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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정신(精神)부터 신체(身體)까지 접수하다만연하는 ‘증후군’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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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2.03  23:4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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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후군의 대부분은 정신 상태와 직결

사회 부적응과 현실 불만족 등 스트레스가 원인

SBS 수목드라마 ‘피노키오’의 여주인공 최인하(박신혜)는 피노키오 증후군이다. 거짓말을 하면 자율신경계의 이상이 생겨 딸꾹질을 한다. 이러한 증세는 43명 중 1명꼴로 나타나며 선천적인 증후군이라 치료가 불가능하다. 거짓말을 하면 딸꾹질을 하는데 사소한 거짓말에서 큰 거짓말 까지 딸국질의 지속정도에도 차이가 있다. 때문에 피노키오 증후군은 왕따를 당하기 쉽고 취직과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피노키오 증후군은 실제로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 제작진들이 만들어낸 가상의 증후군이지만 실제 있는 것이라고 착각했더라도 이상할 것이 없다. 주변에서 똑같은 거짓말을 해도 티가 나거나 아예 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종종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현 사회에서 증후군은 더 이상 낯선 의학용어로만 분류되지 않는다. 현대는 파랑새증후군, 피터팬 증후군,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 리플리 증후군, 살리에리 증후군, 번아웃 증후군, 신데렐라 증후군, 코르샤코프 증후군 등 각종 증후군이 넘쳐나는 세상이다. 이제 OOO증후군은 예능소재로도 이용될 만큼 익숙해졌다.


파랑새 증후군
파랑새 증후군(Bluebird syndrome)은 벨기에의 극작가이자 시인ㆍ수필가인 마테를링크의 동화 ‘파랑새’ 주인공에게서 유래했다. 미래의 행복을 꿈꾸기만 할 뿐 현재에는 관심이 없는 상태를 일컫는다. 주로 부모님의 과잉보호를 받고 자라 정신적인 성장이 느린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증세다.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흘러가고 있는 현대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만족하지 못하는 현대인들을 지칭하는 말로도 쓰인다. 부모의 그늘 안에서 살아가는 ‘캥거루족’과 ‘마마보이’, 자신의 인생을 뒤바꿔 줄 누군가가 올 것이라는 망상을 놓지 못하는 ‘신데렐라 콤플렉스’와 같은 맥락을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사회대 A양은 “동기들 중에 외동이나 막내 티가 나는 친구들이 있다”며 “도서관에서 책도 스스로 찾지 못하고 매번 지인에게 부탁하는 모습이 바로 이 증상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파랑새 증후군은 욕구불만이나 현실과의 갈등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주원인으로, 정신적인 고통에서 끝나지 않고 신체에까지 영향을 끼친다. 지난 6월 취업포털 사이트 ‘사람인’이 직장인 95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이상인 60.7%가 현실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파랑새 증후군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터팬 증후군
피터팬은 꿈나라인 ‘공상의 섬’에서 모험하는 영원한 소년이다. 1970년대 후반부터 미국에서 어른들의 사회에 끼어들지 못하는 ‘어른아이’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행동을 책임질 수 있는 나이가 되었지만 스스로 해결하는 능력이 부족해 책임 있는 행동을 싫어하고 언제나 불안해하는 증상을 보인다. 또한 자존감과 주체성이 낮아 타인에게 의지하려고 하는 심리가 강하다. 이는 노동이나 납세 등의 의무가 없는 청소년기에 머무르려고 하는 ‘모라토리엄 인간’과 일치한다. 이후 자신의 완벽함을 필요이상으로 추구하는 나르시시즘으로 이어져 현실적으로 달성할 수 없게 될 경우 스스로에게 싫증을 내는 증상을 보인다. 결국 이러한 피터팬들은 자기만의 세계로 숨는 ‘히키코모리’로 전락한다. 피터팬 증후군(Peter Pan syndrome)은 중소기업의 지위유지현상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이승철 부회장은 10월에 열린 기자단 추계세미나에서 “현재 상장 가능한 중견기업은 8백 개가 넘지만 지난해 상장한 회사는 단 4곳에 불과하다”며 “이는 중견기업에서 피터팬 증후군이 나타난 것으로 중소기업들이 정부의 각종 지원을 누리면서 규제를 덜 받기 위해 지위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번아웃 증후군
‘번아웃’이란 로켓의 연료소진이나 신체 또는 정신이 극도의 피로에 달한 것을 의미하는 용어다. 어떤 일에 지나치게 집중하다가 한계지점을 초과하면 갑자기 모두 불타버린 연료와 같이 무기력해지는 것이다. 직장생활에서는 업무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일이 진행되지 않을 때 느끼는 스트레스라고 적용된다.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은 현대 사회의 탈진증후군이나 연소증후군을 뜻하는 신조어인 동시에 일과 삶에 보람을 느끼며 일하던 사람이 삶의 원동력을 잃고 돌연 슬럼프에 빠지게 되는 현상이다. 지난 6월 MBC 다큐 스페셜에서 오늘도 피로한 당신, 번 아웃이라는 제목으로 이 증후군을 다뤘는데, 한국 사회의 일중독과 긴밀하게 관련돼 있음을 보여줬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한국의 하루 평균 근무시간은 10시간 30분에 이른다. 이는 OECD 국가 18국 중 최고인 반면 수면시간은 평균 7시간 49분으로 최저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않고 일에만 몰두하는 한국 사회에서 이러한 결과는 어쩌면 당연하다. 한편 번아웃 증후군에 걸릴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직업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간호사로 나타났다. 이미 대한민국 간호사 70% 이상이 번아웃 증후군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살리에리 증후군
살리에리 증후군(Salieri syndrome)은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모차르트에게 열등감을 느끼는 살리에리라는 인물에서 유래됐다. 살리에리는 모차르트의 천부적인 재능에 대한 열등감으로 일생을 모차르트에 대한 질투심으로 살아간다. 결국 살리에리는 2인자로써의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모차르트를 독살하기에 이른다. 이 영화가 등장한 이후 살리에리처럼 극단적인 열등감에 빠진 2인자의 심리를 가진 사람을 이르는 용어로 쓰이게 됐다. 때문에 2인자 증후군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주변의 자신과 비슷하거나 같은 직종에 근무하는 사람들에게서 발생하는 확률이 높다. 상대와 자신을 비교하며 자존감이 낮아지게 돼 결국 자신이 그들을 앞설 힘이 없고 1인자의 조력자로 밖에 활약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살리에리 증후군은 1등만 알아주는 한국 사회의 분위기가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광현(컴퓨터공학ㆍ4년) 씨는 “비슷한 직종에 나보다 잘난 사람이 있으면 열등감을 느끼지만 ‘저 사람은 저런 면이 있어서 나보다 잘하는 구나, 그 사람은 그래서 그런 거구나’ 인정하는 편”이라며 “인정하고 그 사람들에게 하나씩 배워나가면서 나를 발전시키면 열등감도 사라지고 나 자신도 더 노력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증후군’ 정신질환이 증가한 현대사회, 그 원인은?

현대사회에 이르면서 다양한 종류의 증후군들이 등장하게 됐다. 온라인에서는 감정과 행동에 관련된 간단한 테스트를 통해 각 증후군을 판별할 수 있는 자료들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증후군들 중 대부분은 자신의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는 현대 매커니즘의 폐해에 의해 발생된 것들이다. 현대사회의 매커니즘은 모더니즘으로 설명할 수 있다. 모더니즘은 종교나 외적인 힘보다 인간의 이성에 대한 믿음을 강조했던 시기에 발생한 극단적인 개인주의와 도시문명이라는 폐해를 반영해 나타난 인간성 상실에 대해 기반을 둔 이론이다. 

현대인은 빠르게 변해가는 사회에 적응을 하지 못해 자립심을 상실한 사람들은 현실을 도피하고 이상세계만을 추구하는 ‘파랑새 증후군’, ‘피터팬 증후군’ 환자가 됐다. 1등만 알아주는 사회는 나머지 사람들에게 열등감을 키워 ‘살리에리 증후군’을 등장시켰다. 더불어 사회 속의 개인은 원하는 것을 현실에서 이룰 수 없다는 문제에 직면하자 열등감과 피해의식에 시달리다가 거짓말을 일삼으며 이를 진실로 믿고 행동하게 된다는 리플리 증후군에 빠졌다. 또한 OECD국가 중 가장 많은 근무시간을 기록한 한국인은 피로를 해소하지 못한 채 살아가며 스트레스로 인한 무기력으로 ‘번아웃 증후군’을 앓고 있다. 더불어 얼굴은 웃고 있지만 내면으로는 절망감에 가득 차 우울증을 앓고 있는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도 등장하게 됐다. 정신학 전문가들은 각종 증후군에 빠진 현대인들에게 개인이 가진 불안감의 원인을 찾으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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