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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견문록] “네티즌이 미래다”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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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8.25  17: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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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동경에서 여권 연장 신청이나 기타 한국 관련 서류를 찾으시러 갈 때 한국 대사관이 아닌 영사관에서 이 업무를 처리하고 있으므로 영사관을 꼭 찾아가시길 바랍니다.” (저도 처음엔 대사관에 가서 아무것도 모르고 시간을 허비한 적이 있습니다)

사진 #1: 아자부주방(麻布十番) 지하 역사 사진
사진 설명: “한국 영사관은 동경메트로 남보쿠센(南北線) 아자부주방 역에 위치해 있습니다.”

사진 #2: 지하철 역사 안에서 찍은 2번 출구 안내 사진
사진 설명: “출구는 出口2번으로 나오시면 제일 가깝게 찾아갈 수 있습니다.”

사진 #3: 아자부주방 2번 출구, 외부에서 찍은 사진
사진 설명: “남보쿠센(南北線) 입구”

사진 #4: 아자부주방 2번 출구를 등지고 정면의 건널목을 찍은 사진
사진 설명: “내려서 이 신호등만 건너 직진하면 바로 한국 영사관에 도착합니다. 도보 약 5분 정도.”

사진 #5: 주차장 앞에 세워져 있는 한국어, 중국어, 영어 번역 광고판
사진 설명: “바로 한국어 관련 광고 간판이 보입니다.”

사진 #6: 한국 영사관 앞 사진
사진 설명: “이곳이 바로 한국 영사관입니다. 문이 닫혀 있는 듯 보이지만 옆에 보면 입구가 보입니다. 한국과 일본은 아직 묘한 감정이 남아 있기 때문에, 가끔 여기서 데모를 하는 일본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도쿄(東京) 체류 당시, 자동차를 빌려 가족들과 여행 다니기로 결심하면서 일본 운전 면허증이 필요하게 됐다. 다행히 한국 운전 면허증의 경우, 공증받기만 하면 일본 면허증을 쉽사리 발급받을 수 있었다. 이에 따라 공증 장소를 찾기 위해 나선 곳이 도쿄의 한국 대사관 영사부였다.
  
인터넷을 통해 알아보니 주소는 ‘미나토구(港區) 아자부주방 1-7-32.’ 하지만, 본격적인 길 찾기에 돌입하면서 ‘재팬 야후’가 제공하는 인터넷 지도를 머릿속에 넣기가 녹록지 않았다. 결국, ‘네이버’에 들어가 관련 검색어를 입력해 가며 여러 사이트를 돌아다닌 끝에 한 네티즌이 올린 정보를 접할 수 있었다. (참고로 웹사이트에 올린 네티즌은 대사관 영사부를 영사관으로 오인하고 있었음.)
  
당시, 필자가 접했던 블로그에는 지하철 역사 안에서 찍은 스냅 샷을 필두로 총 8장의 사진들이 영사부를 찾아가는 방문객들의 동선(動線)에 따라 순차적으로 제공돼 있었다. 더불어, 사진 밑의 부가 설명에는 상황을 한 번 더 다잡아 주는 안내 문구가 곁들어져 있었고. 도쿄에 체류하면서도 ‘네이버’를 통해 생활 정보를 얻어 가는 당시의 기분은 형용하기 힘든 묘한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그러고 보니, 한국 외무부에서 마련한 ‘영사부 길 찾기’ 정보는 ‘재팬 야후’의 지도 서비스를 링크로 걸어놨을 뿐이었다.
  
때문에, 한국 정부보다 자세하고 확실하게 길 찾기 정보를 알려준 어느 블로거의 친절은 ‘한국 네티즌들이 정말 대단하구나!’하는 감탄사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 네티즌들은 그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폐쇄성과 비사교성으로 우리의 정 반대편에 위치해 있다는 생각이다. 철저하게 자신을 감춰가며 남들과 교류하지 않는 인터넷 사용으로 사이버 세계에서조차 벽을 쌓고 조용히 살아가는 까닭에서다.
  
실제로 개인적인 사진은 물론, 웬만한 단상(斷想)과 조각 글조차 컴퓨터 화면에서 접하기 힘든 나라가 일본이다. 사람들 사이를 연결해 준다는 의미의 ‘인터넷’(internet)이 개개인의 독립적인 통신망을 뜻하는 ‘인트라넷’(intra-net)으로 불려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곳이라고나 할까? 이 같은 경향은 게임에서도 여실히 드러나 한국 청소년들이 실시간 다중 접속 게임에 매달리며 집단으로 움직이는 동안, 일본 젊은이들은 1인용 롤 플레잉 게임을 부팅하며 사이버 세상에서 홀로 돌아다닐 뿐이다. 한국인들에게 있어 ‘인터넷 속의 시민들’인 ‘네티즌’ 역시, 일본의 인터넷 ‘유자’들에겐 생경하기 그지없는 대상들이다. 참고로, ‘유자’란 ‘유저’(user)의 일본식 영어 발음. 한ㆍ일 양국의 인터넷 현주소를 이러한 ‘시민’과 ‘사용자’보다 더욱 극명하게 드러내는 단어가 또 있을까?
  
재미있는 사실은 인터넷 사용에 있어 한ㆍ일간의 대조적인 모습이 관(官)의 경우에는 완전히 뒤바뀌어 있다는 것. 일례로, 한국의 관공서가 최소한의 기본적인 정보만 제공하고 입을 씻는 데 반해, 일본의 공공 기관은 놀라울 정도로 방대하고 상세한 정보를 공개하는 게 보통이다. 이에 따라, 해당 웹사이트를 클릭하면 웬만한 궁금증은 곧바로 해결되기 마련이다. 관공서를 직접 방문해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곳곳에 배치된 입간판과 세심하게 걸려 있는 안내문은 시민들의 발품을 수월하게 덜어주는 촉매들이다. 반면, 우리 관공서는 웹사이트에서부터 현장에 이르기까지 부실한 안내와 배려 없는 행정으로 시민들을 골탕먹이기 일쑤고. 앞서,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한국 영사부를 찾아가도록 자세히 알려준 네티즌 역시, 그 같은 부실 행정의 희생양이었다.
  
하지만, 시선을 민간으로 돌릴 경우, 사정은 180도 달라진다. 한국의 네티즌들이 공공 서비스의 진공(眞空)과 사각지대를 서로 메워 나가며 관련 정보를 나누는 동안, 일본의 인터넷 유자들은 소리 없는 클릭과 무표정한 웹질로 인터넷을 돌아다닐 뿐이다. 그런 ‘야후 재팬’을 검색하며 필자가 느낀 단상은 ‘온기 없는 문서들의 집합체,’ 바로 그것이었다. 자연, 업글에 토를 달고 참견도 부족해 종국에서는 댓글자들끼리 설전을 벌이는 광경을 열도에선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그래서일까? 일본 게이오 대에서 박사 과정을 밟고 있던 필자의 한 후배는 “인터넷 사용자들의 정치 성향에 대해 알아보고 싶지만 일본 네티즌들의 정적인 특성상, 온라인 서베이를 진행하기 무척 힘들다”라는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문제는 한ㆍ일 간의 이 같은 민ㆍ관 차이가 급변하는 국제 환경 속에서 갈수록 한국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는 것. 상대적으로 발걸음이 느릴 수밖에 없는 관(官)에 비해 수만, 수십만 네티즌들이 가장 적합한 생존 지침을 한국 사회에 빠르게 제시해 주는 까닭에서다. 물론, 이면에는 밝은 빛만큼이나 어두운 그림자가 부작용으로 따라오는 것 또한 사실이다. 개인 정보 유출은 물론, 사생활 침해와 명예 훼손 등은 지금도 한국 네티즌들이 서로에게 주고받는 생채기들이다. 그럼에도 한국인들의 적극성과 역동성에 불을 지핀 마당의 멍석이 다름 아닌 ‘인터넷’과 ‘포털’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전 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치는 ‘야후’와 ‘구글’이 유독 한국에서만 기를 펴지 못하는 이유도 기실은, 시원찮은 관(官) 대신 자생력 하나로 반만년을 버텨온 민(民)의 생존 본능에서 왔다면 필자의 지나친 강변일까? 그런 의미에서 생산자와 소비자의 무한한 교류 속에 만화와 영화, 소설과 수필 등 여러 장르에서 제2, 제3의 한류 에너지를 끊임없이 창출해 내고 있는 “네티즌이 곧 한반도의 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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