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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사망한 해에 만든 상큼 발랄한 행진곡심훈 교수의 ‘클래식이 영화를 만날 때’ 22. 터키행진곡 (K. 331)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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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2.03  23: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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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트루먼 쇼’에서도
주제 음악으로 끊임없이 등장해

전세계가 라이브 쇼로
트루먼의 일상을 지켜보는 가운데

매일 트루먼의
출근길 배경 음악으로 연주돼
복선을 암시


모짜르트가 22세 되던 해, 그의 어머니가 사망한다. 사실, 모짜르트의 역사에서 아버지는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반면, 그의 어머니에 대한 기록은 별로 없다. 아버지의 경우는 그가 어렸을 때부터 일찍 모짜르트의 비범함을 알고 그의 천재성을 전 유럽에 알리기 위해 아들의 자그마한 손을 잡고, 이탈리아와 독일,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벨기에, 스위스, 체코슬로바키아 등을 오가며 유람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모짜르트 아버지의 모짜르트에 대한 영향력은 절대적이어서 모짜르트는 이로부터 벗어나고자 아버지가 허락하지 않았던 결혼까지 감행하며 아버지와 의절하다시피 한다. 

어찌됐건 어머니가 사망한 그 해, 모짜르트는 또 하나의 명곡을 내 놓는다. 이름하여 터키 행진곡, 알라 투르카(Alla Turca)가 그것이다. 피아노 소나타 11번(K.331)인 터키 행진곡은 당시, 유럽에서 음악 소재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터키를 소재한 것이었다. 결국, 그 가운데 3악장은 지금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가장 널리 사랑 받는 곡으로 자리잡았다. 개인적으로는 살롱에서부터 쇼핑센터는 물론, 백화점에 이르기까지 밝고 경쾌한 소비 장소에서 가장 많이 들리는 곡의 1번주자가 바로 터키행진곡이라는 생각이다.

1998년에 인기리에 상영돼 흥행몰이에서도 큰 성공을 거두었던 작품, ‘트루먼 쇼’에서는 그런 모짜르트의 터키 행진곡이 주제가로 끊임없이 울려 퍼진다. 영화의 줄거리를 간단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트루먼 버뱅크(짐 캐리 분)는 평범한 샐러리맨이다. 그는 미국 동부의 어느 소도시에서 보험회사 직원으로 근무하며 메릴(로라 리니 분)이란 아름다운 금발 여인과 결혼해 외관상으로는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그에게는 아픈 기억이 있었으니 다름 아닌 아빠의 익사 사고. 어린 시절, 요트를 타고 바다에 나가 내키지 않아 하는 아빠에게 조금 더 놀자고 채근했다가 갑작스런 기상 악화로 아빠가 요트에서 떨어져 나가며 실종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당시의 사고로 바다에서 겪은 악몽은 이후 트루먼의 트라우마로 남는다. 

매일 매일의 일상이 똑같이 되풀이되는 가운데 어느 날, 자신을 둘러싼 것들이 이상하게 전개된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한 그는 마침내 자신이 하루 24시간 생방송 되는 트루먼 쇼의 주인공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의 부인과 사망한 줄 알았던 아빠 모두 방송사에서의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이들이었으며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를 비롯해 주변의 모든 이들이 24시간 생방송을 위해 캐스팅된 배우들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영화, ‘트루먼 쇼’는 항상 밝고 명랑한 그의 개성에 맞춰 트루먼이 출근길에 나설 때 터키 행진곡을 틀어 놓는다. 영화의 시작 부분에서부터 울려 퍼지기 시작한 터키 행진곡은 영화 중간을 거쳐 극의 마지막에 이를 때까지 반복된다. 마치 거역할 수 없는 인생의 비극 속에서도 늘 밝고 명랑하고자 했던 모짜르트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처럼······. 그런 면에서 볼 때, 피터 위어 감독은 터키 행진곡을 통해 자신의 불운에도 불구하고 밝고 긍정적으로 자신의 운명에 맞서는 트루먼을 음악으로 표현하고 있다. 

모짜르트가 20대에 남긴 또 다른 걸작으로 ‘피가로의 결혼’을 꼽아볼 수 있다. 그의 나이 29세에 완성된 피가로의 결혼은 3막에 나오는 ‘편지의 이중창’이 유명하며 이 곡은 ‘저녁 바람이 부드럽게’라는 별칭도 지니고 있다. 피가로의 결혼은 수잔나에게 초야권(初夜權)을 행사하려는 알마바바 백작을 골려주기 위해 백작 부인이 수잔나에게 가짜 연애편지를 받아쓰게 하는 것으로, 수잔나는 어릿광대 피가로의 애인. 중세 유럽에서 귀족들의 횡포를 조롱하며 그들의 위선을 해학적으로 그려낸 피가로의 결혼은 기실, 흥행에서도 대성공을 거두며 모짜르트의 천재성을 유감없이 드러낸 수작(秀作)이다. 참고로, 초야권이란 중세 유럽에서 실존했던 제도로 귀족이 자신의 영지 안에서 결혼을 하는 남성 평민의 여성 배우자와 첫날밤을 보내는 권리를 말한다. 그런 피가로의 결혼은 또한 명작, ‘쇼생크 탈출’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장면에 ‘편지의 이중창’을 등장시키며 관객들을 환상적인 오페라의 세계로 안내하는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 낸다.

영화의 줄거리는 이렇다. 앤디 듀프레인(팀 로빈스)은 자신의 아내와 그녀의 정부를 살해했다는 죄로 흉악범들만 수용하는 쇼생크 교도소에 갇힌다. 촉망 받는 은행 간부였던 그는 우범자들만 우글대는 쇼생크에서 온갖 모멸과 치욕을 견디며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텨나간다. 그러던 중, 앤디는 간수의 세금을 면제받게 해준 덕분에 일약 교도소의 비공식적인 회계사로 일하는 행운을 거머쥐게 된다. 간수들과 소장의 세금을 면제받게 해 주고 재정 상담까지 해 주며 지루한 나날들을 보내던 그는 소장실에서 일하던 어느 날 LP판 한 장을 발견한다. 다름 아닌 ‘피가로의 결혼.’ LP판을 든 앤디는 잠깐의 망설임 끝에 피가로의 결혼 가운데 ‘편지의 이중창’을 튼다. 그러다가 자신을 감시하는 간수가 화장실에 간 사이, 화장실 문을 바깥에서 잠그고 난 후, 온 교소도에 ‘편지의 이중창’을 틀기 시작한다. 수백 명의 죄수들과 간수들이 어리둥절해 하는 가운데 마치 하늘에서 울려 퍼지는 듯한 아름다운 오페라 이중창이 들리고, 주인공의 가장 친한 친구인 레드(모건 프리먼)은 “무슨 노래인지는 몰랐다. 이탈리아 아가씨들이 부르는 노래는 마치 하늘에서 들려오는 천상의 노래 같았다. 그 순간 쇼생크의 모든 죄수들은 자신들이 죄수라는 사실을 잊고 완벽한 자유를 누렸다”고 회상한다. 

그럼, 다음 시간에는 모짜르트의 또 다른 오페라 ‘마술피리’와 함께, 죽은 자를 위한 미사곡을 의미하는 레퀴엠으로 ‘눈물의 나날이여’(라크리모사)에 대해 소개해 보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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