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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소통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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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4.05  13:2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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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으로 “소통하기”가 화두이다. 다양한 계층 간, 서로 다른 분야 간의 소통이 강조되고 있다. 이는 그만큼 다양한 갈등과 대립으로 점철된 우리 사회의 자화상을 반영하는 현상일 것이다. 그런데 대학에서 물리학을 가르치며 과학자란 호칭이 붙는 내게 소통이 절실하게 필요하게 느껴지는 또 하나의 지점은 바로 대중과 과학 사이에 있다. 

현대 기술문명에서 과학이 차지하는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20세기 전반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치르면서 과학과 기술의 절대적 중요성을 깨달은 나라들은 방대한 예산을 과학기술에 투자해 왔다. 그런데 현대 사회에서 과학이 점점 더 중요해질수록 과학이 대중과 괴리되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10년이 넘게 과학과 관련된 과목들을 필수로 배워 왔지만 정작 언론에 보도되는 과학기사를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점점 더 힘들어진다. 

이러한 현상의 근본 원인 중 하나는 아마도 현대의 과학이 다양한 분야로 매우 세분되고 전문화되어 왔기 때문일 것이다. 심지어 같은 분야에서 연구하는 과학자들도 동료가 수행하는 연구의 세부적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대중들이 과학에 등을 돌리게 한 또 하나의 주범은 바로 대학입시와 수능 점수가 짓누르는 주입식 교육 환경이다. 그 속에서 자연과 인간을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통찰할 수 있는 과학적 시야를 길러 주는 교육이 이루어지는 건 불가능할 것이다.  

과학과 대중의 분리 현상이 심해져 왔음에도 불구하고 과학이 대중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TV나 모바일 기기의 눈부신 진화는 과학 및 기술의 진보와 떼어서 이해할 수 없다. 일본 후쿠시마의 원전사태는 인류가 원자력 기술에 대해 가진 맹신에 대해 결정적인 경종을 울렸다.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건설한 유럽의 거대 가속기 LHC에서 발견된 힉스 입자(힉스 입자를 이론적으로 예측한 과학자들이 작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는 우주와 사물의 본질에 대한 인류의 시야를 확장하고 있다. 

현대 과학은 무엇보다도 우리가 이 우주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를 근본적으로 성찰할 수 있는 계기를 주고 있다고 생각된다. 1977년에 발사된 후 지금은 태양계를 갓 벗어나 항해하고 있는 탐사선 보이저 1호가 지구로부터 64억 킬로미터 떨어진 지점을 지날 때 지구를 향해 카메라를 돌린 적이 있다. 1990년 공개된 이 한 장의 사진 속에서 “창백한 푸른 점”으로 찍힌 지구의 모습은 그 당시 사람들에게 각자의 삶, 우리의 지구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그러한 성찰은 아마도 사진이 주는 메시지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가 가지는 원초적인 호기심에 맞닿아 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우리의 삶이 자리한 이 공간과  시간에서 나는 누구인지, 지구라는 외로운 섬을 둘러쌓고 있는 광활한 우주는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누구나 이런 근원적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져 본 시간들이 있었을 것이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필요한 지혜를 얻기 위해 우리는 교육과 독서를 통해 많은 것들을 배운다. 생각하는 힘을 기르고 인류가 거쳐 왔던 지난한 역사를 알며 그  속에서 쌓아 올린 문화, 언어, 철학 등 인문학적 소양을 배우는 것은 인생을 지혜롭게 헤쳐나가기 위해 필요한 소중한 자산임이 분명하다. 

그리고 현대 과학이 거둔 놀라운 성취는 과학 역시 이 자산의 한 부분이 되어야 함을 역설하고 있다. 각자의 연구실에서 전문적인 분야로 한 우물만 파는 과학자들이 대중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해야 할 필요성이 여기에 있다. 

얼마 전 발표된 “한림교양필독서” 100선에는 과학 분야의 도서 20 권이 포함되었다. 과학의 대중화를 고민하는 학자들이 펴낸 명저들이다. 아울러 그 동안 과학의 대중화에 힘써 온 세 명의 과학자가 올 봄 한림대학교를 방문한다. 

[신의 입자를 찾아서]의 저자 이종필 박사 (4월9일, “신의 입자가 뭐길래”), [과학콘서트]의 저자 정재승 교수(5월13일, “선택의 순간, 뇌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나?”),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에 대한 강연을 들려줄 이명현 박사(5월29일, “코스모스: 세상에 대한 태도를 바꾼 책”) 등 세 명의 과학자가 한림의 교정에서 펼칠 과학의 향연에 한림인들을 초청한다.

/고재현(전자물리ㆍ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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