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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우리학교 명의의 어원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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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2.10.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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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고에 자랑스런 ‘한림’의 이름으로 넓고 넓은 세상 끝없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우리는 오늘 참으로 큰 인연을 맺어 한림가족이 되었다. 우리의 이름인 한림을 학교 이름으로 붙인 분은 설립자이신 고(故) 일송(一松) 윤덕선(尹德善) 선생이시라고 한다.

  그런데 한림(翰林)이란 말의 뜻과 유래는 무엇일까? 한림이란 글자대로 한(翰)과 림(林)이 합해진 말이다. 한(翰)의 부수는 깃 우(羽)로 본래 새가 높이 난다는 의미의 글자였다. 옛날에는 새의 깃으로 붓을 만들었으니 이 글자는 붓 한이 되었고, 붓으로는 또 글을 썼으니 다시 글 한의 뜻까지 가지게 되었다. 림(林)은 부수가 나무 목(木)으로 나무가 모여있는 모습이다. 그래서 수풀 림이 되었으며, 수풀은 나무가 많이 모여 있으니 이 글자는 다시 많을 림이 되었다. <시경(詩經)>에는 ‘날면서 높이 날면서 (如飛如翰)’나 ‘크고도 무성하여 (有壬有林)’ 같은 시구가 있다. 여기에서 한(翰)이나 림(林)이 뜻깊은 낱글자로 각각 쓰이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따로 쓰이던 글자가 한림(翰林)이라는 말로 연결되어 문헌상에 나타난 가장 오래된 예는 중국 서한시대(西漢時代) 문학가인 양웅(揚雄)의 <장양부(長楊賦)>라는 글이다. 그 가운데 ‘붓을 빌려서 주인으로 삼고, 먹으로는 손님을 삼는다. (藉翰林以爲主人, 子墨爲客卿)’라는 대목이 나오는데, 여기서 한림이 붓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당(唐)나라 이선(李善)은 다시 주를 붙여서 ‘한림이란 붓이 숲처럼 많은 것이다’라고 덧붙이기도 하였다. 따라서 한림이란 붓이 모여 있는 숲, 말하자면 학문의 숲이라는 말뜻이다.

  이 한림이란 말이 당나라 때부터 관청의 이름으로 들어가 한림원(翰林院)이나 한림학사원(翰林學士院) 등으로 쓰이게 된다. 그 곳에서는 최고의 문장가들이 모여서 학문분야를 담당하였으며, 황제의 조서(詔書)를 쓰기도 하였다. 당나라의 유명한 시인인 이백(李白)도 한림원에 들어가서 벼슬이 한림학사(翰林學士)였다. 한림대학교를 졸업하는 학생들은 학사학위를 받아 한림학사가 되니, 말하자면 이백과 같은 직위에 오르는 것이다.

  이 한림이라는 말이 들어간 관청은 당나라 이후 청나라 멸망까지 천년 이상 계속 유지되다가 공식적으로 사라지는데, 이러한 곳을 한림이라고만 줄여서 부르기도 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신라 때부터 이 말을 사용하여 고려시대나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학문 분야나 외교문서, 과거시험 등을 주관하는 관청이름으로 예문관(藝文館)이란 이름과 번갈아 가며 쓰고 있다. 신라의 최치원이나, 고려의 김부식, 이규보 등 빛나는 인물들이 모두 한림에서 활동하였으며, 조선시대의 이름 있는 학자 치고 한림을 거치지 않는 자가 없을 정도였다. 요즘은 노벨상을 주는 스웨덴 아카데미도 우리가 한림원으로 번역하여 불러주고 있다.

  따라서 한림에 들어간다고 하는 것은 학문을 하는 사람으로는 커다란 영예였다. 생각해보면 오랫동안 한자문화권에서 가장 귀하게 여기고 아끼던 한림(翰林)이란 이름을 오늘 우리가 이어받아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또 학교 뒷산의 이름도 봉황새가 찾아드는 모습이라는 봉의산(鳳儀山)인데, 한림의 한(翰)이란 글자에 새가 높이 난다는 뜻이 있으므로 서로 멋지게 짝을 이루는 셈이다. 일찍이 김시습(金時習)이 소양정(昭陽亭)에 올라 ‘새가 하늘 끝까지 나는구나’라고 하였다. 이제 우리 모두 저 우뚝 솟은 봉의산, 유유하게 흐르는 소양강을 바라보며 높이 나는 새가 되자. 천고(千古)에 자랑스러운 한림(翰林)이란 이름으로.

/ 교양교육부 전임강사 김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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