜻을 두고 열심히 시를 쓰는 젊은이들을 나는 존경한다. 그들에게는 자신의 삶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뚜렷한 의자와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글쓰기는 다른 어떤 일보다 큰 고뇌와 인내가 요구된다. 이 까닭으로 나는 그들을 볼 때 안쓰러움을 느끼기도 한다. 글쓰기는 영어공부처럼 오늘 10페이지, 내일 얼마 식으로 성과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또한 현물로 바꾸어지지도 않는다. 그러나 시는 보이지 않는,세상에서 살 수 없는 고귀한 것을 준다. 문학의 효용을 흔히 교훈에서 찾지만, 시는 슬픔이나 고통을 내면의 힘으로 전환시킨다. 고독 속에서 잘 인내하여 자신의 길에 서기를 바란다.

▲ 앞으로의 계획은

  시집을 준비하고 있다. 가을쯤이 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집의 또 한사람 시인(오탁번·고려대학교 교수)과  함께 시안(詩眼)이라는 이름으로 시잡지 창간을 준비하고 있다. 좋은 시를 쓰고 발표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우리 문학의 발전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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