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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여행에 어울리는 세 권의 책을 소개합니다”“정상에 오르는 사람은 강하고 빠른 사람이 아니라 자기 자신만의 속도로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다.”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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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1.27  21: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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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독서의 계절인 동시에 여행의 계절이기도 하다. 겨울로 접어드는 길목에서 자연은 마지막 자태를 뽐내며 주변의 아름다운 풍광을 눈에 담아두라고 채근질이다. 그런 겨울의 초입에서 여행 갈 시간과 여행할 여유가 없는 이들을 위해 독서를 통한 대리 여행을 소개한다는 의미에서 여행 양서(良書) 3권을 꼽아 봤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첫 번째는 세계적인 필명(筆名)을 드날리고 있는 영국 작가의 독특한 여행 책이다. 예를 들면, 여행과 관련해서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자신의 방 여행을 떠나 볼 것을 주문하는 식으로 말이다. 두 번째는 한국의 베스트셀러로 한반도의 젊은이들에게 해외 여행과 관련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한 서적이다. 우리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하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이름만 알려졌으며 그의 책 내용은 잘 알려지지 않은 한비야의 서적에 관한 이야기이다. 마지막은 본교 졸업생이 쓴 것으로 어쩌면 마지막 기회가 될지 모르는 배낭 신혼여행 이야기이다.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대학 생활 중의 배낭 여행을 실행에 옮기지 못한 젊은이가 마지막 기회라는 심정으로 무난한 신혼 여행을 포기하고 건져 올린 기행문이다. 그럼, 이제부터 세 권의 책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소개하기로 하자.

「여행의 기술」(2004), 알랭 드 보통
‘알랭 드 보통’은 범인(凡人)이 아니다. 범죄자를 의미하는 범인(犯人)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을 일컫는 범인(凡人)이라는 뜻에서 결코 일반적인 사람이 아니라는 뜻이다. 스위스에서 태어났지만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공부한 후, 아예 국적을 영국으로 바꿨다. 그의 한국적인 이름(‘보통’)은 지극히 평범한데 그를 둘러싼 분위기는 외모부터 범상치가 않다. 그래서 그런지 그의 인상이 살짝 외계인을 닮았다면 필자의 지나친 선입견 탓일까? 물론, 그런 선입견은 좀처럼 설명하기 힘든 그의 필력(筆力)에 있다. 이름하여 「여행의 기술」. 영화 ‘싸움의 기술’에서처럼 여행에서도 기술이 있을까 싶지만 알랭 드 보통의 여행 책은 사색의 기술, 발상 전환의 기술로서의 여행을 소개한다는 점에서 색다르다. 주로 회화적 사색을 안고 여행을 떠나는 그는 현재를 밟아가며 과거를 드나드는 시간 여행꾼이다. 이를 테면, 프랑스 남부의 프로방스 지방을 방문해선 반 고흐의 싸이프러스나무 그림을 떠올리고, 그런 고흐에 대한 연민은 해당 지방 도서관을 방문케 해, 프로방스 지방에 머물렀다고 가정되는 고흐의 족적을 추적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단순히 먹거리, 마실거리, 볼거리, 탈거리를 마트의 상품 진열대처럼 나열하는 일반 여행 서적들과 달리 그의 여행 서적은 책을 덮은 후 한동안 깊은 여운을 안겨 준다. 과연 제대로 팔리기나 했을까? 자그마치 30여 개국에서 번역 출간돼 모두 베스트셀러로 등극했다. 이 순간엔 30만여 명의 팔로어들이 그와 대화를 나누고 있고.

「바람의 딸, 지구 걸어서 세 바퀴 반」(1998),한비야
지구별 여행기라고 스스로 일컫는 이 책은 간단히 말해 배낭 여행객들의 ‘바이블’이다. 고도 경제 성장기에 접어들기 시작한 1990년대, 한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해외 여행의 러시를 일궈낸 전설적인 책이기도 하다. 그것도 선진국이 아닌, 오지 여행 말이다. 아버지와 어렸을 때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안정적인 직장을 때려 치우고 세계 여행에 나선 한비야는 남들이 기피하는 아프리카 정글에서부터 아라비아의 사막을 거쳐 남미의 안데스 산맥에 이르기까지 지구촌 구석구석을 누빈다. 사실,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은 바로, 해외의 거대 통신사와 위성 TV를 통해 좀처럼 접할 수 없는 지구인들의 진면목을 가까이에서 정밀하게 들여볼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이야 수많은 케이블 TV에서 온갖 이름으로 지구촌의 여러 모습들을 생생하게 전달해 주고 있지만, 한비야의 이 책이 나오던 시절만 해도, 해외 여행은 곧 유럽 여행이요, 지구촌의 모습은 곧 선진국의 모습으로 인식되던 시절이 있었다.

  한국 신지식인 1호, 한국 젊은이들이 가장 닮고 싶어하는 롤 모델 1위, 한국 YWCA 선정 젊은 지도자상 등을 휩쓸며 MBC의 ‘무릎팍 도사’에도 출연한 바 있는 한비야는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이 다 기사화 될 만큼 한국 사회에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실제로, ‘네이버’에서 ‘무릎팍 도사’라는 키워드를 입력하면 쟁쟁한 출연자들을 제치고 제일 먼저 연관 검색어로 떠오르는 대상이기도 하다. 그런, 한비야와 관련해 수업 시간의 서평 대상으로 그녀의 책을 골랐더니 수강생 셋 중 한 명은 “잘난 체 하는 것 같아 밥맛이었다”는 선입견을 자신들의 글에서 고백한다. 하지만, 맨 마지막의 결론은? 읽는 순간, “짧은 소견으로 명저(名著)를 알아보지 못했다”하는 자성(自省)과 함께 지구별 오지 탐험에 대한 뜨거운 불길을 가슴 속에서 느꼈단다.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사정상 해외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한비야는 또 다른 친절을 베풀고 있다. 「바람의 딸, 우리땅에 서다」(2002)라는 책이 그것으로 남도에서부터 백두대간을 훑어 올라가는 그녀의 우리땅 체험기가 책에는 절절히 녹아있다. 그렇다면, 책을 통해 간접 여행을 떠날 수 있을 경우, 여러분들이 선택할 수 있는 올 가을 여행지는?

「신혼여행 배낭 메고 100일가?」(2013),신동민ㆍ박미영 공저
저자, 신동민은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언론 전공 99학번이다. 필자의 기사 작성 수업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더니 중앙일보 탐사 기사 공모전에서 덜컥 금상을 받았다. 평소에도 인터뷰 방법, 탐사 보도, 피쳐 기사 작성 등과 같은 수업들을 통해 기사 작성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잘 보여주던 그는 방학 기간 중에는 중앙 일간지의 인턴까지 하는 등 한때 화려한 대학 생활을 보냈다. 하지만, 졸업 후 구직 과정에서 영어 구사에 약점을 드러내며 번번히 취업 실패라는 고배를 들이킨다. 그런 그가 짧은 영어 실력에 한을 품고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났다가 하려는 영어 공부는 잊어버린 채 평생의 반려자를 만나게 된다. 결국, 장래를 약속한 뒤 한국에 돌아와서 마음을 다잡고 조그마한 언론사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하지만, 결혼식을 앞두고 자신의 신부와 처음 만났던 호주 시드니의 아름다운 풍광을 잊지 못해, 그녀와 다시 한번 신혼 여행으로 캥거루의 나라를 제대로 답사해보자는 발칙한 꿈을 꾸게 된다.

  혼수 마련을 위해 차곡차곡 모아온 자신들의 결혼 비용을 몽땅 배낭 여행에 들이붓고 기가 막혀 입도 다물지 못하는 양가 부모님들과 회사 관계자들을 뒤로 한 채, 용감하게 첫 여행지 호주로 발길을 향하는 이들의 신혼 여행기는 한마디로 엽기발랄 그 자체다. 호주를 떠나, 태국을 들렀다가 다시 백야의 고장, 스칸디나비아 반도를 거쳐 유럽과 아프리카를 횡단하는 종횡무진 배낭 여행은 한시라도 책에서 눈을 떼기 어렵게 한다.

  어떻게 알게 됐냐구? 올 여름 책이 나오자 필자에게 자신의 책을 전해주고 싶다는 연락을 저자에게 직접 받아서이다, 그렇다면 재미는? 무일푼으로 신접살림을 각오한 20대 열혈 청춘들의 이야기인 만큼 단숨에 읽어 내려갈 정도로 재미있다. 정독하고 읽을 내용은 아니기에 화장실에 갖다 놓고 하루에 몇 장씩 넘기다가 1주일도 못 돼 다 읽어버렸다. 352쪽에 달하는 분량이어서 그리 만만하지도 않은데. 언론사 출신답게 글도 좋고 직접 찍은 사진의 퀄리티도 수준급이다. 그렇다면 박미영이라는 저자는? 물론, 신동민 씨의 아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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