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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 대학 서열화, 도가 지나치다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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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5.19  10:0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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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118, 651~700.

이 숫자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는가? 지난해 언론사에서 실시한 대학 평가에서 우리 대학이 받은 순위다. (중앙일보 대학평가, 조선일보-QS 아시아 대학평가, 조선일보-QS 세계대학평가 순) 언제부턴가 대학은 전국 대학 1위, 잘 가르치는 대학 11처럼 숫자로, 순위로 평가받거나 불리게 됐다. 언론사 대학 평가는 1994년 중앙일보를 시작으로 2009년 조선일보, 2010년에는 경향신문이, 2013년에는 동아일보가 합류했다. 중앙일보는 지난해 자사 대학평가 20주년을 맞아 전국 4년제 백 개 대학을 대상으로 한 대학평가를 연일 보도했다.

그러나 언론사의 대학 평가가 얼마나 객관적이고 신뢰할 만한가? 조선일보(QS-아시아대학평가, 세계대학평가)와 중앙일보의 대학 평가를 살펴보면 학계평가 잣대는 조선일보가 각각 40%와 30%, 중앙일보는 300점 만점을 기준으로 60점(26%)을 할당한다. 이렇듯 한 지표 안에서도 적용되는 점수 기준도 다른데다, 대부분의 주요 일간지들이 대학 평가에 손을 뻗치고 있어 대학들의 혼란은 가중된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중앙일보 대학평가에서 성균관대가 대부분의 지표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것에 대해 “중앙일보와 성균관대가 같은 삼성 재단 산하에 있어 대학 평가에서 성균관대를 좋게 평가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사고 있다. 또 학생들 사이에서는 “대학 본부에서 해당 일간지에 광고를 내면 그 년도 대학 평가 순위가 올라간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미 언론사 대학 평가는 대학생들 사이에서 신뢰받지 못할뿐더러, 대학의 서열화만 조장할 뿐이다. 언론에서는 “정부가 대학의 획일화를 부추기고 있다”며 취업률로 대학을 재단하는 평가를 그만둘 것과 대학 구조조정에 대한 비판을 기사와 사설로 쏟아내지만, 정작 대학의 서열화를 조장하는 것은 매년 대학 평가를 실시하는 언론이다. 이에 지난해 한국영어영문학회(회장 김기호, 고려대) 국제학술대회 자유 세션에서 중앙대 고부응 교수는 “언론사 대학순위 평가가 대학의 몰락을 불러온다”고 비판했다. 정부기관이 실시하는 대학평가는 교수의 연구, 교육자로서의 자질과 대학교육 이수자인 졸업생에게 기대하는 일정 수준 이상의 지적 능력을 대학 외부가 판단할 근거를 확보하기 위해 필요하지만, 대학 순위 평가는 학생과 학부모 등 대학교육 수요자에게는 미래를 위한 투자 상품 안내서로, 평가기관인 언론사에게는 이윤을 확보하게 하는 기업 상품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한겨레, 2013년 11월 17일자)

그런데 대학들은 언론사 대학 평가가 나오면 결과를 가지고 대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세운다. 대학이 자신을 가장 잘 아는 게 아니라, 남이 평가해 준 결과를 보고 미래를 그리는 것이다. 또 언론사들이 실시하는 대학 평가를 보면 취업률이나 기업 평가가 주를 이루는데, 이러면 대학 교육은 기업이 원하는 사원을 길러내는 방향으로만 나갈 수밖에 없다. 이렇듯 대학 서열화를 부추기는 언론사 대학 평가가 매년 정해진 달에 ‘기념일’ 마냥 아무렇지 않게 실시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만한 것은, 마치 ‘대학 평가 불감증’에 걸린 것처럼 대학 구성원들이 매년 실시되는 대학 평가에 아무 의문을 품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집단에 사람이 100명이면 그에 따른 성격도 100가지이듯, 대학도 마찬가지다. 전국에만 있는 대학이 4백 여 개가 넘는데 어떻게 똑같은 지표로 대학을 평가하는 게 옳을 수 있는가. 언론사는 대학 평가 방식을 더 다양하고 전문성 있게 개선해야 한다. 또 대학 구성원들은 결과에 흔들리지 않고, 각자 맡은 바 임무를 충실해야 한다. 대학 구성원들이 제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해 준다면 외부 평가에 절대 흔들리지 않는 대학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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