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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클라마칸 사막은 살아있다」“살아서는 돌아오지 못하는 땅, 타클라마칸 사막은 위대한 문명도 낳았다”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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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1.27  21:0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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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내 소원 중 하나를 이뤘다. 중국 서쪽 변방인 신장위구르자치구 한가운데에 떠억 버티고 있는 타클라마칸사막을 일주한 것이다. 기차와 버스를 이용해 거의 열흘이 걸렸다. 거리로는 약 3천5백 킬로미터. 옛날에는 돈황 서쪽 국경 관문인 옥문관이나 양관을 나서면 바로 이 사막과 맞닥뜨렸다. 그렇다고 사막 한가운데로 여행할 수는 없으니까 만들어낸 길이 사막 주변에 있는 소규모 오아시스 왕국을 연결하는 길들이다. 이 길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천산북로와 천산남로(서역북로) 그리고 서역남로. ‘들어가면 살아나오지 못하는 곳’이란 뜻대로 이 사막 한가운데를 동서로 횡단하는 길은 없다. 남북으로 횡단하는 길은 룬타이와 민펑과 치에모를 연결하는 사막공로와 아리얼과 호탄을 연결하는 사막공로가 있다.

  천산북로는 옥문관에서 방향을 북쪽으로 틀어 하미(포류국)로 향하다가 북쪽 초원으로 발길을 돌려 치타이, 우루무치, 쿠에둔, 이닝(오손국)을 거쳐 카자흐스탄 알마티로 빠지는 길이다. 흔히 초원의 실크로드라 일컫는다. 칭기즈칸이 서방을 정벌할 때 주로 이용했던 길이다. 천산남로(서역북로)는 투루판(고창국/교하국)과 쿠얼러(위리국), 쿠처(구자국), 아커수를 거쳐 카슈가르(소륵국)에 이르는 길을 말한다.

  이 길은 천산과 파미르고원을 넘어 페르가나(지금의 키르기스스탄과 우즈베크 지방)로 향했던 사람들이 주로 이용했던 코스다. 서쪽으로 계속 가면 동로마제국(후에 비잔틴제국과 오스만제국)의 수도인 콘스탄티노플(이스탄불)과 소아시아(중동) 그리고 지중해에 이른다. 지금 필자가 4개월 동안 가고 있는 길이다.

  서역남로는 인도로 가는 사람들이 주로 이용했던 길로 양관에서 뤄치앙(약강국), 치에모(차말국/소완국), 민펑(니야국/정절국), 위텐(케리야), 호탄(우전국), 예청(카르길릭), 시체(야르칸트)를 거쳐 카슈가르에 이르는 길이다. 지금은 카슈가르에서 국경 고개인 쿤제랍고개를 넘어 파키스탄 이슬라바마드를 연결하는 카라코롬하이웨이가 인도로 가는 길을 연결한다. 전설의 불교 왕국 누란국이 사라지기 전(서기 5~6세기?)에는 돈황에서 누란왕국까지 똑바로 약 400킬로를 간 다음 남북으로 갈라져서 쿠얼러(서역북로)와 뤄치앙(서역남로)으로 향했다.  

  교통수단이 도보나 낙타 그리고 말밖에 없었던 옛날 사람들은 이 사막을 건너면서 엄청난 고난을 겪었다. 현장은 서기 7세기에 불경을 구하기 위해 인도로 가다가 이 사막을 건너면서 만난 흑풍(사막 폭풍)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기록을 남겼다.

  “이런 바람이 일어나면 사람이고 짐승이고 모두 정신을 잃고 망연자실해져서 완전히 무기력한 상태에 빠진다. 때로는 슬프고 애처로운 선율이나 가엾게 울부짖는 소리가 눈앞의 여러 광경과 소리들 사이로 들려온다. 사람들은 혼란에 빠져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게 된다. 이렇게 해서 수도 없이 많은 사람들이 여행 도중에 죽음을 당했다. 이것은 모두 악마와 요괴들의 짓이다.” (출처: 피터 홉커크, 실크로드의 악마들, 2007: 25-26페이지).     

  이처럼 타클라마칸사막은 요괴나 악마처럼 실크로드의 중간에 떠억 버티고 서있어서 중국과 서역의 양쪽 문화가 서로 교류하는데 큰 장애가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쪽의 문화는 서로 흘러 들어오고 나갔다. 그 사막을 중심으로 동서남북 언저리에 있었던 소규모 오아시스 왕국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양쪽의 문화는 이 왕국들을 거쳐 가면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았고 그 흔적을 남겼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불교문화다. 인도에서 발생한 불교가 간다라지방(지금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중북부 지역)과 서역남로와 서역북로를 따라 돈황과 장안(시안)까지 흘러들어온 것이다. 불교는 거기서 다시 한국과 일본으로 흘러갔다.  

  타클라마칸사막 동쪽에는 불교문화의 보물창고 돈황이 있고, 서쪽에는 국제 중계 무역도시 카쉬가르가 있고, 북서쪽에는 키질천불동으로 유명한 쿠처가 있고, 북동쪽에는 교하고성, 고창고성, 베제클릭천불동으로 유명한 투르판이 있다. 우리가 먹는 포도가 바로 이 투루판에서 왔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남쪽으로는 옥과 비단으로 유명한 호탄이 있고, 민펑 부근에는 니야왕국, 뤄치앙 부근에는 약강국과 미란국, 뤄부포호수 부근에는 ‘죽음의 모나리자’로 불리는 누란미녀가 발굴된 신비에 쌓인 누란왕국이 있었다. 누란미녀는 우루무치에 있는 신장위구르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데, 지금은 보관 실수로 얼굴색이 검게 변색되어서 미녀처럼 보이지 않았다. 위에서 언급한 유적이나 왕국들은 모두 불교문명을 그 기반으로 하고 있다. 오아시스를 기반으로 번성했던 이런 소규모 왕국들은 물길의 변경이나 한나라나 당나라 청나라 등 과거 중국 왕조의 침략을 받고 역사 속으로 사라져갔다.

  이번에 필자가 타클라마칸사막을 일주하면서 크게 놀란 건 사막 주변에 의외로 오아시스가 많다는 점이다. 푸른 나무나 풀이 자라고 하천이나 강에 물이 흐르는 오아시스에는 틀림없이 도시가 발달돼 있었다. 위에서 소개한 왕국들이 바로 그런 오아시스 도시들이다. 오아시스 도시라고 해서 젖과 꿀이 흐르는 그런 낙원은 아니었다. 주변의 사막과 황토 민둥산 그리고 시내의 맨 땅(주로 황토)에서 날리는 엄청난 먼지와 황사로 제대로 숨조차 쉴 수가 없었다. 항상 마스크를 쓰고 다니거나 아라비안나이트의 주인공처럼 하얀 두건을 얼굴에 칭칭 동여매고 다녀야 했다.

  실크로드의 주인공 타클라마칸사막이 만들어낸 또 다른 문명은 이슬람이라는 종교다. 고구려의 유민 장수로 당나라에서 활약했던 고선지 장군이 서기 751년 탈라스(지금 키르기스스탄 북서쪽 도시) 전투에서 압바스 왕조의 이슬람군에 패한 이후 중앙아시아와 중국 신장 지방은 급속하게 이슬람화 된다. 그 결과로 이 사막 주변 인구의 90% 이상이 무슬림이다.

  또한 이슬람화의 상처가 쿠처 키질천불동이나 투루판 베제클릭천불동에 처참하게 남아있다. 오히려 ‘실크로드의 악마들’인 스타인이나 르 코크, 프르제발스키, 오타니가 가져간 불상이나 불화보다 우상숭배를 거부했던 무슬림들이 파괴하거나 훼손한 것이 훨씬 더 많았다. 이런 행위는 최근에 아프가니스탄 바미얀석불을 탈레반들이 대포로 파괴한 야만성과 다름이 없다. 정말 용서할 수 없는 인류문명에 대한 죄악이 아닐 수 없다. 오늘도 타클라마칸사막은 실크로드의 한 가운데에 서서 이와 같은 우리 인간들의 야만적인 행동을 모두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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