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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한 기증 문화 자리잡기를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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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5.26  12: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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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과 22일 양일간 우리 대학 학생복지관 앞에서 조혈모세포 기증 캠페인이 열렸다. 우리나라에서 올해 20년째를 맞은 조혈모세포 기증 사업은 지금까지 누적 기증자만 25만여 명이다. 조혈모세포란 혈액을 만드는 어머니 세포라는 뜻으로,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을 만들어내는 줄기세포이며 골수와 말초혈, 제대혈에서 얻을 수 있다. 백혈병이나 혈액암 환자에게 항암제나 방사선으로 병든 세포를 소멸시킨 후 조직적합성 항원이 일치하는 기증자의 조혈모세포를 이식받으면 완치될 수 있는데, 일치 가능성은 부모와는 5%이내, 형제자매 간에는 25%나 된다. 비혈연과의 확률은 수천, 수만 명 분의 일에 불과하다.

작은 희망에도 불구하고 첫날에만 120명이 실낱같은 기적을 기다리는 환자들을 위해 팔을 걷었다. 기증자 중엔 우리 대학 학생뿐만 아니라 일반 춘천시민도 있었다. 기증자를 돕기 위한 봉사자들도 마음이 동해 기증에 동참했다. 아픈 주삿바늘을 참고 기증하는 학생들의 표정은 마냥 아파보이지만은 않았다. ‘이게 뭔데? 뭐에 좋은 건데?’ 하면서도 봉사자의 설명을 들으면 곧바로 신청서를 작성했다. 처음엔 낯선 부스가 뭔지 몰라 지나치는 학생들도 있었지만, 적극적인 봉사자들의 홍보로 나중엔 부스가 기증자들로 북적였다. 피를 뽑는 걸 무서워하면서도 선뜻 팔을 걷어준 학생들, ‘세포 기증하러 왔는데요.’라며 꼼꼼히 설명을 듣고 피를 내준 춘천시민의 모습은 마치 생명을 나누러 온 천사 같았다. 조혈모세포 기증 현장은 훈훈했다.

이렇듯 작은 사랑들이 모여 이뤄질 수 없는 희망 같아도 지금까지 조혈모세포 기증으로 병을 완치한 기적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희망은 더 큰 희망을 키우는 듯, 연간 기증자 수는 2011년 21만여 명, 2012년 24만여 명, 2013년 25만여 명으로 점점 증가 중에 있다. 또한  2000년도부터 지금까지 기증자 수는 단 한 차례도 하향 곡선을 그린 적이 없다.(가톨릭조혈모세포은행 기준)

최소한 10만 명 이상의 골수 데이터가 필요해 기증자가 턱없이 부족했던 2000년대 초반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기증 문화는 눈에 띄게 발전했다. 조혈모세포 기증으로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돌아온 환자와 기증자의 미담(美談)은 가끔 언론에 소개돼 우리에게 ‘아직 사회가 이만큼 살만 하구나’를 느끼게 한다.

2000년대 초반 기증자가 많지 않았던 이유는 기증문화 미 정착도 있겠지만, 골수 기증에 대한 편견도 한 몫으로 작용했다. 머리나 허리뼈에서 골수를 추출하는 방법만 알고 있거나, 기증 자체가 위험한 수술로 여기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은 실정이다. 그러나 골수는 골반뼈 추출이나 요즘엔 헌혈과 비슷한 방식으로 채취하는 방식이 있다. 입원도 3, 4일이면 완료되고 부작용도 적다.

이렇듯 조혈모세포 기증에 대한 불신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기관이나 조혈모세포 은행에서는 사람들의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 이러다 어느 순간 언론에 ‘기증자가 조혈모세포 기증 때문에 불치병에 걸렸다’는 보도만 나오면 미기증자들은 ‘그래, 내가 그럴 줄 알았어. 안 하길 잘했지.’라며 안도하고, 기증자들은 ‘나도 불치병에 걸리면 어떡하지’하면서 동요한다. 그것을 기점으로 기증자 수는 하향 곡선을 그리게 될 것이다. 조혈모세포 은행은 만에 하나라도 이런 사태에 대비한 인식 개선을 최우선으로 해야 할 것을 명심해야 한다.

사회에는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힘든 사람들이 많다. 언젠가는 조직이 맞아 기증을 받을 수 있다는 완치의 희망 속에 살고 있다. 물론 기증은 남의 강요나 설득으로 이뤄져선 안 된다. 온전히 자신의 마음에서 우러나와 선뜻 자신의 것을 내놓을 수 있는 게 진정한 기증인 만큼 우리 대학 학생들이 진정 마음에서 우러나온 성숙한 기증을 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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