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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에서 아프리카의 자연을 감미롭고 감동적으로 표현해심훈 교수의 ‘클래식이 영화를 만날 때’ 24. 모짜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K. 622)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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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3.02  14:5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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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에서 주인공 데니스(로버트 레드포드)와 카렌(메릴 스트립)이 비행기를 타며 강가에 접근하자, 수만, 수십만 마리는 되어 보임직한 새들이 일제히 비상하고 있다.
   
 모짜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을 듣다가 평온한 낮잠에 빠져든 데니스. 하지만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는 안타까운 결말을 보여주며 관객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밝다,’ ‘깨끗하다’라는 뜻의 라틴어인 ‘클라리온’에서 파생된 클라리넷은 말 그대로 밝고 깨끗한 음색을 지닌 관악기다. 관현악에서 오보에 주자가 결석했을 때 기준음을 부는 클라리넷은 또한 리드가 없는 플루트나 겹리드의 오보에, 바순과 달리 리드가 하나뿐인 홑리드 악기이다. 겹리드의 경우, 리드들이 서로 간섭 현상을 일으키기에 낮은 소리를 안정적으로 내는데 반해, 홑리드인 클라리넷은 진동이 자유로워 음량에 있어서는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는 피아니시모의 구현도 가능하며 음역대에 있어서는 두 옥타브 정도까지 쉽게 오르내린다. 하지만 입에 무는 마우스피스에 다시 리드를 끼우고 불어야 하기에 많은 폐활량을 필요로 하는 남성적인 악기로 평가받기도 한다. 반면, 리드가 없어 누구든지 불기만 하면 소리를 낼 수 있는 플루트는 높고 고운 소리의 여성적인 악기이고. 그런 면에서 볼 때, 클라리넷을 불다 머리가 터지는 줄 알았다는 초보자들의 이야기는 인터넷에서 쉽사리 접할 수 있는 경험담에 속한다. 

1700년대 초부터 본격적으로 개량되기 시작했지만 클라리넷이 1700년대 말부터 관현악의 중요한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지게 된 데에는 모짜르트의 공이 절대적이었다.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진 가운데 재정적으로 항상 어려웠던 모짜르트는 그의 천재적인 능력과 상관없이 외롭고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다. 하지만 그의 곁을 끝까지 지킨 이가 있었으니 바로 안톤 쉬타들러라는 클라리넷 주자였다. 물심양면으로 모짜르트를 도우며 그의 안위를 챙겼던 쉬타들러는 모짜르트에게 자신을 위한 작곡을 의뢰했고, 쉬타들러의 보살핌에 고마움을 감출 길 없던 모짜르트는 자신의 죽음을 두 달 앞둔 가운데, 지상 최고의 클라리넷 협주곡을 선물로 증정한다. 

클라리넷이라는 악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음악
모짜르트의 천재성이 유감없이
발휘된 최고의 관악 협주곡
전세계 모든 클라리넷
연습생들의 로망곡이기도 해


지난 1985년에 개봉돼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에서는 드넓은 아프리카의 대지 위에 신의 음악인 양, 하늘에서 들려오는 듯한 배경 음악으로 모짜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을 등장시키고 있다. 영화의 줄거리를 간단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덴마크 출신의 카렌은 막대한 재산을 가진 독신녀이다. 그녀는 친구인 브릭센 남작과 깊이 생각해 보지도 않은 채 아프리카 생활을 꿈꾸며 결혼을 약속한다. 덴마크에서 도망치다시피 빠져 나와 케냐에서 조촐한 결혼식을 올린 그들은 커피 재배를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고, 카렌의 남편은 영국과 독일간의 전쟁에 나간다. 혼자 남은 카렌은 어느 날 초원에 나갔다가 사자의 공격을 받게 되고, 데니스란 남자의 도움을 받는다. 

미국인 데니스는 이야기 듣는 것을 무척 좋아하는 자유인이었다. 카렌이 이야기를 지어서 들려주면 데니스는 반드시 그에 대한 사례를 건냄으로써 둘 사이의 관계는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그런 가운데 데니스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모짜르트의 곡을 틈만 나면 틀어대며 카렌과 관객들을 모짜르트의 음악 세계로 안내한다. 영화에는 아프리카까지 가져온 축음기 위에 모짜르트의 LP판을 올려 놓은 채 야생의 자연에서 신이 내린 듯한 음악을 즐기는 데니스의 모습을 종종 내보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데니스가 쌍엽 비행기를 몰고 카렌 앞에 나타난다. 자유인답게 몇 달간 훌쩍 사라졌던 그는 커피 농장 위를 비행기로 지나가며 카렌에게 자신이 돌아왔음을 알린다. 영화의 백미는 데니스의 귀환을 진심으로 반기는 카렌이 쌍엽 비행기를 타고 데니스와 함께 하늘에서 신의 눈으로 바라본 아프리카의 야생. 사슴떼가 땅 위에서 무리 지어 이동하고 이름 모를 새떼들이 어마어마한 규모로 강가에서 비상하는 가운데 카렌과 데니스는 비행기 조종석의 앞뒤에서 서로 손을 내밀어 잡는다.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는 아프리카 대륙이 보여주는 광활함과 함께 원시 대륙에서 뿜어져 나오는 원초적인 야성미를 모짜르트의 음악으로 잘 버무림으로써 검은 대륙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시원하게 날려 버렸다는 것이 필자의 B급 견해다. 그런 까닭에 ‘아웃 오브 아프리카’에서 얻은 강렬한 인상은 필자로 하여금 반드시 다녀와야 할 여행 버킷 리스트에 아프리카를 올려놓게 하였다.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사랑 이야기에 덧붙여 당시로서는 최고의 헐리우드 배우였던 로버트 레드포드와 메릴 스트립이 주연으로 열연한 것도 ‘아웃 오브 아프리카’를 둘러싼 화제의 풍부함에 한몫 했다. 1930년에는 클라크 케이블과 비비안 리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1939), 1940년대에는 험프리 보가트와 잉그리드 버그만의 ‘카사블랑카’(1942), 1950년대에는 그레고리 펙과 오드리 헵번의 ‘로마의 휴일’(1953)이 있었다면 필자가 고등학교에 재학하던 시절인 1980년대 중반에는 로버트 레드포드와 메릴 스트립의 ‘아웃 오브 아프리카’가 젊은이들과 젊은 연인들의 마음을 쥐락펴락했다고나 할까?

어쨌거나 지금도 클라리넷을 불고 미래의 연주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절대 로망으로 자리잡은 곡이며 모짜르트가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우리들에게 선사한 곡이 바로 클라리넷 협주곡이다. 

그럼, 기말 고사 잘 치르고 기회가 있다면 내년 봄학기에 다시 만나기를 희망하며 이것으로써 올해의 ‘클래식이 영화를 만날 때’에 대한 마지막 인사를 드리는 바이다. 지난 1년간 애정 어린 관심으로 본 시리즈를 탐독해 준 독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다시 한번 감사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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