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학술
가슴 아픈 역사를 누가 잊으려 하는가Student Research ⑫ 일본군 종군 위안부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4.12.03  18:19:16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해방 이후에도 고국으로 돌아올 수 없었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소리굽쇠’가 지난 10월에 개봉했다. ‘소리굽쇠’는 배우와 전 스탭의 재능기부로 만들어진 극영화다. 이 영화는 위안부 할머니의 트라우마를 생생하게 재현하고 그들의 아픔을 기억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영화 내용은 이렇다. 방직공장에 취직시켜준다는 거짓말에 속아 중국으로 끌려간 소녀 ‘귀임(이옥희)’.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해방이 됐지만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귀임’은 모두의 기억 속에서 잊혀 조선족 할머니가 되었다. 이후 한국과 중국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조선족이라는 칭호가 그녀의 정체성마저 잃어버리게 만든다. 영화가 개봉하고 나서 몇몇 네티즌들은 ‘애국심에 볼 영화가 아니다. 사람이기 때문에 보는 것이다’ 또는 ‘보고 자신에게 묻자. 그리고 기억하자. 위안부 피해자의 고통이 어땠는지를’이라며, 그들의 아픔과 과거를 되돌아보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1910년 국권피탈로 대한제국이 멸망한 이후부터 1945년 8·15광복에 이르기까지. 일본의 식민통치시기를 우리는 일제 강점(强占)기라 부른다. 과거에 우리는 많은 것을 잃었다. 일본은 여러 통치제도를 만들어 조선을 압박했는데 먼저 조선어를 금지시키며 우리의 말을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또한 육군지원병제도를 채택하여 많은 한국청년을 전쟁터로 내보냈고 1939년에는 창씨개명제도를 실시해 한국인의 성명까지도 일본식으로 고치도록 강요받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일본은 많은 한국인을 강제 징용해 탄광으로 끌고 갔다. 이들은 고된 핍박과 노역 끝에 죽음을 맞이하기도 했다. 게다가 일본은 조선어학회 ·진단학회 등을 해산시킴으로서 민족문화의 말살을 꾀하였다.

무엇보다 일제강점기 시대의 아픔은 위안부 피해자라 할 수 있다. 이들은 일본이 패망하기까지 강제로 전선으로 끌려가 일본 군인들의 성노예로 인권을 유린당했다. 일본은 한국을 넘어 중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네덜란드 등 여러 나라 여성들을 강제로 위안부에 동원했다. 위안부 피해자들은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모욕을 받았고 경악을 금치 못 할 고통을 당했다. 이들의 인생은 금수만도 못했다. 

시간이 흘러 일본이 패망하자 위안부들은 철저하게 버려졌다. 일본군이 패주하면서 적들의 폭격 등으로 많은 위안부 피해자들이 사망하기도 했는데 일본군이 퇴각하면서 이들을 한데 모아 죽이는 일까지 자행되었다. 가까스로 살아남은 피해자들은 연합군 포로수용소에 수용되었다가 귀국했고 개별적으로 힘겹게 돌아오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위안부 피해자들은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한 경우도 많았다. 이들은 한국으로 돌아오는 방법을 몰랐거나 알았어도 포기하고 이국에 잔류했다. 또한 스스로 목숨을 끊는 끔찍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살아남은 피해 여성들의 삶도 마냥 행복한 것만은 아니었다. 오히려 또 다른 힘겨움의 연속이었다. 가족 앞에서도 떳떳이 나서기 어려웠던 이들은 남들을 피해 숨어 지내는 고통을 겪어야 했다. 대부분 극심한 가난에 시달렸으며 정상적인 가정생활을 영위하지 못했다. 오래 전부터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해 각국의 피해자들과 민간단체 및 정부, UN을 비롯한 국제기구가 일본에 진상규명과 정당한 배상을 요구하고 있으나 일본 정부는 아직까지 이를 거부하고 있다. 

지난 29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1150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일한친선교협력단 소속 일본인 목사 15명이 참석했다. 일본인 목사들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전하는 사과 편지를 길원옥·김복동 할머니 앞에서 읽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시민 300여명의 이목도 이내 집중 되었다. 오야마 레지(87) 선교협력단 회장은 “저희 일본인들은 여러분의 소중한 인생을 엉망진창이 되게 했다”며 “한 사람의 귀중한 인생을 엉망진창이 되게 했다는 것은 결코 돌이킬 수 없는 것으로, 아무리 사죄해도 결코 원래대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하며 선조의 잘못을 인정했다. 이어 “그러나 이 죄를 저희는 방치해둘 수 없고 진심으로 사죄하는 마음이다”라며 “아무쪼록 용서해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레지 회장은 편지를 읽은 뒤 손바닥만 한 크기의 파란색 상자를 김 할머니에게 전달했다. 상자 안에는 종이로 접은 학이 담겨있었다. 이어 일본인 목사들의 사과를 받은 할머니들의 표정이 조금은 밝아보였고 눈가는 촉촉해졌다. 어찌 보면 위안부 피해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진심어린 사과였을지도 모른다. 

근래 바람이 차다. 위안부 피해자들의 위로와 격려는 찬바람 속에 꽃피우는 파랑새이다. 그들은 따스하고 솔직한 한마디에 굳게 닫혀있던 마음을 열었다. 우리는 그들의 아픔을 기억해야하고 다가가야만 한다. 과거는 우울했다. 이제부터 시작될 찬바람이 계절의 바뀜을 알릴 것인데, 과거를 끌어안고 오열하는 그들의 외침에 좀 더 귀를 기울여 보는 건 어떤지. 일본대사관 앞에 펼쳐지는 진실의 장은 끝나지 않았다. ‘소리굽쇠’의 역할은 한 인생에 진심으로 전해진다. ‘소리굽쇠’가 이야기하고 있는 할머니들의 과거, 그리고 여전히 끝나지 않은 우리들의 이야기. 이 메시지는 잔잔한 울림을 남긴다.

/ 이원희(언론ㆍ4년)

한림학보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인기기사
1
[보도] 학우들 마음속 ‘그림’으로 남은 대동제
2
[보도] 대동제, 이색 프로그램ㆍ부스로 열기 후끈!
3
[보도] 모두가 즐긴 축제, 쓰레기 처리 등 빈틈도
4
[보도] 개교 40주년, “이젠 자신감으로 100년의 도약을”
5
[보도] 함께 뛰며 하나되는 ‘한림 어울림 한마당’
6
[보도] 군 공백기 최소화, 이러닝 학점 취득
7
[보도] 학생·교직원·주민 한마음 산행 “개교 40주년 축하해요”
8
[보도] 다채로운 체험이 있는 박물관으로 오세요~
9
[보도] 빅데이터 시대, 데이터 분석 무상교육부터 자격취득까지
10
[시사] 곳곳에서 ‘히잡시위’, 이란 이슬람 정권 변화 생기나
신문사소개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24252 강원도 춘천시 한림대학길 1 캠퍼스라이프센터 9-308호 한림학보사
제보 및 문의 : news@hallym.ac.kr / 033-248-287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지혜수(간사)
Copyright © 2005 한림학보. All rights reserved. news@hallym.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