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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책 한권] 복지국가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Welfare States in Transition」, UN사회개발연구소(1996) 역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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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6.02  09:5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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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새로운 사회복지제도의 확충과 함께 ‘무상급식’으로 촉발된 복지논쟁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불거진 ‘향후 우리나라의 복지모형을 어떠한 방향으로 지향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은 전문 연구자들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에게도 지대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현재의 상황에서 1970년대 말 서구 복지국가에서 등장한 복지국가위기론과 그 이후 본격적으로 진행된 복지국가재편과정에서 나타난 변화들을 면밀하게 분석한 「Welfare States in Transition」(1996)은 다양한 복지체계의 변화와 모습들을 확인할 수 있는 큰 의의를 지닌 책이다.

1990년대에 들어 문민정부의 ‘삶의 질의 세계화’, 국민의 정부가 주창한 ‘생산적 복지’의 슬로건 하에 우리나라의 복지체계는 그 이전과는 확연하게 구분되는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특히 1997년 11월 외환위기로 인해 IMF 구제금융을 받고 있었던 우리나라가 새로운 사회안전망을 구축해 나갈 때, 어떤 복지모형을 추구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당시 사회복지학계에 커다란 화두로 등장했었다. 또한 세계적으로도 신자유주의 이념의 급격한 확산이 초래할 새로운 복지지형의 변화를 예측하기가 매우 어려울 정도로 혼란스러웠다.

이러한 시기에 출판된 「Welfare States in Transition」(1996)은 복지국가의 변화를 면밀하게 분석하면서 향후 복지국가의 미래를 전망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필자가 학문적으로 큰 영향을 받았던 책이다.

이 책은 1995년 세계사회개발정상회의를 앞두고 만들어진 보고서인 「Welfare States in Transition-National Adaptations in Global Economies」를 저명한 정치사회학자인 G. Esping-Andersen 등이 편집해서 출판한 것이다. 이 책에서는 세계 경제가 침체기에 빠진 1980년대 이후 세계 각국을 북구, 서구, 동구, 북미, 남미, 동아시아와 오세아니아로 대별하고, 각 지역의 사회보장제도 변화과정 상의 특징과 결과들을 비교하고 있다. 

편집자들은 비교연구의 결과, 각 국가들에서 나타난 사회복지의 변화는 본질적인 것이라기보다는 지엽적인 것이고, 복지국가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정리하면서 복지국가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탈산업사회와 글로벌 경제에 대한 적응을 어떻게 할 것인가는 앞으로의 숙제로 남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30여 년 동안 황금기를 구가했던 복지국가의 미래를 전망하는 것은 쉽지 않다. 복지국가는 산업화된 국가에서 사회보장을 위한 한 세기에 걸친 투쟁의 정점이며, 전후 기간 동안의 가장 자랑할 만한 업적으로 간주될 수도 있다. 또한 복지국가는 산업화된 국가와 빈곤한 국가들의 열망을 위한 모형과 기준을 제시했었다. 그러나 1970년대 후반 이후 세계 자본주의 경제가 성장의 한계를 보이면서 시장의 실패 대신 ‘국가의 실패’가 주장되기 시작했다. 이후 민영화와 자유화, 시장경제를 주장하는 신자유주의의 영향에 의해 공공 지출과 사회복지의 축소가 지배적인 경향으로 나타났으며, 이로 인해 복지국가의 위기가 대두됐다. 영국의 대처리즘과 미국의 레이거노믹스가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이러한 신자유주의의 영향으로 경제는 어느 정도 성장했으나, 영국의 경험은 충격적이었다. 1990년대 중반 영국의 빈곤층은 전 인구의 1/4에 달하고 이 중 1/3이 아동빈곤으로, 대처가 집권했던 1979년에 비해 아동빈곤 비율이 3배로 증가했던 것이다. 미국도 이와 비슷한 경험을 보였다. 신자유주의가 지배한 20여 년 동안 경제는 성장했지만 빈곤과 소득불평 등은 증가했으며, ‘1국가 2국민’이라는 표현까지 사용될 정도로 불평등한 사회로 변화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빈곤과 불평등이 해소될 전망보다는 지속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점이다.

이러한 신자유주의적 경향은 다시 역전되는 듯이 보였다. 유럽의 주요 국가들에서 국가의 역할을 중요시하는 좌파 또는 중도좌파 정당들이 다시 집권했으며, 영국의 노동당과 토니 블레어가 주창한 ‘제3의 길’이 큰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이러한 노선도 1970년대까지의 전통적인 복지국가의 방향과 동일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복지국가는 계속 공격받고 있으며, 특히 복지국가의 지속가능성과 효용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인구의 고령화, 가족구조의 변화, 경제성장의 하락, 높은 실업률, 재정적자의 확대, 조세저항의 증가, 시장경쟁의 강화 등과 같은 요인들은 복지국가의 생존에 커다란 위협을 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복지국가는 효용성의 제고, 복지의 남용과 역효과를 제거하기 위한 개혁 등과 같은 과제도 해결해야 한다.

1997년 말 경제위기 이후 우리나라는 지속적으로 사회경제적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세계경제의 변동성이 증가하면서 경기침체로부터 탈출하지 못하고 있고, 고용률의 감소와 소득 양극화는 개선의 전망이 그리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특히 지난 15년 동안 국가에 의해 진행된 경제적 자유화, 탈규제, 민영화, 노동시장 유연화 등과 같은 신자유주의적 정책의 결과로 경제적 불황의 문제는 어느 정도 극복하는 성과를 나타내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경제적 효율성만을 강화한 일련의 정책으로 인해 실업과 소득 감소 그리고 이로 인한 사회의 양극화라는 사회적 문제를 동시에 유발하고 있다. 최근의 통계에 의하면 이미 중산층의 해체가 급격히 진행돼 우리 사회도 ‘1:99 사회’로 변모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Welfare States in Transition」는 현재의 상황에서 복지국가의 미래를 다시 한 번 반추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또한 우리나라의 사회복지정책 방향에 대한 고민 해결을 위한 타산지석의 교훈을 제시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를 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 최균(사회복지ㆍ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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