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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파vs케이블’, 판정승 거둔 케이블 드라마케이블 드라마의 브라운관 ‘대세론’
문지연 기자  |  mjy05@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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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2.03  22:2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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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A씨는 요즘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미생’에 푹 빠져 있다. A씨는 졸업준비, 취업준비로 바쁜 4학년이지만 미생의 본방을 사수하고 있다. 드라마 속 현실감 있는 소재와 내용은 직장인부터 A씨 같은 취업준비생의 공감까지 불러내고 있다.

윤태호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미생에서는 현대 사회 속 직장인들의 애환과 전쟁터 같은 하루하루를 사실감 있게 그려낸다. 모든 직장인들을 위한 송가가 되고자 자처한 미생은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미생의 선전과 동시에 공교롭게도 공중파 드라마의 약세가 이어지면서 케이블 드라마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최근 공중파의 평일을 책임지고 있는 드라마들이 시청률 가뭄에 시달리면서 공중파의 위기는 더욱 부각되고 있다. 최고의 인기를 누린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를 리메이크 한다는 소식으로 방영 전부터 관심을 모은 KBS의 ‘내일도 칸타빌레’의 경우가 그렇다. 가장 최근 방송 된 내일도 칸타빌레의 8회 시청률은 고작 5.7%에 불과하다.(11월 4일 기준, 닐슨코리아 제공) 하반기 최고작으로 손꼽았던 시청자들의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시청률이다. ‘SF힐링로맨스’라는 색다른 장르를 내걸었던 KBS의 ‘아이언맨’ 역시 4.3%의 수치로 시청률 하위를 달리고 있다.(10월 30일 기준, 닐슨코리아 제공)

가수 겸 연기자 비와 걸그룹 에프엑스의 멤버 크리스탈이 주연을 맡는다는 소식에 관심을 받았던 SBS의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도 시청률 5.6%에 불과한 모습을 보였다.(10월 30일 기준, 닐슨코리아 제공) 수요일, 목요일 밤 10시라는 황금 시간대 방송의 이점을 고려한다면 한없이 낮은 시청률이다.

반면 케이블 드라마들은 상한가를 치고 있다. 특히 ‘tvN’은 지난해 방송했던 ‘응답하라 1994’(응사)를 시작으로 현재의 미생까지 ‘연속히트’를 치고 있다. 아직까지 회자되고 있는 드라마 응사는 10.4%에 육박하는 마지막 회 시청률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2013년 12월 28일 기준, 닐슨코리아 제공) 현재 케이블 채널 OCN에서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나쁜녀석들’도 미생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같이 공중파 드라마의 하락세와 케이블 드라마의 상승세가 동시에 나타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예나 지금이나 안방극장에서 빠지면 섭섭할 필수 요소 중 하나는 바로 주인공들 간의 사랑이야기다. 하지만 흔히 ‘막장’이라 불리는 공중파 드라마 속 진부한 사랑은 이제 시청자들의 관심 밖에 놓여졌다. 가난한 여주인공의 ‘신데렐라 형’로맨스나 ‘알고 보니 남매’라는 파격적인 설정의 로맨스, 혹은 진부한 삼각관계는 누구나 예상 가능하다. 방영중인 내일도 칸타빌레가 회심의 삼각관계 카드를 꺼내 들었고, SBS의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가 설레는 러브스토리를 내세웠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요즘 인기리에 방영되는 케이블 드라마에는 이런 뻔한 사랑이야기가 없다. 전형적인 오피스드라마인 미생의 경우 흔히 ‘실장님과 인턴의 로맨스’를 예상해 볼 수 있지만, 정작 미생에는 연애와 막장이 빠져있다. 나쁜녀석들의 경우에도 공권력의 무능과 한계, 그리고 이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이야기의 기제로 삼을 뿐 시답잖은 로맨스는 찾아 볼 수 없다. 오히려 케이블 드라마는 러브라인의 빈자리를 다른 것으로 채운다. 원작이 존재하는 미생과 나쁜녀석들처럼 웹툰, 소설 등을 리메이크하는 시도가 늘어났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원작의 내용을 최대한 살려 제작한다는 점이다. 또한 연기파 배우들의 캐스팅으로 드라마의 질을 높인다. 공중파 드라마의 경우 시청률과 해외시장 수출여부에 신경을 쏟기 때문에 정통 연기자들이 아닌 아이돌 가수나 연기력이 입증 되지 않은 꽃미남 배우들을 캐스팅한다.

공중파와 케이블의 이런 차이는 케이블 드라마 미생으로 또 한 번 비교 가능하다. 대중들은 완성도 높은 드라마 미생이 상대적으로 시청자들의 수요가 많은 공중파에서 제작되지 않은 점을 의아해했다. 더군다나 미생의 연출자인 김원석 감독은 공중파에서 ‘대왕세종’과 ‘신데렐라 언니’, ‘성균관 스캔들’ 등의 드라마 연출을 맡아 히트 시켰던 경력이 있어 미생의 케이블 방영을 더욱 궁금하게 했다.

지난달 6일에 열린 미생의 제작발표회 ‘미생의 밤’에서 원작자인 윤태호 작가가 이에 대한 이유를 밝혔다. 그가 밝힌 공중파에서 미생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러브라인’이다. 제작발표회에서 윤 작가는 “러브라인이 나오면 이야기 변질의 우려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러브라인 보다는 뉘앙스 정도만 있는 드라마로 갔으면 어떨까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공중파에서 오신 분들은 그런 부분에 대해 포기를 못하시더라”며 제작사 선택의 비하인드를 밝혔다. 이런 과정에서 연출을 맡은 김원석 감독은 “전형적인 러브라인은 없다”는 선언으로 윤 작가의 마음을 열었다.

달라도 너무 다른 공중파와 케이블의 대결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틀에 박힌 전형적인 내용의 드라마를 떠나 부족한 점을 보완해야할 공중파 드라마의 반격과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친 떠오르는 강자 케이블 드라마의 대결이 기대해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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